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에 떠넘겨진 응급환자 국가 책무”…응급구조사, 병원 간 전원제도 개편 촉구

이재혁 / 기사승인 : 2021-07-08 18:4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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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구조사협회 "정부 응급의료 정책에서 환자 전원정책 소외" 응급환자에 대한 국가의 책무가 민간에 떠넘겨진 채 방채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병원 간 환자를 이송하는 전원 업무를 맡는 민간이송업체 소속 응급구조사들은 허술한 민간이송업체 관리‧감독에 따른 응급의료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전원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동강대학교 응급구조과 박시은 교수에 따르면 현재 약 800~1000명 가량의 민간 응급구조사가 국내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 해에 발생하는 중증외상환자의 경우 50%는 119 구급차를 이용해 병원을 내원하며 전체의 25%는 1차 병원을 거쳐 민간이송 구급차를 타고 최종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된다.

119 구급차는 전국에 1400대가 있으며 민간이송 구급차는 1004대가 있다. 그런데 1400대 구급차에 종사하는 구급대원은 1만3000여명 가량되는 반면 1004대의 민간이송 구급차에서 근무하는 응급구조사는 1000명에 불과한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 속 지난달 23일 대한응급구조사협회는 성명을 통해 “응급의료체계는 병원 전, 병원 내, 병원 간에서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응급환자에 대한 국가의 책무성이 강하게 요구되는 분야지만 그간 정부의 응급의료정책에서 병원간 환자 전원에 대한 정책은 자주 소외되고, 무시돼 왔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결과로 민간 구급차를 이용해 이송된 환자가 구급차 내에서 심정지가 발생해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거나 심각한 후유증이 남는 사고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협회는 정부의 무분별한 규제완화 시행으로 국가가 민간이송업자들에게 병원 간 환자 전원 전체를 떠넘기는 구조가 형성됐다고 지적했다.

현행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44조제2항에 따르면 요양병원을 제외한 의료기관은 ‘구급자동차의 운용을 위탁한 경우에는 갖추지 않아도 된다’라고 명시돼 있다.

이는 지난해 2월 개정에 따른 것으로 그간 관련 법률에 따라 모든 의료기관은 응급환자 이송을 위해 필요한 구급차 및 관련 인력 보유가 강제됐으나 이 개정으로 모든 의료기관이 응급환자 이송을 민간이송업자에 위탁이 가능해졌다.

협회는 “법에서는 병원 간 환자 전원은 분명하게 의료기관과 의료인의 의무라고 명시하고 있지만 경제적 효율성만을 중시해 정부는 무분별한 규제 완화를 시행했다”며 “결과적으로 국가가 민간이송업자들에게 병원 간 환자 전원 전체를 떠넘기는 구조를 만들어버렸다”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정부의 민간이송업체에 대한 관리·감독 및 지원에 대한 대책은 소극적이며 뒤처져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민간이송업체에서 근무 중인 수많은 응급구조사가 지금 상습적인 성희롱, 임금체납, 자격도용, 출동 처치기록일지 조작 지시 등 수많은 불법과 편법에 노출돼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이를 관리·감독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은 전혀 확보하지 않고 요식행위에 가까운 정기점검만을 시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응급구조사들은 정부를 향해 중증 응급환자 병원 간 전원 체계 개선 방향을 제시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 응급구조학과 교수협의회, 대한응급구조사협회, 병원응급구조사회, 더불어민주당 강병원의원 등은 지난 7일 국회 정문 앞에서 ‘병원 간 중증 응급환자 및 중증 외상환자 방치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2013년 이후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서 병원 전, 이송 및 병원 간 전원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병원 전 이송체계 및 병원 간 전원에 대한 문제점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단체는 “정부부처 및 응급의료를 담당하는 주요 기관 간 정보연계가 불가능하고, 소방청 119구급상황관리센터의 의료기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단체는 중환자 및 준중환자들의 병원 간 이송의 적절성을 담보하기 위한 새로운 방안과 모델을 제시했다.

먼저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받는 ‘지역거점 중증응급의료센터’를 기반으로 한 ▲초응급환자(의사1인, 응급구조사 혹은 간호사 추가 1인 탑승모델) ▲중증응급환자(응급구조사 혹은 간호사 총 2인 탑승모델)등 두 가지 모델을 제시했다.

이어 민간이송단의 효율적 관리감독 및 재난 대응 시 효율성을 높이 위한 지역보건소의 응급의료관련 인력 및 기능을 강화하고 시‧도 응급의료위원회 활성화 및 전문성 강화를 통해 지역기반 응급의료체계를 구축하고 지역완결형 응급의료체계를 달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응급의료체계는 정부의 공적 의무 달성이 절실히 요청되는 분야”라며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국가가 가진 네트워크와 자원을 적기에 투입해야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 의원은 “그러나 현재 환자 전원이 대부분 민간이송업체에서 사설 구급차를 통해 이뤄지다보니 환자의 안전을 온전히 지키기 어렵다”며 “이는 적기에 시스템을 개선하지 못한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지역 거점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시설과 인력을 갖춘 센터를 구축해 원활한 이송체계를 마련해 어디로 가야 최상의 진료를 받을 수 있고 환자를 치료할 여건이 되는지 병원 간 정보의 실시간 공유가 이뤄져야 한다”며 “또한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민간이송업체를 엄격히 인증하고 인력과 전문성을 강화하도록 하는 일도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병원 의원실 관계자는 “현재 1차적으로 병원 간 전원시스템 개선이나 응급의료체계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상황에 대해서 파악에 나선 단계”라며 “전문가들과 함께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보건복지부와도 응급의료체계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며 “현황 파악이 올해 국정감사 이전에 완료되면 관련 단체와 복지부가 공감대 형성을 이룬 부분을 중심으로 국감에서 다룰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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