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짝꿍 교과서, 건강엔 몇 점?

조고은 / 기사승인 : 2008-02-15 19: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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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학기마다 받는 새 책, 건강엔 어떤 영향일까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아이들이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친구 중 하나가 바로 ‘교과서’다. 학기 중 적게는 하루 3시간, 많게는 하루 6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학생들은 교과서를 보게 된다.

그야말로 초등학교 1학년의 8살 꼬마에서부터 고등학교 3학년의 18세 청소년까지 교과서는 학생들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인 것.

이에 따라 교과서의 내용부터 무게까지 정부에서도 세심히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최근 아이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무겁기만 했던 교과서도 점점 가벼워지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정작 새로운 교과서를 받는 새 학기가 되면 유독 두통 등을 호소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이는 책 제작 과정에서 사용되는 잉크, 접착제 등의 유해 화학물질로 인한 ‘새책증후군’ 때문.

물론 일정시간이 지나면 건강에 큰 해가 되지는 않으나 문제는 초등학교 저학년일 경우 책이 경건한 배움의 도구일 뿐만 아니라 쉴 새 없이 입과 손으로 만지작거리는 친숙한 ‘짝궁’이라는 점에서 일반 책과 차별화된 교과서 제작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새책증후군, 교과서에도 있을까

새 집에 이사가 두통 등을 호소하며 나타나는 ‘새집증후군’처럼 새 책도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새 책에도 이와 비슷한 새책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

새책증후군이란 책 제작 과정에서 사용된다고 알려져 있는 잉크, 접착제, 코팅 비닐 등에 포름알데하이드와 같은 인체에 유해한 화학성분이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을 말한다.

즉 책을 제본하는데 쓰이는 접착제, 인쇄를 할 때 사용되는 잉크 등에 포름알데히드, 페놀, 크실렌 등의 독성이 강한 화학성분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에 따른 건강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

대한소아과학회 오재원 전문위원은 “새 책의 화학성분들이 어린이들이 책을 읽는 동안 호흡기나 피부에 영향을 미쳐 두통이나 알레르기 비염, 천식, 아토피피부염 등 피부질환을 일으킨다”며 “또 눈 근육에도 영향을 줘 장기적으로는 근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뿐만 아니라 천식이나 아토피피부염 등 이미 알레르기성 질환을 갖고 있거나 앓았던 적이 있는 어린이라면 재발의 위험이 있으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새집증후군이 일정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는 것처럼 새책증후군 또한 일정 시간이 지나면 큰 문제가 없다.

그렇지만 새 교과서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서점에서 사는 새 책과는 약간 다르게 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지적이다.

12년의 학교생활 동안 일 년에 두 번씩 꼬박꼬박 10권 이상의 새 책의 교과서를 한꺼번에 받는데다가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교과서에 입을 대는 경우도 적지 않고, 일반 책과 다르게 하루 종일 학생들이 접하고 있는 만큼 교과서와 건강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 교과서, 이제는 아이들 건강도 고려해야

아이들이 매일 접하는 교과서지만 현재 교과서 제작은 일반 새 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교과서 종이의 무게, 두께, 인장광도, 광택도, 불투명도의 기준 등은 있지만 새책증후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잉크나 접착제 성분 등에 대한 규제는 없다. 정부가 인정한 국정 교과서라고 해서 특별히 아이들의 건강을 고려해 환경친화적인 잉크를 사용하거나 하지 않는다는 것.

교육부 관계자는 “책에 인쇄되는 잉크나 잉크 성분에 대한 다른 기준은 없고 다만 권장사항으로는 친환경상품 인증 용기나 형광지수 7.0 이하 등의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

교과서에 쓰이는 종이의 경우 한 번씩 두루마리 휴지에서 문제가 되는 형광증백제는 쓰이지 않는다는 것이 교과서 종이를 제조하는 한 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종이를 만들때 들어가는 성분들은 유해하지 않은 것으로 하게 된다”며 “형광증백제의 화학적 구조는 4~5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 유해한 것도 존재하긴 하지만 유해한 것은 쓰고 있지 않으며 일부에서 사용한다 하더라도 FDA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광택도의 경우도 눈의 피로도를 고려해 교육부의 기준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잉크와 접착제의 경우는 일반 책과 별로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교과서를 직접 만드는 한 업체 관계자는 “교과서라도 해서 따로 친환경적인 잉크나 접착제를 사용하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처럼 화학성분이 들어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 잉크나 접착제에 대한 규정이 교과서를 만들 때 따로 규정되지 않아 관계자들은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한 교과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설 참교육연구소 권재원 부서장은 “친환경적인 교과서는 당연히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초등학생은 직접 입에 들어가거나 잉크가 묻은 손을 입에 대기도 하는 만큼 생태적인 교과서가 연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과정평가원에 몇 차례 참여했던 현직 모 교사도 “교과서의 견본을 미리 보면 내용에만 지나치게 중요성을 부여하거나 무게나 겉표지에만 신경쓴 나머지 건강과 관련된 기준은 전혀 없어 문제가 있다고 느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아토피나 천식을 앓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교과서와 건강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며 학부모나 학생들도 새책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 새책을 구입하거나 받은 후 며칠 동안은 바람이 잘 부는 곳에 책을 펴 두는 것이 좋다고 덧붙인다.

이와 함께 책과 눈의 거리는 최소 30cm 이상을 유지해 올바른 자세를 취하면 유해한 냄새가 직접적으로 코에 닿는 것을 막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알레르기가 있는 어린이의 경우 새 책 종이에서 나오는 냄새뿐 아니라 책 먼지도 건강에 좋지 않으므로 아이 방에 책을 여기저기 흩어져 있지 않게 잘 정리하거나 가능하면 책장에 정리하해 넣어 두는 것이 좋다고 덧붙인다.

 

메디컬투데이 조고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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