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의학과 의료분쟁 절반 이상은 환자 승소…법원, 설명의무 엄격 적용

김미경 기자 / 기사승인 : 2026-02-04 08: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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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뇨의학과 관련 의료분쟁에서 환자 측이 절반 이상 승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다른 진료과와 비교해 법적 분쟁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DB)

 

[mdtoday=김미경 기자] 비뇨의학과 관련 의료분쟁에서 환자 측이 절반 이상 승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다른 진료과와 비교해 법적 분쟁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허정식 제주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김기영 대법원 법원행정처 조사위원, 송필현 영남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팀은 최근 한국의료법학회지에 게재한 ‘2024년 비뇨의학 의료책임 최근 동향 분석’을 통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25년 8월까지 비뇨의학과와 관련된 민사책임 판례 92건과 형사책임 판례 8건을 수집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민사소송 92건 가운데 환자(원고)가 전부 또는 일부 승소한 사례는 48건으로, 승소율은 52.2%에 달했는데, 이는 전체 의료과오 소송 1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율이 약 32% 수준인 점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반면 원고 패소율은 47.8%로 나타났다.

과실 유형별로는 수술상 과실이 5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연구팀은 요로계와 남성 생식기 질환을 다루는 비뇨의학과 특성상 수술적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진단상 과실은 20.7%로 뒤를 이었다.

손해배상 책임 비율 역시 변화가 감지됐는데, 최근에는 의료진 책임 비율을 80% 이상으로 인정한 판결이 25.9%를 차지하는 등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2016년 대법원 판례 이후 손해배상 책임 제한 법리가 더욱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는 흐름을 반영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번 연구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법원의 설명의무 판단 기준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립선 생검 이후 패혈증으로 환자가 사망한 사건에서, 법원은 의료진의 진료상 과실은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설명의무 위반을 이유로 위자료 5000만원 지급을 명령했다.

해당 사건에서 의료진은 동의서에 ‘감염’, ‘열’, ‘오한’ 등의 부작용을 기재했으나, 재판부는 이러한 표현만으로는 생명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패혈증을 환자가 충분히 예상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감염’이라는 추상적 표현이 아니라 ‘패혈증’, ‘다발성 장기부전’ 등 구체적인 용어와 치명률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설명의 시점 역시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됐다.

수술 직전에 형식적으로 동의서를 받는 방식은 충분하지 않으며, 환자가 내용을 숙고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두고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일관된 입장이다.

로봇수술과 같은 최신 수술 기법과 관련해서는 아직 진료상 과실이 인정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로봇 부분 신절제술 도중 십이지장 천공이 발생한 사건에서 법원은, 유착이 심한 경우 수술자가 인지하기 어려운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를 불가항력적인 합병증으로 판단해 의료진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연구팀은 로봇수술의 촉각 피드백 부재가 의료진의 주의의무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향후 추가적인 법리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전립선결찰술(유로리프트)과 같은 고가의 비급여 시술을 시행할 경우, 단순한 비용 안내를 넘어 대체할 수 있는 급여 시술과의 의학적 차이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는 문제 제기도 나왔다.

허정식 교수는 “비뇨의학과 의료분쟁은 수술상 과실 비중이 높고, 설명의무에 대한 법원의 판단 기준이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추세”라며 “패혈증과 같은 중대한 합병증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그 과정을 의무기록에 충실히 남겨야 법적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미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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