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UP'을 통해 본 '베푸는 삶'의 미학

편집팀 / 기사승인 : 2009-07-30 01:5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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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파수꾼]김태훈의 이야기



영화 ‘업’은 부인과 소중한 추억이 담긴 집을 떠나 양로원에 갈 수 밖에 없었던 할아버지 '칼'이 집에 풍선을 달아 남아메리카 파라다이스 폭포로 날아가면서 시작되는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칼은 모험가 찰스 먼츠의 여행 일대기를 보고 꿈을 키우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려나가면서 누구나 그런 것처럼 어린 시절의 꿈과 동경과는 점점 더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부인 '앨리'가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불임이란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고 부인과 함께 과거 꿈꾸었던 파라다이스 폭포를 더욱더 동경하며 이런 꿈을 집안 벽과 앨범을 통해서 키워나가게 된다.

하지만 나이는 점점 더 먹어감에 따라 꿈도 멀어지면서 칼은 점점 더 다운(down)돼 가고 있었다.

이런 삶은 우리가 사회 생활을 하면서 겪게 되는 현실과의 괴리감 속에 나름대로 적응하지만 꿈을 접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다.

현재 살고 있는 현실이 윤택하고 풍요로우며 자신의 삶이 만족스러운 사람이라면 어린 시절 꿈꾸던 동경에 매달리지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물질 만능주의와 무한 경쟁 속의 삶을 살고 있는 우리들 중에 현실의 삶에 만족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사람들은 어릴 때 꿈꾸던 동경이나 환상들을 더욱더 원하게 되는 것이다.

나이가 들게 되면 친구를 포함한 소중한 사람들과 자산들이 하나둘씩 없어지면서 자신이 생활하는 운신의 폭이 감소하게 된다.

또 운신의 폭이 감소하게 되면 생각의 폭이 좁아지면서 점점 더 성격이 괴팍해지고 고집불통인 까칠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삶은 외롭고 활기가 없어 기분은 점점 더 다운되며 심한 경우 우울증을 얻게 되고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칼은 아내를 잃고 나서 기분이 다운돼 자신의 소중한 추억이 있는 집을 지키기 위해서 현실과 타협을 하지 않고 점점 더 짜증을 많이 내는 사람으로 변했다. 그 과정에서 집에 더욱더 많이 집착을 하게 됐다.

어떤 한 물건이나 방법에 집착을 하게 되는 것은 이를 대신할 다른 방도나 물건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고 이를 잃을 경우 세상을 살 수 있는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 가지에 보다 더 집착을 하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나이가 많아질수록 우울증에 걸린 확률이 높아지는데 주변에서 자신과 친숙한 상황들이 세월에 따라 많이 없어지고 새로운 것들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과거의 것에 더욱 집착을 하게 된다.

칼은 희귀한 새인 ‘케빈’을 구해달라는 러셀의 부탁을 뿌리치고 자신이 목표했던 폭포 위에 자신의 집을 드디어 올려놓는다. 다운돼 있던 삶이 업 되는 순간은 드디어 찾아왔다.

그러나 여기서 칼은 부인 앨리와 함께 했던 진정한 행복이 자신이 어려서부터 바라던 동경 파라다이스 폭포가 아닌 그녀와 함께 지내던 순간 순간들임을 깨닫게 된다.

칼은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던 집 대신 현재 자신과 함께 하는 러셀과 케빈을 위해서 노력하게 된다. 즉 남을 위해서 자신의 소중한 것을 포기한 것이다.

과거 목표에 집착한 찰스 먼츠는 희귀한 새를 생포하는 것에만 매달려 결국 허공에 날아가는 신세가 됐지만 칼은 세상에 다시 돌아와 보다 더 즐거운 삶을 러셀과 같이 보내게 돼 보다 더 업이 될 수 있었다.

우리들 대부분은 자신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 자산이나 귀중한 보물에 집착하고 혼자만 가지려고만 한다. 또 이로 인해 욕심이 생기고 남들과 같이 공유하지 못하고 외롭게 살게 된다.

하지만 영화 업처럼 자신의 중요한 것과 현재 자신을 만들어 준 과거의 산물들을 남을 위해 포기하는 기부자 혹은 아낌없이 베푸는 사람들은 보다 더 UP되는 삶을 살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영화 업은 하늘로 오색찬란한 풍선을 타고 올라가는 것 뿐 아니라 즐거움까지도 업시켜주는 영화임에 틀림없다.

사랑샘터 소아정신과 김태훈 원장

 

메디컬투데이 편집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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