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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today=이재혁 기자] 정부가 전공의 복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권역 제한’을 하지 않을 전망이다.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속셈에 의대정원 증원을 강행하며 제시한 ‘지역의료 살리기’란 명분마저 뒤집는 모양새다.
정부는 지난 8일 발표한 ‘전공의 복귀대책’을 통해 의료현장으로 복귀한 전공의와 사직 후 올해 9월 수련에 재응시하는 전공의에 대해서는 전문의 자격 취득 시기가 늦어지지 않도록 수련 특례를 적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올해 9월 전공의 모집은 예년과 같이 일부 과목에 한정하지 않고, 결원이 생긴 모든 과목을 대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이에 정부는 오는 22일부터 시작되는 모집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각 수련병원으로 하여금 15일까지 미복귀 전공의 사직 처리를 완료하고, 결원을 확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정부의 방침이 발표되자 의료계에선 의료현장에 큰 혼란을 가져올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대한의학회는 9일 입장문을 내고 전공의들의 사직서의 처리가 병원과 전공의 당사자 간 협의에 떠넘겨진 상황에서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사직 전공의들의 지원을 허용하는 것에 대한 두 가지 문제를 짚었다.
우선 현실적으로 전공의 선발을 준비하기 위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점이다. 모든 전공의가 원래 있던 병원을 지원하는 경우 큰 문제가 없겠지만, 사직에 대한 각 병원의 입장이 모두 다른 상황에서는 전공의뿐 아니라 병원에서도 선발과정에 혼란과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
여기에 더해 지방 필수의료의 파탄이 가속화 될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의학회는 “일부 전공의가 돌아오는 상황을 기대할 수는 있으나, 지방전공의 또는 소위 비인기과 전공의가 서울의 대형병원 또는 인기과로 이동 지원하는 일들이 생길 수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이 같은 우려에 대한수련병원협의회는 최근 정부에 ‘사직서 수리기한 연장’과 함께 사직 전공의가 기존 수련병원과 같은 권역에만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권역 제한’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정부는 11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사직서 수리 기한 연장 요구를 거부했으며, 권역 제한 문제에 대해선 여러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고만 전했다.
정부가 못 박은 사직서 수리 기한이 다가오고, 권역 제한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란 언론보도가 흘러 나오면서 의료계의 반발은 더욱 커졌다.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은 15일 오전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수련병원장들이 지역의료의 더 큰 공백 발생을 우려해 권역 제한을 요청했지만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며 “정부가 이런 방침을 정한 것은 올 하반기 전공의 복귀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빅5 병원만 전공의를 채우면 된다, 지역의료든 사람 살리는 의료든 나 몰라라 하겠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는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패키지가 지역‧필수의료를 살리는 의료개혁이라고 강변하면서, 막상 지역의료를 철저히 망가뜨리고 국가 의료기반 자체를 무너뜨리는 일만 하고 있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러면서 임 회장은 “정부는 온갖 꼼수를 동원해 하반기 전공의를 뽑을게 아니라 모집을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전공의들과 학생들의 뜻을 전적으로 수용하는 길이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란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입장에선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권역 제한을 두지 않으면 실제로 수도권 대형 병원으로 지원자가 몰릴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정부가 표방하는 지역‧필수의료 살리기에 역행하는 결과다.
그간 의료계의 거센 반대에도 무릅쓰고 의대증원을 강행할 수 있었던 데에는 지역‧필수의료를 회복하자는 명분이 컸는데, 권역 제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러한 명분을 직접 거스르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것.
결국 정부의 선택은 권역 제한 요청을 수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해진 듯하다.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역의료 문제보다 당장 전공의들을 현장 복귀시키는 것이 우선이란 입장을 내비췄다.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은 “수련특례는 사직한 지방 전공의가 동일 연차, 동일 전공으로 서울 수도권 전공의로 진입할 수 있게 한 게 맞는가”라고 질의했고 조 장관은 “현재 제한은 없다”고 답변했다.
이어 서 의원은 “수련특례의 결과로 지방 의료현장은 혼란과 의료공백이 훨씬 심각해질 것 같은데 이를 고려해 대책을 마련한 것이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조 장관은 “한명이라도 더 복귀하는데 중점을 두고 내년도 전공의 TO 배정에 있어서 비수도권을 배려할 생각”이라며 “(전공의 복귀에) 우선순위를 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5일 수련병원 전공의 복귀 여부를 확인한 결과, 대부분의 전공의들이 아직 복귀하지 않았으며 무응답 상태인 것으로 확인된다.
그럼에도 정부는 수련병원에서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사직처리를 완료하고 결원 규모를 확정해 17일까지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사무국에 요청하면 22일부터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일정을 진행하겠단 방침이다.
이처럼 정부가 지역의료 살리기란 명분을 거스르면서까지 당장의 전공의 복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선택을 한 가운데, 사태 해결의 키를 쥔 전공의들이 9월 전공의 모집에 얼마나 참여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메디컬투데이 영상편집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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