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의료질 관리 해법…‘제도 강화냐 개선이냐’

이재혁 / 기사승인 : 2021-05-13 18: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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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성 의원 “의무인증제도 제재 강화해 실효성 높여야”
바의연 “수가 개선, 사무장병원 난립 방지, 평가인증 개선 등 선행돼야”
요양병원 난립으로 인한 의료 질 저하를 개선하기 위해서 의무인증제도의 제재를 강화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요양병원 수가 개선, 사무장병원 난립 방지 대책, 현실적이지 못한 평가인증 개선 등이 선행되지 않은 단순 제재 강화는 정부의 의료기관 통제 도구에 불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은 평가인증을 신청한 요양병원이 불인증 받고도 다시 평가를 신청하지 않거나 재평가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 인증을 얻을 때까지 영업을 정지시킬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의원에 의하면 국내 요양병원은 2019년 기준 1577개이다. 병상수는 30만2840개로 연평균 11.7%의 큰 증가세로 늘어나는 추세이며 인구대비 병상수는 OECD 평균의 두 배 수준에 달하고 있다.

이 의원은 “요양병원 병상의 과다공급은 지나친 경쟁을 유발해 의료비 부정청구, 비용절감으로 인한 의료서비스 질 저하, 각종 환자안전사고 발생의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요양병원 환자의 집단감염 사례가 계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요양병원의 환자 안전관리 강화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요양병원의 인증 의무 내용은 인증조사 신청의 의무일 뿐 인증 결과를 받을 것을 강제하지 않고 패널티도 없어 의무인증제를 통한 요양병원 의료 질 관리가 담보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의원이 의료기관평가인증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조사대상 요양병원 1594개 중 18.8%에 달하는 299개소가 인증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불인증을 받았으며 이 가운데 98개소는 인증신청만 했을 뿐 조사조차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개정을 통해 의무인증제의 실효성을 확보해 전체 요양병원의 의료 질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지난 3일 바른의료연구소는 ‘요양병원 인증 획득 강제 법안의 문제점 분석’ 자료를 통해 “요양병원 서비스 관리를 위해선 제재 강화가 아닌 수가 개선, 사무장병원 척결, 사회적 장기요양 인프라 구축 등의 해결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바의연은 “요양병원 병상 과잉이 요양병원들 간 지나친 경쟁을 유발해 부정청구 및 비용절감을 위한 의료서비스 질 저하를 가져온다는 법안 제안 이유는 원인과 결과를 잘못 연결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요양병원 서비스의 질 저하에서 가장 큰 원인은 요양병원 수가가 매우 낮기 때문이고, 부정청구 및 과도한 비용절감 행위가 일어나는 이유는 상당수의 요양병원이 사무장병원이기 때문”이라며 “법안에서 언급한 문제들은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저수가와 사무장병원 등의 난립으로 일어난 것인데 이것이 마치 경쟁 자체가 문제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라고 부연했다.

이어 바의연은 “경쟁이 생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의료기관들도 시설이나 인력 및 서비스 개선을 위해 노력하면서 환자 및 서비스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차별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국내 요양병원 병상이 OECD 평균의 두 배에 달하는 이유 역시 상대적인 저수가에 있다는 분석이다.

바의연은 “상대적인 저수가로 인해 요양원 등의 일반 요양시설과 비교해 비용 차이가 크지 않고, 요양원 등의 요양시설이 요양병원보다 더욱 낙후되어 있거나 고비용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요양병원을 찾는 수요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바의연은 현행 의료기관 인증평가 제도의 인증 기준들이 대부분 우리나라의 수가 체계나 보험 체계와는 다른 외국 기준을 많이 차용했고,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 만한 특정 이벤트가 의료계에 발생했을 때 무리하게 해당 분야 기준만을 강화하는 식으로 마련돼 왔기 때문에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의료기관 인증을 담당하는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보건복지부 산하공공기관으로 사실상 인증 기준은 정부가 정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인증 획득과 영업 정지를 연계하게 되면 정부가 시설 및 인력 기준 하나만 바꾸더라도 의료기관을 자발적으로 폐업 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법안을 발의한 이종성 의원실 관계자는 “이해는 한다. 그러나 과도한 우려”라며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정부가 인증기준을 살짝 바꿔 병원을 폐쇄시킬 수 있게 만드는 그런 법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의적으로 평가 자체를 거부하거나 불성실 수검하는 일부 요양병원을 제재하자는 입법의도”라고 강조하며 “발의 이전에도 대한요양병원협회와 정책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개정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눈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논의 당시 협회측에 입법의도를 충분히 설명했다”며 “향후 요양병원 관련 제도적 문제점을 함께 고민하며 보다 건전한 요양병원 의료체계를 만들어 나가자는 데 어느 정도 컨센서스를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의원실 관계자는 “격오지 병원의 당직 의료인 규정 등 평가인증기준이 일부 현실적이지 못한 부분에 대해선 인지하고 있다”며 “이종성 의원실 또한 획일화된 인증 기준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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