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연기, 폐 깊숙이 침투…뇌·심혈관에도 악영향

신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6-04-08 19: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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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지나 가구에 달라붙어 3차 간접흡연 위험까지
▲ 전자담배에서 발생하는 에어로졸이 단순한 수증기가 아니라 대기오염을 유발하고 흡연자와 간접흡연자의 전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유해물질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DB)

 

[mdtoday = 신현정 기자] 전자담배에서 발생하는 에어로졸이 단순한 수증기가 아니라 대기오염을 유발하고 흡연자와 간접흡연자의 전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유해물질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은 호흡기내과 변민광 교수가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의과대학 로렌 E. 월드 교수, UC 샌디에고 의과대학 로라 E. 크로티 알렉산더 교수와 공동으로 전자담배가 인체 여러 장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리뷰 논문을 발표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20년간 전세계에서 발표된 140여편의 핵심 연구 사례를 종합 분석해 전자담배 노출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집대성했다.

이번 연구는 일반 담배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유해하다고 인식되던 전자담배의 위험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5년 국내 일반 담배 흡연율은 2019년 대비 약 12% 감소한 반면, 전자담배 사용률은 약 8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변민광 교수 (사진=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연구팀은 전자담배 기기로 가열된 액상이 미세먼지보다 작은 나노 입자 형태의 에어로졸로 변환돼 공기 중에 부유하거나 흡연을 통해 신체 내부로 침투한다고 설명했다. 나노 단위의 니코틴과 중금속, 독성 물질들은 대기오염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흡연 시 폐포와 혈관에 더욱 깊숙이 침투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분석이다. 

전자담배 노출로 인한 가장 흔한 영향은 산화 스트레스 증가와 염증 반응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전자담배가 단순히 폐 건강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뇌와 심혈관, 대사 시스템 등 거의 모든 장기에서 독성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에 따르면 전자담배 사용자는 비흡연자 대비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이 최대 1.4배 높았다.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여성의 경우 중성지방 수치가 3.9배까지 상승하는 사례가 보고됐다. 니코틴과 나노 입자가 혈관 내피세포를 손상시켜 동맥경화와 혈압 상승, 동맥 경직도 증가를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자담배는 뇌의 에너지 대사를 방해하고 직접적인 염증을 유발해 인지 능력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뇌의 포도당 이용률을 떨어뜨려 뇌졸중 발생 시 뇌 손상을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전자담배 에어로졸이 벽지나 가구에 달라붙는 ‘표면 침착’으로 인한 3차 간접흡연의 위험성도 지적했다. 이는 환기 후에도 수개월간 남아 영유아나 반려동물에게 직접적인 독성 노출을 일으킬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전자담배 에어로졸이 야기하는 대기오염의 위험성도 경고했다. 현재의 대기 오염물질 배출 시나리오가 지속될 경우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률이 2050년까지 두 배로 증가할 것이라는 네이처지의 전망을 인용하며 경각심을 촉구했다.

변민광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자담배가 단순히 폐 건강에만 국한되지 않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에 걸쳐 여러 장기에 독성을 유발한다는 학계의 공통된 결론을 도출해 낸 것”이라며 “달콤한 향기에 가려진 전자담배의 위험성을 일반 대중과 정책 입안자, 의료 전문가 모두가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논문은 약리학 분야의 최신 지견을 다루는 연간 리뷰 저널 ‘연간 약리학 및 독성학 리뷰(Annual Review of Pharmacology and Toxicology’에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신현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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