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today = 최민석 기자] 결혼 후 아이를 갖기 위해 임신을 준비하던 30대 중반의 한 남성은 최근 예상치 못한 고민에 부딪혔다. 몇 달째 시도를 이어갔지만 임신 소식이 들리지 않았고, 검사를 위해 병원을 찾은 결과 남성 측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평소 특별한 통증은 없었지만, 가끔 운동 후 음낭이 묵직하게 느껴졌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후 비뇨의학과 진료를 통해 그는 ‘정계정맥류’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
최근 남성 난임이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그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정계정맥류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정계정맥류는 남성 불임 환자의 절반가량에서 발견될 만큼 비교적 흔한 질환으로, 특히 젊은 연령대에서도 쉽게 나타날 수 있어 생식 건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대부분 증상이 뚜렷하지 않거나 가볍게 지나가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늦어지고, 그로 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 |
| ▲ 최기열 원장 (사진=서울프리마비뇨의학과의원 제공) |
서울프리마비뇨의학과의원 최기열 원장은 “정계정맥류는 혈관 내 판막 기능에 이상이 생겨 혈액이 역류하면서 고환 주변 정맥이 확장되는 질환이다. 해부학적 구조상 좌측에서 더 흔하게 발생하며,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거나 단순한 불편감 정도로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장시간 서 있거나 운동을 한 뒤 음낭이 묵직하게 느껴지거나 둔한 통증, 열감 등이 점차 뚜렷해질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 피로로 넘기기보다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질환을 장기간 방치할 경우 고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정자의 운동성 저하와 형태 이상, DNA 손상 증가 등이 발생해 자연임신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 나아가 시험관 시술과 같은 보조생식술의 성공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고환은 남성호르몬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중요한 기관이기 때문에, 기능 저하는 호르몬 감소로 이어져 전신 건강과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정계정맥류는 단순한 국소 질환이 아닌 남성 생식 건강 전반과 연결된 문제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특히 청소년기에 발견될 경우 고환 성장과 향후 생식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조기 진단과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현재 정계정맥류 치료의 표준으로 널리 시행되는 방법은 서혜하부 미세수술이다. 이는 사타구니 아래쪽을 통해 접근해 확장된 정맥을 선택적으로 결찰하는 방식으로, 수술 현미경을 이용해 정상 동맥과 림프관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문제가 되는 정맥만 정확히 차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정밀한 수술 방식은 재발률을 낮추고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며, 고환 위축이나 음낭 부종과 같은 부작용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비교적 간단한 시술로 알려진 색전술은 카테터를 이용해 정맥을 막는 방식이지만, 해부학적 변이가 많은 정계정맥의 특성상 모든 역류 혈관을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해 재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으며, 미세한 측부 정맥까지 충분히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방사선 노출, 색전 물질 이동 등의 위험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근치적인 치료와 재발률 최소화를 목표로 할 경우 미세수술이 보다 효과적인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계정맥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발을 최소화하고 고환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다. 다양한 치료법이 존재하지만, 환자의 상태에 맞는 적절한 치료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많은 남성들이 “통증이 심하지 않으면 괜찮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음낭의 묵직함이나 불편감이 반복된다면 이를 가볍게 넘기지 않는 인식이 필요하다. 정계정맥류는 조기에 발견해 적절히 치료할 경우 고환 기능을 유지하고 정자 질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질환이다. 평소 자신의 몸 변화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필요할 때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향후 건강과 임신 계획을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최기열 원장은 “난임 치료는 한쪽의 문제가 아닌 부부가 함께 접근해야 하는 영역이다. 여성에게만 검사를 집중하기보다 남성 역시 정액검사와 비뇨의학과 진료를 통해 정확한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정계정맥류는 비교적 진단이 쉽고 치료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질환인 만큼, 조기 발견과 관리가 향후 임신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최민석 기자([email protected])

[저작권자ⓒ 메디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