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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급실 뺑뺑이를 방지하기 위해 응급실 이송·전원 체계 개편을 담은 응급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대한응급의학회가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놨다. (사진=DB) |
[mdtoday=김미경 기자] 응급실 뺑뺑이를 방지하기 위해 응급실 이송·전원 체계 개편을 담은 응급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대한응급의학회가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놨다.
해당 법안이 실제 현장의 인력·시설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진료 책임만 강화해 오히려 중증응급환자 치료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응급의학회는 성명서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문제가 된 이번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것으로, 응급환자의 ‘최종 치료’ 개념을 명확히 하고 응급실이 환자 수용을 거부할 수 있는 사유를 보건복지부령으로 규정하게 했다.
또한 119가 전화로 수용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삭제하고, 수용이 어렵다면 중앙응급의료상황센터에 미리 고지하도록 하는 ‘수용 불가 사전고지 제도’를 신설했다.
해당 법안은 의료 현장에서는 흔히 ‘응급실 뺑뺑이법’이라고 불리고 있으며, 법안 공개 직후 응급의학과 의료진을 중심으로 우려가 쏟아졌다.
15일 기준 국회 입법예고 게시판에는 ‘반대합니다’라는 의견만 8600여건이 달렸으며, 응급의학회도 성명서를 내고 법안의 핵심 조항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학회는 “지방뿐 아니라 수도권조차 중증 응급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응급의료기관의 수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수용 능력 확인의 현행 법률 조항을 삭제하고 119구급대원 또는 119구급상황관리센터를 통해 직권 선정한다면, 그 몇 안되는 응급의료기관 문 앞에서 119구급차들이 줄지어 대기하는 새로운 기현상이 발생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119구급대가 응급의료기관 문 앞에서 대기하다가 심지어 재이송까지 담당하는 동안, 정작 관내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어떻게 대응하겠냐”며 “관외에서 출동해야 하는 119구급대마저도 이미 응급의료기관 문 앞에서 대기하다 재이송에 나가 있어 출동할 119구급대마저 부족한 ‘구급 공백’의 아찔한 현실을 마주하게 될 것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학회는 우리나라의 부족한 응급 의료 인력과 시설, 장비, 119구급대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응급환자에게 최선의 응급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사전 수용 능력을 확인하는 것이지 의료인이나 응급의료기관, 119구급대의 편의를 위해 수용 능력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용 능력의 확인 조항을 유지하면서 국민이 우려하는 ‘응급실 뺑뺑이’ 방지를 위한 보완 조항 즉, 해당 지역에서 응급의료기관들이 모두 수용이 어려운 pre-KTAS 1·2등급 중증 응급환자의 경우에 119구급상황관리센터뿐 아니라 중증 응급의료센터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 응급의료기관의 진료 능력, 이송 거리를 고려한 우선 수용 권고, 해당 사례 형사적 면책 제공 등을 통한 해결이 더 현실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안 부칙에 담긴 2인 1조 근무, 질환군별 전문의 당직제 도입 등도 강하게 비판했다.
응급실 전문의 2인 1조 근무나 최종 치료 질환군별 전문의 당직 제도는 3년의 유예 기간을 부칙으로 두고 있지만, 2025년 현재까지 학회가 배출한 작고, 휴직, 개원, 군의관 복무 회원들 모두를 포함한 2805명의 응급의학과 전문의 전체가 응급의료기관에 근무한다고 해도 맞출 수 없는 법정 인력 기준이며, 환자 진료량에 따라 전문의 2인 이상 근무가 필요할 수 있는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에는 오히려 걸림돌과 불필요한 규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부족한 응급실 전담 전문의 수의 법정 인력 기준을 맞추기 위해 필수 의료 타 임상과 전문의가 응급실 당직에 투입된다면 외래, 수술, 마취, 입원과 같은 필수 의료에 또 다른 공백이 발생할 게 충분히 예상될 뿐이며, 최종 치료 질환군별로 전문의가 당직 근무를 할 정도의 필수 의료 전문의들 역시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이송·전원을 단순 ‘이관 절차’로 보는 듯한 법안 구조에 대해서도 지적이 이어졌다.
학회는 ‘이송이란 응급환자에게 적절한 응급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응급환자가 발생한 장소에서 의료기관으로 옮기는 행위를 말한다’, ‘전원이란 응급환자에게 보다 적절한 응급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한 의료기관에서 다른 의료기관으로 이관하는 행위를 말한다’라는 개정안의 정의는 응급의학적으로 부족한 정의이며,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응급환자의 발생 현장에서부터 응급 의료 종사자가 시작하는 환자 평가, 응급처치, 이송 병원 선정, 구급차는 구급 헬기를 통한 이송, 이송 중 환자 감시와 응급처치, 환자 인계와 이송 과정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에 의한 직접의료지도와 전반적인 질 관리, 평가 등의 간접의료지도 전체를 포함하는 응급의료 체계에서 중요한 구성요소인 ‘이송’을 단순히 응급환자가 발생한 장소에서 의료기관으로 옮기는 행위라고 정의한다면 우리나라 응급 의료 체계의 질 저하와 후퇴는 명약관화하다는 설명이다.
전원 역시 “환자 안전을 위해 의사의 전원 결정, 병원 간 또는 현행 중앙응급의료센터를 통한 사전 연락, 구급차나 구급 헬기를 통한 이송, 이송 중 환자 감시와 처치, 수용 병원 인계 등의 복잡한 의학적 판단을 동반한 응급진료의 중요한 과정이지 단순히 행정적 이관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률로서 어떻게 ‘최종 치료’를 단편적으로 정의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시행규칙이나 고시로 정할 수 있겠냐”며 “의학적 지식과 임상 경험, 세계적 의학적 지침과 의사의 판단 등 폭넓은 재량으로 응급환자마다 개별적으로 최종 치료가 선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응급처치 및 의료행위에 대한 형의 감면이라는 내용을 담은 제63조에 대해서는 적극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회는 끝으로 “의정 사태가 끝난 현시점에서, 정치권이나 정부 당국뿐 아니라 의료계 역시 응급 의료 분야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냉정히 분석하고 반성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개선 노력에 적극 협력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미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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