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서 방충망 뜯고 투신해 사망한 환자…병원 측 과실 일부 인정

김미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11-12 07: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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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양병원 환자가 방충망을 뜯고 투신해 사망한 사건에 대해 병원 측의 과실이 일부 인정됐다. (사진=DB)

 

[mdtoday=김미경 기자] 요양병원 환자가 방충망을 뜯고 투신해 사망한 사건에 대해 병원 측의 과실이 일부 인정됐다. 병원 측이 환자 보호·관리 의무를 다하지 못한 점이 사고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은 최근 유가족이 B요양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병원 측 과실을 일부 인정해, 유가족에게 2649만9998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사망한 환자 A씨는 2022년 1월 만성폐쇄성 폐질환과 우울증, 불면증 등으로 입원한 지 엿새 만에 병실 창문을 통해 투신했다.

조사 결과, 그는 병실에 비치된 가위를 사용해 방충망을 훼손한 뒤 너비 67cm, 높이 51cm의 창문을 통해 뛰어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유가족은 병원이 환자의 관리와 관찰을 소홀히 했고, 시설물이 부실해 A씨가 사망했다며 약 1억3500만원 규모의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아울러 원장과 담당 의료진 2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했으나, 검찰은 지난해 9월 이들 3명을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했다.

유가족은 A씨가 입원 전부터 우울·불안·섬망 증세를 호소했고, 의료진도 이를 알고있었음에도 환자 상태를 수시로 관찰하지 않고, 사건 당일 35분간 방치해 관찰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병실 창문 안전 점검 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고, 반입 금지 물품인 가위가 병실에 비치되는 등 과실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의료법 시행규칙상 자살 위험성이 존재하는 환자가 입원한 병실은 창문에 투신을 방지하고자 설비를 갖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병원 측은 “요양병원은 폐쇄 병원이 아니므로 쇠창살 등은 설치할 수 없고, 시설은 관련 법령 기준을 충족했다”며 “환자의 투신 가능성을 예견하기 어려웠다”고 항변했다.

재판부는 “요양병원에 정신병원 수준의 안전장치를 요구할 수는 없으며, 창문 구조상 특별한 하자는 없었다”며 “방호시설 미설치는 과실로 볼 수 없다”고 병원 측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그러나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제대로 관찰하지 않고 위험 요인을 방치한 점에 대해서는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우울증 등으로 불안정한 상태의 환자 병실에 다른 환자가 반입한 가위를 방치했고, 이를 이용해 환자가 방충망을 훼손해 투신했다”며 “병실 창가에 빈 침대를 둬 창문 접근이 쉬웠던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입원 환자가 신변을 비관하고 폭력적인 행동을 보였는데도 의료진이 35분간 상태를 확인하지 않은 채 방치했다”고 했다.

이에 재판부는 이러한 과실이 사고에 일부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병원 측이 유가족에게 위자료를 포함한 손해배상금 2649만9998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미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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