하수 속 미세 플라스틱에서 바이러스 증식

한지혁 / 기사승인 : 2022-07-08 07:2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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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세 플라스틱에서 바이러스가 안정적으로 증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DB)

 

[mdtoday=한지혁 기자] 미세 플라스틱에서 바이러스가 안정적으로 증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수 속 미세 플라스틱이 바이러스의 생존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연구 결과가 학술지 ‘환경 오염(Environmental Pollution)’에 실렸다.

미세 플라스틱은 크기가 5mm 미만인 플라스틱 입자로, 미생물이 증식하기에 적합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기존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과 동물의 병원균은 미세 플라스틱 위에서 생존 및 증식하며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갈 수 있다.

폐수처리장에서 하수 속 미세 플라스틱의 최대 99%가 제거되기는 하지만, 하수는 여전히 미세 플라스틱이 환경 내로 유입되는 주요 경로 중 하나로 남아있다.

때문에, 미세 플라스틱에 부착된 병원체가 전염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은 공중 보건 정책의 설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에, 연구진은 미세 플라스틱에서 증식하는 바이러스의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들은 ‘Phi6’과 ‘SA11’이라 불리는 두 종류의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Phi6은 박테리아를 잡아먹는 바이러스인 박테리오파지의 일종으로, 독감 바이러스와 유사하게 자신을 둘러싸는 지질 피막 구조를 지닌다. SA11의 경우 로타바이러스의 변종으로, 지질 피막을 갖지 않는다.

먼저, 연구진은 여과된 호숫물과 여과되지 않은 호숫물, 그리고 영양분이 주입된 물이 담긴 플라스크에 2mm 폴리에틸렌 미세 플라스틱 펠릿을 첨가한 뒤 1-2주 동안 방치했다.

미세 플라스틱 표면에 미생물이 증식했음을 의미하는 ‘생물막(biofilm)’은 세 개의 플라스크 모두에서 관찰됐지만, 영양분이 첨가된 물이 담긴 플라스크에서 특히 빠르게 형성됐다.

이후 연구진은 생물막이 형성된 미세 플라스틱 펠릿을 100mL의 호숫물과 1mL의 Phi6, 혹은 SA11이 포함된 플라스크에 첨가했다.

생물막 위에서 증식하는 바이러스의 입자 수를 측정하기 위해, 그들은 미세 플라스틱을 첨가한 시점으로부터 각각 3시간, 24시간, 48시간이 지난 뒤 1mL의 샘플을 추출하여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Phi6와 SA11 모두 미세 플라스틱의 표면에서 증식한 것이 관찰됐다. 바이러스의 안정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했지만, 생물막은 바이러스의 불활성화 빈도를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SA11의 경우 Phi6 바이러스보다 안정적인 증식 양상을 보였다. 이는 지질 피막을 갖지 않는 바이러스와 생물막을 구성하는 박테리아 간의 상호작용이 바이러스의 전염성과 증식 능력의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생물막이 바이러스가 미세 플라스틱에 더욱 밀접하게 결합하도록 돕는 접착제 역할을 함과 동시에, 항생제나 건조와 같은 불리한 요인들로부터 바이러스를 보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연구의 결과를 설명했다.

 

 

메디컬투데이 한지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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