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강 내 림프종 진단, 내시경 초음파로 새 지평 열다

김미경 기자 / 기사승인 : 2026-01-21 14:3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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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없이 높은 정확도로 조직 확보… 환자 부담 줄이고 치료 신속화 기대

▲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박도현·허건, 종양내과 윤덕현·조형우,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이호승 교수 (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

 

[mdtoday=김미경 기자] 면역세포인 림프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림프종은 전신 림프관 및 림프절에서 발생할 수 있다. 기존에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림프절 조직을 떼어내는 절제 생검이 주로 시행되었으나, 복강 내 깊숙한 곳에 위치한 경우 환자에게 상당한 신체적 부담을 주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복강 내 림프종 의심 환자를 대상으로 내시경 초음파를 이용한 조직검사를 시행한 결과, 높은 진단 정확도와 안전성을 입증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박도현·허건 교수팀을 포함한 연구진은 복강 내 림프종 의심 환자 87명을 대상으로 내시경 초음파 조직검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전체 환자의 98.9%에서 수술 없이 림프절 조직을 성공적으로 확보했으며, 85%의 환자에게서는 림프종의 아형 분류와 치료 방향 결정을 위한 진단 정보를 얻었다. 연구팀은 내시경 초음파를 통해 병변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주요 혈관을 피해 조직을 채취함으로써, 대동맥 주변이나 복강 내 깊은 부위에 위치한 림프절에서도 안전하게 조직 표본을 얻을 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복강 내 림프종 의심 환자를 최소 침습적인 방법으로 진단하고 맞춤형 치료 전략을 신속하게 수립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림프종은 세부 아형에 따라 치료법과 예후가 달라지므로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전통적으로 충분한 조직 표본 확보를 위한 수술적 절제 생검이 표준 진단법으로 활용되었으나, 복부 깊숙한 곳에 위치한 림프절은 주요 혈관과의 근접성 때문에 수술적 접근이 어렵고 위험 부담이 컸다. 특히 항암치료로 이미 건강이 약화된 재발 의심 환자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내시경 초음파 조직검사는 이러한 기존 방식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제시된다. 위나 십이지장을 통해 내시경을 삽입하고 초음파로 종양 위치를 실시간 확인하며 가는 바늘로 조직을 채취하는 이 검사는 췌장 종양 등 고형 병변에서 이미 높은 정확도를 인정받아 임상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최근 조직검사 바늘과 내시경 초음파 기술의 발전으로 깊은 곳의 병변에서도 보존 상태가 좋은 조직을 채취해 면역조직화학염색 및 아형 분류까지 가능해졌다. 하지만 림프종 분야에서 세부 아형을 구분하고 치료 방향 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거는 부족한 실정이었다.

 

연구팀은 2016년 3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내시경 초음파 조직검사를 받은 복강 내 림프종 의심 또는 재발 의심 환자 87명의 진료 기록을 분석했다. 이 중 46명은 최초 림프종 의심 환자였고, 41명은 이전에 림프종 진단 및 치료 후 재발이 의심된 환자였다.

 

조직검사 시행 부위는 림프절이 76%로 가장 많았으며, 대동맥 주위 림프절이 가장 흔하게 검사되었다. 림프절에서 성공적으로 조직을 채취한 비율은 98.9%에 달했으며, 치료 방향 결정을 위한 진단 결과를 얻은 환자 비율은 85.1%로 높게 나타났다. 최초 림프종 의심 환자군에서는 82.6%, 재발 의심 환자군에서는 87.8%가 정확한 진단이 가능했다.

 

특히 재발 의심 환자의 61%는 검사를 통해 림프종의 세부 아형을 발견하고 즉시 항암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다. 또한 26.8%는 림프종이 아닌 염증이나 반응성 변화 등 다른 질환으로 확인되어 불필요한 항암치료를 피할 수 있었다. 

 

검사 부작용 또한 매우 드물어 우수한 안전성을 입증했다. 조직검사 후 환자의 3.4%에서만 일시적인 미열 등 경미한 증상이 나타났으며, 이는 약물 복용 없이도 회복되었다. 출혈이나 장기 손상 등 심각한 합병증은 발생하지 않았다.

 

박도현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수술 없이도 내시경을 통해 충분히 정확한 림프종 진단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며, "이를 통해 환자들은 수술 부담 없이 림프종 발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의료진은 재발 환자를 빠르게 판별하여 적절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교수는 "서울아산병원은 종양내과, 영상의학과, 외과, 병리과 등이 참여하는 다학제 림프종 진료 시스템을 통해 환자를 정밀하게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며, 소화기내과와의 협진을 통해 내시경 초음파 조직검사를 시행하고 있다"며, "이러한 다학제 진료 체계는 불필요한 수술을 줄이고 재발 여부를 신속하게 진단하여 치료 전략을 최적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소화기내시경학회 공식 학술지인 '소화기내시경(Gastrointestinal Endoscopy)'에 게재되었다.

 

메디컬투데이 김미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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