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교육 부족한 유치원 아이들, "性은 부끄러운 것"

정은지 / 기사승인 : 2007-02-24 01: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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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대상 성교육 관련시설 및 전문가 턱없이 부족
유아기 때 아이들은 주위 여러 가지 사물에 대해 많은 호기심을 갖게 된다. 이는 사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 그리고 타인의 몸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진다.

이 시기 아이들은 “뱃속에 아기는 어디로 나와? ” “아빠도 아기를 낳을 수 있어?” “남자랑 여자는 왜 달라?” 등 성과 관련된 질문을 많이 한다.

이에 부모들은 “아직 몰라도 된다”, “커서 알려주마”, “그건 선생님께 물어봐라” 등으로 얼버무리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대부분.

이전 세대보다 현 세대 아이들의 몸은 일찍 성장하고 있으며, 주위의 성적인 자극들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이에 올바른 판단과 인식이 성립될 수 있도록 유아기 때부터 실시하는 조기 성교육의 필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교육 기관이나 전문가들은 증가 추세인 반면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성교육 전문가 육성이나 관련기관은 미비한 상태다.

◇유아대상 성교육 전문가 부족....아이들 '성'지식 혼란

해바라기아동센터 임상심리전문가 김태경 씨는 “현재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성교육의 시간과 방법 그리고 내용이 가지는 문제점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으나 실질적인 대안은 부족한 상태다”며 “유아 대상 관련시설이 미비한 만큼 교육기관에서의 유아 대상의 성교육이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종로에 위치한 ○○어린이 집, 이곳에서 아이들을 위한 성교육은 유치원 교사 재량껏 이뤄지고 있는 상태. 어린이집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성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교사 매뉴얼이 따로 있어 관련 지식을 습득한 후 교사 선에서 행해지고 있다”며 “성교육 전문가를 초빙해 강의를 하는 것은 1년에 고작 한 두번에 불과하다”고 실태를 설명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 곳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는 아이들에게 성은 그저 부끄럽고 챙피한 '성기'에 지나지 않는다. 관련지식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 심각성은 아이들의 대답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이곳 원생 박지아 양(가명,6세)은 "내가 치마입고 온날은 남자 애들이 자꾸 치마 속을 들여다 본다"며 "그럴 때는 부끄러워서 울어버린다"고 말한다. 자꾸 호기심을 드러내는 남자 아이, 부끄러워 울 수 밖에 없는 여자 아이.

확실한 성교육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일로 이는 유아대상으로 부족한 성교육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라 할 수 있다.

어린이 집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서울 시내 대부분 어린이 집에서는 담당 교사 선에서 성교육이 이뤄지고 있을 뿐, 정기적으로나 전문적으로 성교육이 실시되고 있는 곳은 드물다.

이에 김 교수는 “사회적으로 볼 때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성교육은 터부시 되는 경향이 강하다”며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이 분명치 않고, 아이들의 이해 수준과 발달과정에 있어 차이가 많아 현재 유아 대상의 성교육에 대한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아쉬워한다.

◇유아기 성교육, "자기자신의 존재에 대한 확인"

그렇다면 유아기 때 성교육은 왜 중요할까?

푸른아우성 성교육전문가 김경자씨에 따르면 성교육은 유아기 때 성장과 성숙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수용하고 남녀 서로의 차이점을 통한 자아 발전을 위한 것. 특히 유아를 위한 성교육은 자신의 존재에 대한 모든 것을 확인하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성을 인간의 일부분으로 생각하고 성에 대한 일부분만 가르칠 때 성의 올바른 이해에 문제점이 발생된다.

더욱이 유치원이나 어린이 집에서 교사 수준에서 성교육이 이뤄질 경우 아이들의 돌발 질문에 대처하지 못하고 잘못된 정보를 전해줄 수 있는 우려가 내재돼 있다.

현재 관행처럼 실시되고 있는 비전문가에 의한 유아 대상 성교육은 이러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유아를 위한 성교육은 모든 사람과 사회적 환경의 문제로 깊이 있게 접근해야 할 중요한 사안인 만큼 단순히 생물학적인 생리·심리학적인 성지식에 제한된 것이 아니라 발달 상태에 따른 성·본능 지식에서부터 성·이론의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유아들은 아직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식이 완전하게 발달하지 않았으므로 우선 자기 존재에 대한 지식과 더불어 다른 육체적인 발달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성 발달에 대한 지식을 가져야 하지만 이를 교육해 주는 기관 및 시설, 전문가들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는 것.

인형극을 통한 성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도 일회성인 경우가 허다하다. 시간과 장소, 아이들 개개인의 수준이 그 한계성으로 지적되고 있다. 건설적이고, 단계적인 성교육이 절실한 상태다.

김경자씨는 “단지 성 지식만 전달할 때 유아들은 집중을 하지 못하고, 일회성 정보전달은 오히려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친구들을 대상으로 보기 민망한 행동을 보여주는 사례도 흔하다”고 전한다.

이어 김경자씨는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어린이들 성교육은 의미가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며 “크면 저절로 알게 된다는 어른들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유아를 위한 성교육은 우선적으로 목적에 따라서 가정과 유아가 살아가는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과 방법부터 배워야 한다.

이에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성교육 관련 기관과 전문가들이 더욱 늘어나고 확대돼야 하는 것은 사회적 과제인 2차적 문제, 1차적으로는 가정에서 부모를 통해 올바른 성교육이 이뤄져야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성적 호기심에 민망해 하며 애기하는 야단과 꾸중보다는 성은 아름다운 것, 소중한 것이라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이 가정에서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메디컬투데이 정은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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