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폐기물 처리 지침 시행 1년 지났지만 폐기 건수 '0건'

이재혁 / 기사승인 : 2022-10-03 17:5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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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으로 스며든 방사성 결함제품 11만5000여개 달해
▲ 보관중인 방사성 폐기물 중 다수가 ▲외부에 직접 노출되어 있거나 ▲사람이 쉽게 접근 가능하고, 호우 등에 직접 영향을 받았거나 ▲일반인 거주 구역(아파트) 내에 보관되는 등 허술하게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이정문 의원실 제공)

 

 

[mdtoday=이재혁 기자] 천연 방사성 폐기물 처리지침을 만들어 시행한 지 1년이 지났지만 그동안 방사성 결함제품 폐기 건수는 단 1건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은 원안위ㆍ환경부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방사선 피폭 기준을 초과해 적발된 결함 가공제품은 22건, 11만 5598개(약 570t) 였으나 폐기된 건수는 0건이라고 3일 밝혔다.

적발된 결함 가공제품 대부분은 매트리스, 마스크, 베개, 온수매트 등 실생활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생활용품이며 천안, 이천, 수원 등 전국 각지 업체에서 개별 보관 중이다. 검출된 방사성 핵종인 토륨(Th)은 화학적 독성을 지니고 있어 장기간 노출되면 암에 걸릴 확률이 증가할 수 있다.

원안위는 ‘생활방사선법’제16조에 따라 방사선 피폭 안전기준(연간 1mSv)를 초과한 결함 가공제품에 대해 보완ㆍ교환 수거 및 폐기 등의 조치명령을 할 수 있다. 그리고 환경부는 ‘폐기물 관리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결함 가공제품을 지정폐기물로써 '천연방사성 폐기물'로 정의하고 처리 지침을 만들어 지난해 9월 8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문제는 천연 방사성 폐기물(결함 가공제품) 소관 부처인 환경부ㆍ원안위가 폐기 관련 절차를 서로의 책임으로 미루고 있는 가운데, 방사성 폐기물 폐기가 차일피일 미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예외규정까지 적용하면서 방사성 폐기물 보관기관을 최대 1년까지 연장해주었고(일반 지정폐기물 폐기기한 60일), 1년이 지난 9월 9일부로 보관기관이 종료되었음에도, 과징금ㆍ대집행 등을 통한 즉각 폐기 조치가 아니라 9월말 까지 추가적인 조치 계획을 받기로 하면서 올 연말까지도 방사성 폐기물이 실제로 폐기될 수 있을지 미지수인 상황이다.

원안위는 결함 가공제품으로 분류된 방사성 폐기물에 대해 “현재 개별업체에서 차폐 등이 가능한 별도의 장소(창고, 컨테이너 등)에 보관중이며, 취급자 이외의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관리(경계라인 및 접근금지 표지 설치)하고 있다”며 “수거된 결함 가공제품의 안전성 관리 차원에서 보관상태 및 방사선량률 등 건전성을 현장점검 및 유선점검을 통해 주기적으로 확인 하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실제로 보관중인 방사성 폐기물 중 다수가 ▲외부에 직접 노출돼 있거나 ▲사람이 쉽게 접근 가능하고, 호우 등에 직접 영향을 받았거나 ▲일반인 거주 구역(아파트) 내에 보관되는 등 허술하게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원안위는 폐기물 보관 업체 28개 중 점검을 실시한 25개 업체 모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고, 그나마 3개 업체는 현장 점검 없이 유선으로만 확인했다. 업체가 보관량 전량을 무단폐기 하거나, 폐업하고 잠적하여 수량 자체를 파악 하지 못한 경우도 3건이나 됐다.

업체들의 보관 상태가 불량한 것은 원안위의 점검 의지 부족도 있지만, 솜방망이 벌칙 규정도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생활방사선법’제15조를 위반하여 안전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가공제품을 제조한 경우, 과태료 500만원 부과가 전부다. 그마저도 과태료 부과한 28건 중 업체 잠적이나 폐업으로 과태료를 납부하지 않는 경우가 8건이나 되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라돈 침대 사건 이후 4년이 넘게 흘렀고,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 할 수 있는 지침이 만들어진지 1년이 지났음에도, 관련 부처들의 무관심과 떠넘기기로 인해 아직 단 한 건의 방사성 폐기물을 폐기하지 못했다. 본 의원의 지역구인 천안에는 여전히 7만여개가 넘는 매트리스가 방치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경부는 더 이상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면죄부를 그만 주고, 원안위도 방사성 폐기물이 하루 빨리 안전하게 폐기될 수 있도록 업체들과 함께 구체적인 폐기 방안을 수립하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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