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선 수술 후 뇌손상 4세 남아 사망…재수술 은폐‧의무기록 누락‧응급치료 거부 의사 5명 기소

남연희 / 기사승인 : 2023-06-30 07:50:57
  • -
  • +
  • 인쇄
▲ 편도선 수술을 받고 뇌사 상태에 빠져 사망한 4세 남아가 병원 여러 곳을 전전하는 동안 재수술을 은폐하고 해당 사실에 대한 의무기록도 누락, 응급조치를 실시하지 않고 전원 조치를 취하는 등 과실을 인정받은 의사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사진=DB)

 

[mdtoday=남연희 기자] 편도선 수술을 받고 뇌사 상태에 빠져 사망한 4세 남아가 병원 여러 곳을 전전하는 동안 재수술을 은폐하고 해당 사실에 대한 의무기록도 누락, 응급조치를 실시하지 않고 전원 조치를 취하는 등 과실을 인정받은 의사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식품의약범죄조사부(부장검사 박혜영)는 편도절제술을 받은 4세 소아 김모군이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김군의 편도절제술을 집도한 양산부산대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A(39)씨 등 의사 5명을 업무상과실치사 및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양산부산대병원 법인도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양벌규정)에 따라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 사건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10월 4일 이 병원에서 편도선 수술을 받고 저산소성 뇌손상 발생 후 혼수상태로 연명치료를 받던 중 2020년 3월 11일 사망했다.

A씨는 김군의 편도선 수술 후 회복 과정에서 출혈을 발견했으나 정확한 출혈 부위를 찾지 못하자 재마취 후 광범위하게 소작(환부를 지지는 행위)했다. 그러나 그는 재출혈 가능성이 높아짐에도 이를 숨기고 관련 내용도 기록하지 않았다.

편도수술은 1주일 전후에 2차 출혈이 흔하고, 출혈가능성이 증가하며 수술 상처가 넓어지면서 회복 통증이 심해지고 추가 합병증 발생(페렴, 출혈 지속)도 우려되므로 보호자 설명의무가 있다.

그런데 A씨는 김군이 퇴원 당시 심한 통증과 탈수, 경구투약 곤란, 2차 수술 등으로 ‘집중적 관리가 필요한 상황’임에도 경과관찰 없이 2주 후 외래진료만 예약하도록 했다.

수술 직전 몸무게가 18kg이었던 김군은 퇴원 다음날 16kg까지 감소할 만큼 상태가 악화됐고 심한 탈수 상태도 의심됐다. 부산B병원으로 김군은 입원했고, 10월 9일 오전 1시45분께 객혈을 일으켰다.

당시 부산B병원 야간당직의사 C(56)씨는 대학 후배인 다른 의료원 의사인 D(42)씨에게 대리 당직을 부탁하고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이 사실을 모르는 간호사는 병원에 없는 C씨에게 연락을 취했고, 그는 의식상태 등 피해자에 대한 평가없이 전화상으로 전원 결정을 내렸다. 기도확보 등 응급조치 없이 보호자가 피해자를 안고 지하 당직실로 이동, D씨도 적절한 피해자 평가를 하지 않고 응급조치 없이 전원 조치했다.

오전 1시51분께 119구급요원이 도착해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김군은 이미 심정지, 뇌손상 상태였다. 김군의 출혈이 계속되는 상황이 아니었으므로 119구급대 도착 전에도 응급조치가 있었으면 피해자에게 소생 여지가 있었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들의 골든타임 지연 및 피해자를 제대로 평가하지 아니하고 ‘응급조치 시도 자체가 없었던 사실’을 과실로 특정했다.

소방당국은 김군을 이송하면서 양산부산대병원에 두 차례 응급의료 요청을 했다. 하지만 소아응급실 당직의 E(32)씨는다른 심폐소생 중인 환자가 있다며 응급실 입원을 거부했다.

당시 응급 심폐소생술(CPR) 환자의 경우 119구급상황센터 연락 약 2시간 이전 응급실에서 퇴실해 별도의 소아중환자실(PICU)로 이동한 상황이었고, 그곳에는 다른 당직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발생하지 않은 다른 CPR발생 위험을 핑계로, CPR 시행 상태로 병원 부근까지 후송된 피해자(KTAS 1등급, 소생)에 대한 응급의료를 기피한 것이라고 검찰을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응급실 상황, 재원 환자 상태 등 정보의 비대칭으로 인해 정당한 응급의료 거부 인지 여부를 환자 보호자나 119구급상황센터에서 확인할 방법이 없으나 본건은 119구급상황센터 녹취 및 소아응급실 전후 재원환자 정보를 확보해 혐의가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서부지검은 올해 2월 울산지검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보완수사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김군을 담당한 이비인후과 전공의 F(29)씨가 다른 당직 의사의 아이디로 접속해 전산의무기록지 기록·서명해 진료기록을 거짓 작성한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의료진의 타의료인 명의 의무기록 작성, 당직 근무 무단이탈 및 미허가・미신고 대리 당직 등 불법적인 업무 관행을 확인해 관련 범죄를 추가 입건하였고, 최초 편도 수술병원 응급실에서 조차 최우선순위 응급환자인 피해자에 대한 응급의료를 기피한 사실을 객관적 증거를 통해 확인하여 기소와 동시에 행정처분을 의뢰하고 제도개선도 요청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의료법 위반 등도 포함해 관할기관에 시정명령, 과징금, 의료인 면허(자격)정지 등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email protected])

어플

[저작권자ⓒ 메디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저나트륨혈증 치료 후 후유증 발생…법원 "병원 5200만원 배상해야"
블랙리스트 게시 전공의 집행유예 확정…의협 "의료법 재개정해야"
싸이, 수면제 대리 수령 혐의로 검찰 불구속 송치
법원, 리도카인 사용 한의사의 복지부 면허정지 적법 판단
리프팅 시술 중 환자 심정지…광주 피부과 원장·간호사 입건
뉴스댓글 >

정보격차 없는 경제뉴스

HEADLINE

상하이 최대 한인포털

많이 본 기사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