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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적으로 시행되는 주사 치료라도, 감염 가능성과 부작용 발생 시 대처 방법을 설명하고 이를 진료기록에 남기지 않았다면 위자료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진=DB) |
[mdtoday=김미경 기자] 일상적으로 시행되는 주사 치료라도, 감염 가능성과 부작용 발생 시 대처 방법을 설명하고 이를 진료기록에 남기지 않을 시, 위자료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청주지방법원은 최근 환자 A씨가 정형외과 의사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B씨가 A씨에게 위자료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2021년 12월 B씨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어깨 주사 치료를 받은 뒤 시술 부위에 극심한 통증을 느껴 대학병원 감염내과를 찾았다. 이후 ‘봉와직염’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혈압 저하를 막기 위한 승압제 투여로 발가락 5개를 절단하는 후유장해를 입었다.
A씨는 주사 치료 과정에서 멸균 공간이 아닌 주사실에서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지 않은 채 시술이 이뤄졌고, 이로 인해 감염이 발생했다며 의료진이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주사 시 감염 등 부작용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며 일실수입 손실과 기왕치료비,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우선 의료과실 주장에 대해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해, 주사 치료 이후 후유장해가 발생했다는 사정만으로 의료행위 과정에 과실이 있었다고 추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해당 판례에서 대법원은 의료과오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사건의 경우, 일반인의 상식에 비추어 의료행위 과정에서 저질러진 과실 있는 행위를 증명하고, 그 결과 사이에 의료행위 외에 다른 원인이 개재될 수 없다는 점이 증명되면 의료상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해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증명 책임이 완화된다고 봤다.
다만 이 경우에도 의료상 과실의 존재 자체는 피해자가 증명해야 하며, 의료과정에서 주의의무 위반이 부정된다면 그 청구는 배척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법원은 의료행위가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영역이라는 점을 전제로, 일반인이 의사의 의료행위 과정에서 주의의무 위반 여부나 그와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직접 입증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따라 문제된 증상 발생에 대해 의료과실 이외의 다른 원인을 상정하기 어려운 간접사실들이 증명될 경우, 그와 같은 증상이 의료과실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하는 방식의 입증도 가능하다고 봤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도 의사의 과실로 인한 결과 발생을 추정할 정도의 개연성이 담보되지 않는 사정을 가지고 막연히 중대한 결과에서 의료진의 과실과 인과관계를 추정해 의사에게 무과실을 입증하도록 책임을 지우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의료행위로 후유장해가 발생하더라도, 해당 후유장해가 당시 의료수준에서 최선의 조치를 다하더라도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거나 그 합병증으로 인해 2차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범위에 해당한다면, 의료행위의 내용이나 시술 과정, 합병증의 발생 부위·정도, 당시의 의료수준과 담당 의료진의 수련도 등을 종합해 볼 때, 그 증상이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합병증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는 한, 후유장해가 발생됐다는 사실만으로 의료행위 과정에 과실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치료 과정에서 피고의 손이나 사용한 주사기, 원고의 환부를 완벽히 소독 또는 멸균해야 할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의료행위 과정에서 저질러진 과실 있는 행위가 증명되지 않은 이상, 원고의 병증이나 후유증에 대해 피고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지울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서는 판단이 달랐다.
재판부는 주사 치료 전 감염 위험성이나 부작용, 이상 증상 발생 시 대처 방법 등에 대해 피고가 설명했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고 봤다.
설명의무와 관련해 재판부는 또 다른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해당 판례에서 대법원은 의사가 수술 등 침습을 가하는 의료행위를 시행하는 경우, 응급환자이거나 그 밖에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진료계약상의 의무 내지 침습 등에 대한 승낙을 얻기 위한 전제로서 당해 환자 또는 법정대리인에게 질병의 증상과 치료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 등에 대해 당시 의료수준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사항을 설명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환자가 의료행위의 필요성과 위험성을 충분히 비교·검토한 뒤, 해당 의료행위를 받을 것인지 여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특히 의료행위에 수반되는 후유증이나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사정만으로 설명의무가 면제될 수는 없다고 봤다.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해당 치료행위에 전형적으로 수반될 수 있는 위험이거나, 일단 발생할 경우 회복이 어렵고 중대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면, 그 발생 가능성이 희소하더라도 설명의 대상에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또한 대법원은 설명의무가 침습적인 의료행위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의사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절차적 조치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설명의무를 이행했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의사 측에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가 ‘만일 열이 나면 냉찜질을 하고 청결을 유지하라’거나 ‘열이 나거나 통증이 심해지면 병원에 다시 오라’는 설명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 이뤄졌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봤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의료과실 책임은 인정되지 않지만,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원고의 정신적 고통은 배상할 필요가 있다며 위자료 500만원 지급을 명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미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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