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으로 물든 스쿨존③] 신뢰없는 설문조사…폭력은 ‘여전’

이한솔 / 기사승인 : 2018-03-06 18: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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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막이조차 없는 설문지 작성 시간, 피해자 절대 작성 불가 최근 정부가 학교폭력 대책을 추진하면서 학교폭력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이 실태조사가 엉망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7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학교폭력 전체 피해응답률은 2012년 2차 8.5%에서 2013년 2차 1.9%, 2014년 2차 1.2%, 2015년 2차 0.9%, 2016년 2차 0.8%, 2017년 2차 0.8%로 점차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부의 통계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것만 발표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2015년 정의당 정진후 의원은 국감에서 “최근 울산, 경북, 경기 등 지역 교육청들이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피해가 줄어든 것처럼 밝혔지만 공식 통계는 이와 배치된다”며 “치적쌓기에 급급해 학교폭력 피해를 왜곡한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시교육청은 2015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이 1.3%에서 0.8%로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학교폭력 공식통계인 학교알리미 공시자료에는 동기간 울산 학교폭력 피해학생이 학생 1000명당 1.04명에서 1.54명으로 늘어났던 것.

심의건수도 0.91건에서 1.16건으로 증가했고 가해학생도 1000명당 1.63명에서 2명으로 증가했다. 공식통계가 학교폭력 증가 추이를 증명하고 있었지만 실태조사 결과만 앞세워 유리한 수치를 발표했다는 지적이다.

교육당국의 이러한 통계 불일치와 별개로 실태조사와 학교폭력 예방 교육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 소재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A씨는 “학교폭력 관련 설문지를 작성할 때는 단체로 한 반이 컴퓨터실에 몰려가 칸막이도 없는 곳에서 작성한다”며 “당시 친구가 따돌림을 당하고 있어 작성하던 중 옆에 친구가 구경해 놀란 기억이 있다”고 밝혔다.

목격담을 신고하는 과정에도 눈치를 보는데, 피해 당사자는 설문조사 시작 전부터 주목받는 환경이라는 설명이다.

또 학교에서 진행하는 학교폭력 관련 교육은 대부분 학교 강당에 모여 큰 스크린으로 불끄고 시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A씨는 설명했다. A씨는 “사람이 많이 모이고 불도 꺼놔 수업에 지친 학생들이 잠자기 좋은 시간”이라며 “교육영상에서 ‘학교폭력은 나쁜 것’이라는 설명만 나와도 학생들은 대놓고 비웃곤 한다”고 밝혔다.

A씨는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 두 차례 따돌림을 당했다고 어렵게 털어놨다. 피해자로써 이러한 교육영상을 방영하거나 설문조사를 하는 등 정부의 노력이 학생을 바꿔놓을 수 없다는 현실을 모르는 것 같아 ‘한심’하고 ‘안타까움’이 느껴진다고 밝혔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관계자는 “정부의 실태조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환경이나 학생들의 태도 등을 감안했을 때 과연 신뢰도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학생들이 일정한 번호나 답변으로 작성하기도 하고 칸막이도 없는 컴퓨터실 등에서 진행되는 특성상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설문 작성이나 교육을 듣는 것 자체를 귀찮아하는 가해 학생을 제외한 피해학생들은 이러한 교육당국이나 학교 측의 노력에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해결될 가능성이 전무하다는 것.

현재 서울 소재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B씨는 “가족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털어 놓을때도 학교에 말하지 말 것을 전제로 고민 끝에 털어놓는다”며 “바쁘신 부모님 신경쓰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고 무엇보다 목소리를 냈던 학생은 그저 그렇게 학교생활하며 졸업했던 것을 중학교때부터 봐왔기 때문에 큰 해결책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 피해자 학생의 졸업까지 학교생활은 큰 사건은 없었지만 결코 행복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이한솔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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