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 반대한 ‘검체기증 서면동의 생략 및 IRB심의 우회 법안’…“신중 검토 필요”

이재혁 / 기사승인 : 2021-06-22 19: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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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재일 의원 발의 감염병예방법‧병원체자원법 개정안 검토보고서 공개 감염병 검체를 ‘병원체자원’으로 변경해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사태에서 환자 동의 및 IRB 심의를 면제하는 법안이 추진되자 의학계는 환자 인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질병관리청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문위원도 신중 검토 의견을 내비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과 병원체자원의 수집·관리 및 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변재일 의원에 따르면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항원, 항체는 혈액, 소변, 객담 등 감염병 검체에 포함 될 수 밖에 없어 감염병 검체는 인체유래물로 규정돼 생명윤리법에서 제시하는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심의를 거쳐야 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신속한 연구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개정안은 감염병 위기발생시 보다 신속한 연구 활성화를 목적으로 감염병 검체 연구 시 감염자의 서면동의 면제와 연구의 과학성과 윤리성을 검토하는 IRB 심의 면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이처럼 감염병 병원체 연구 시 서면동의를 생략하도록 하고 감염병 검체를 활용한 연구에서 IRB 심의를 받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내용의 변재일 의원의 법 개정 시도에 의학계는 반발하고 있다.

한국생명윤리학회, 한국의료법학회, 한국의료윤리학회, 대한기관윤리심의기구협의회는 환자의 인권 침해 우려와 윤리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연구는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며 개정안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서를 제출했다.

학회 등에 따르면 국제사회는 감염병 위기상황에서도 감염자의 연구참여와 검체채취에 대한 동의의 준수와 IRB 심의 등 연구의 윤리성과 과학성에 대한 기준을 낮추지 않고 연구의 과정을 신속히 진행하는 방안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해 수행된 연구에 대해서는 학술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논문을 철회시키고 있다.

그러나 개정안에 따르면 감염병 연구과정에서 감염자 인권이 침해되고 연구의 윤리성·과학성에 대한 검증 부재로 인해 국제적인 학술적 인정도 받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문위원 역시 "감염병 위기시 감염병 병원체에 대한 연구가 신속하게 이루어질 필요성은 인정되나,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먼저 서면 동의를 생략하도록 하는 감염병예방법에 대해 "감염병 환자 등으로부터 검체를 채취하는 경우 의료기관, 선별 진료소 등 일정한 장소에서 침습적 검사용 장비의 일부 따위가 체내 조직 안으로 들어가는 방식을 통하고 있어 검체 채취 시에 감염병환자등으로부터 연구의 목적과 필요성 등을 설명하고 동의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모든 감염병환자등으로부터 동의를 받아야하는 것 또한 아니며 연구에 필요한 수량만 확보하면 되므로 기증자의 서면동의를 받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가명화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경우에 비해 검체 등 인체유래물을 직접 활용하려는 경우에는 보다 엄격한 윤리적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병원체자원 정의 규정을 개정해 '감염병 검체'를 포함하도록 규정하더라도 현행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혈액, 혈장, 혈청, 타액, 소변, 객담 등 검체는 여전히 '인체유래물'에 해당하므로 생명윤리안전법의 적용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편 질병관리청 또한 서면동의 면제 개정에 대해 “진단제, 치료제 및 백신개발 등에 신속한 연구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입법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연구대상자의 서면동의를 받지 않는 규정을 두는 것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병원체자원법 개정의 경우에도 “개정안의 정의 변경은 생명윤리법의 인채유래물과 중복되고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내용을 담은 다른 법률을 제정하거나 개정할 경우 생명윤리법에 부합하도록 규정돼 있으므로 공청회 등을 거쳐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수렴·보완한 후 입법을 추진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신중 검토 의견을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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