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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술 후 통증을 호소한 고령 환자에게 진통제를 투여한 뒤, 의사의 직접 진료 없이 간호사 관찰만으로 경과를 지켜본 대학병원이 결국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됐다. (사진=DB) |
[mdtoday=김미경 기자] 수술 후 통증을 호소한 고령 환자에게 진통제를 투여한 뒤, 의사의 직접 진료 없이 간호사 관찰만으로 경과를 지켜본 대학병원이 결국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됐다.
만 73세였던 A씨는 지난 2017년 9월, B대학병원에서 척추 수술을 받은 다음 날 통증을 호소했다. 이에 의료진은 마약성 진통제 쎄레원(200mg)과 뉴론틴(100mg), 울트라셋 ER Semi, 듀로제식패치 등을 투여했고, 이후 발열 증상이 생기자 해열 진통제 파세타를 2시간 간격으로 두 차례 추가 투입했다.
그러나 A씨는 약 1시간 20분 후 호흡 저하와 심정지를 일으켰고, 결국 무산소증 뇌 손상으로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대법원 상고심이 진행 중이던 2021년 5월 사망했다.
A씨 측은 B병원이 고령 환자에게 과도한 진통제를 투여한 데다, 이후 나타난 이상 증세에 대해 의료진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보호자가 간호사실을 일곱 차례 찾아 이상 증세를 호소했음에도 의사가 환자 상태를 확인하거나 약제 투입 상황, 활력 징후 등을 주의해 관찰하지 않았다는 것이 주요 쟁점이었다.
실제로 간호기록지에는 세 차례에 걸쳐 환자가 지남력이 없다거나 처짐 및 발열 증상을 보였다는 내용이 기재됐다.
B병원 측은 간호사들이 환자를 꾸준히 관찰했고, 투약량도 통증 조절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수준이라고 항변했으나, 1심과 2심 모두 의료진의 진료상 과실을 인정했다. 다만 설명의무 위반은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당시 만 73세의 고령 환자였던 A씨는 마약성 진통제로 의식 저하나 호흡 억제가 충분히 일어날 수 있었다”며 “A씨가 이상 증세를 호소하다 심정지를 일으킬 때까지 의사가 환자 상태를 확인하거나 약제 투입 상황, 활력 징후를 주의해 관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간호사가 환자를 관찰했다’는 병원의 항변에 대해서는 “간호사도 의료인이지만, 의사의 지도에 시행하는 진료 보조 업무를 하므로 의료를 임무로 하는 의사와 같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시 환자는 뇌 손상 가능성이 있어 신경학적 검진 등 신체 진찰을 위해 의사 대면 진료가 필요했다”며 “병원 측 주장대로 진통제를 통증 조절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용량을 투여했지만, 환자가 고령으로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의사 대면 진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병원 측과 A씨 측 모두 앞선 1심과 2심에 불복해 상소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병원 의료진은 환자에게 마약성 진통제 등을 투여하고 대면 검진하거나 활력 징후 등을 주의해 관찰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며 “이 같은 과실과 환자의 무산소증 뇌 손상 간 인과관계도 인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료진이 환자에게 진통제 부작용에 대한 설명의무를 다했고, 의료진이 투여한 진통제가 과다 용량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환자가 고령으로 기저질환이 있던 점 등도 고려해 손해 배상 책임을 50%로 제한하는 것이 옳다고 봤다.
이에 대법원은 병원 측에 위자료 2000만원을 포함해 배상금 3458만6670만원과 지연 이자를 지급하도록 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미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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