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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밖 링거 시술은 연예인 일부의 일탈로만 보기 어려운 양상이다. 피로회복이나 숙취 해소, 컨디션 관리 등을 이유로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불법이라는 자각 없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DB) |
[mdtoday=김미경 기자] 최근 연예인들을 중심으로 차량이나 집 등 의료기관이 아닌 장소에서 링거 주사와 수액 처치를 받은 사실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병원 밖 링거 시술은 연예인 일부의 일탈로만 보기 어려운 양상이다.
피로회복이나 숙취 해소, 컨디션 관리 등을 이유로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불법이라는 자각 없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집에서 링거 놔줄 사람을 찾는다”, “방문 간호사(간호조무사)가 와서 수액을 놔줄 수 있냐”, “가족 중 간호사가 있어 집에서 링거를 맞았다”는 식의 글과 댓글이 어렵지 않게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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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처) |
병원 밖 링거 시술이 예외적 상황이 아니라, 선택이 가능한 ‘편의 서비스’처럼 인식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퇴근 후 병원에 갈 수 없어 집에서 링거를 맞고 싶다”며 시술 가능 여부를 묻는 글이 올라왔고, 다른 게시글에서는 “와이프가 간호사인데 몸이 안 좋을 때 집에서 링거를 맞는다”, “원래 불법인지 몰랐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병원 밖에서 이뤄지는 링거 시술이 의료행위라는 문제의식 없이 소비되면서, 해당 행위가 법적으로 허용되는지에 대한 인식 자체가 충분히 작동하지 않는 모습이 반복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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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스레드 캡처) |
링거 주사와 수액 처치는 단순한 편의 서비스가 아니라, 법적으로 명백한 의료행위에 해당한다. 약물 투여와 혈관 확보가 수반되는 침습적 처치로, 환자의 상태 평가와 시술 후 관리가 전제돼야 하는 의료 영역에 속한다.
현행 의료법 제33조 제1항은 의료인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장소를 의료기관으로 한정하고 있다. 의료행위는 원칙적으로 병원·의원 등 개설된 의료기관 안에서 이뤄져야 하며, 이를 벗어난 장소에서의 시술은 허용되지 않는다.
의료기관 외 의료행위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도 법에 명시돼 있는데, ‘환자의 거동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 등 불가피한 상황에만 의료인이 환자가 있는 장소로 찾아가 진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른바 방문 진료 규정으로, 해당 제도는 고령자나 중증 환자 등 의료기관 방문이 사실상 어려운 경우를 전제로 설계된 예외적 장치다.
그럼에도 현실에서는 이러한 제도적 취지와 무관하게, 일반인이 선택에 따라 의료기관 밖에서 링거·수액 처치를 받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의료기관, 진료기록, 관리 체계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의료행위가 이뤄지는 구조가 관행처럼 소비되고 있는 셈이다.
SNS에는 집에서 링거 주사를 맞은 팔 사진이 공유되기도 하며, 이에 “병원 밖에서는 불법이라고 들었는데” 등의 반응이 뒤따르지만, 상당수는 불법 여부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한 채 경험담을 공유하는 데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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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스레드 캡처) |
단국대학교 법학과 이석배 교수는 병원 밖 링거 시술이 불법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지 못한 배경으로 행정 당국의 대응을 지목했다.
그는 “사람들이 이를 불법 행위로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는 해당 행위를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라며 “일상에서 흔히 벌어지는 경미한 위반 행위처럼 인식되면서 법적 문제라는 인식이 작동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이런 행위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면, 해당 행위가 의료행위에 해당하고 법적으로 제한된다는 점을 보다 분명히 알릴 필요가 있었다”며 “의료행위의 범위에 대한 공공 차원의 안내가 충분하지 않았던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의료기관 밖 시술의 경우 의약품 관리와 사후 책임 측면에서도 위험 요인이 뒤따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의사협회 김성근 대변인은 “수액이나 주사제는 보관과 사용이 엄격히 관리돼야 하는 의약품인데, 의료기관 밖에서 사용될 경우 약사법 위반 문제도 함께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기관 밖의 시술은 기본적으로 환자에 대한 의무기록이 남지 않기 때문에 부작용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원인 규명이나 책임 소재를 가리기 어렵다”며 “의료사고의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병원 밖 주사·링거 시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정리와 함께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이어진다.
그는 “의료법상 의료행위는 의료기관에서 이뤄지는 것이 원칙이고, 집에서 주사를 맞는 행위는 기본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며 “이 같은 인식이 국민 사이에 더욱 분명히 자리 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행위는 이미 법 위반에 해당하고 처벌 규정도 마련돼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단속이나 집행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적발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경각심이 약화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료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내포된 행위인 만큼, 의료법이 의료행위를 의료기관으로 제한한 기본 취지에 맞게 관리와 집행이 이뤄져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시술자뿐 아니라 시술을 받은 당사자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명확히 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행 의료법이 의료행위의 장소를 의료기관으로 제한한 이유는 단순한 형식적 규제가 아니다. 환자 상태 평가부터 약물 관리, 의료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 확인까지, 의료행위를 관리 가능한 영역 안에 두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그럼에도 병원 밖 링거·수액 시술이 불법이라는 인식조차 없이 일상적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점은, 의료행위의 관리 기준이 이미 현실에서 이탈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예계 논란은 이 같은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계기에 불과하다.
불법 의료행위가 개인의 선택이나 편의의 문제로 치환된 현실을 방치한다면, 의료의 책임과 관리라는 기본 원칙 역시 함께 무너질 수밖에 없다.
메디컬투데이 김미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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