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신고식 단골메뉴 '얼차려·음주', 복수심리?

원나래 / 기사승인 : 2008-02-26 21: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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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위협 가능성도 있어 의식개선 절실히 필요해 대학 문에 들어서기 전 신입생은 여러 가지 과정을 거친다. 새내기 새로 배움터라 불리는 대학생활 예비 교육 OT(오리엔테이션)와 MT(멤버십 트레이닝)의 대학생 신고식이 바로 그것.

문제는 이 같은 대학신고식이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보다는 심한 단체기합으로 매년 사건·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신고식이 선후배의 친분도모 보다는 단체기합 소위 ‘얼차려’로 인한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단체기합이 유대감과 의리를 가르치고 정신무장·팀워크를 키울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매년 되풀이되는 잘못된 대학신고식의 악습으로 피해가 심각해 의식개선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얼차려, 현실은 어떤가?

얼차려란 군대나 학교 등 단체 생활을 하는 곳에서 잘못한 사람을 단련한다는 뜻으로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가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정신무장과 협동을 위한 얼차려가 현재 대학에서 폭력과 강압적인 악습으로 변해 새학기인 지금 얼차려로 인한 심각한 폭력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대학교 신고식에서 단체기합으로 인해 쓰러지거나 부상을 당하는 학생들의 피해가 속출하면서도 매년 대학교 신고식에 대한 신체적 피해는 속수무책이다.

지방의 한 체대생 박윤승씨(가명 22)는 “OT에 단체기합이 프로그램으로 속해있어 가기 싫었지만 선배들의 강압에 안 갈 수 없었다”며 “오리걸음과 진흙탕에 하루 종일 굴러 저녁때 쓰러지는 동기들도 많았다”고 전했다.

이에 폭력뿐만 아니라 폭력에 음주폐해까지 더해져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이 문제다. 신입생 환영회, 동아리 모임, MT, 체육대회 등 거의 모든 행사 후에 접하게 되는 것이 ‘알코올’이기 때문이다.

인하대학교 가정의학과 김정우 교수는 “단체기합의 폭력은 신체적·정신적 폭력 모두 포함되고 여기에 음주까지 더해지면 위험성이 크다”며 “특히 강요에 의해 술을 마시게 되면 본인의 주량을 넘어서 갑작스런 급성 알코올 중독이 일어나 위험한 상황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본인의 주량을 넘어 술을 마시면 구토가 유발되고 술이 취해 중심을 잃어 넘어지거나 부딪치는 경우가 빈번히 생겨 외상 가능성이 크다. 심각한 경우 뇌손상을 입을 가능성도 많다. 더 문제인 것은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그저 술이 취한 줄 알고 방치해 생명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얼차려, 일종의 복수심리?

단체기합에 대한 피해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매년 되풀이되는 ‘얼차려’가 일종의 복수심리의 반영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김정우 교수는 “단체기합은 ‘내가 당했으니 너도 당해봐라’와 같은 일종의 복수심리 등 다양한 심리가 복합적으로 만들어 진 것”이며 “폭력을 가하는 사람은 조직을 위해서 올바른 행위를 했다는 생각을 하는게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폭력은 학습되는 경우가 많고 집단 내에서의 모방심리도 크다고 말했다.

세브란스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는 “마음 속은 복수심리가 있을 수 있으나 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며 “이런 경우는 윗사람이 되면 단체기합이라는 것이 장점이 되는 면도 있어 조직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 후배가 당하는 입장을 생각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우리나라 악습중 하나인 ‘술 권하는 사회’란 말과 같이 술이 센 사람이 약한 사람에게 술을 권하는 것과 같은 현상이라며 '얼차려' 또한 권한이 강한 사람이 약한사람을 억압하는 우리사회의 문제점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되풀이 되는 악습 끊을려면 자기의식 개선 필요

대학교 신입 신고식의 단체기합으로 인한 피해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일부에서는 정부의 규제차원도 중요하지만 본인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도 대학생은 성인이기 때문에 본인이 깨닫고 의식을 개선하는게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강희철 교수는 “단체기합이란 후진국의 문화”라고 비판하며 “근대화 발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개별화와 상대의 존중이라는 두가지 열쇠”라고 전했다.

따라서 개별화와 상대의 존중은 문명 발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대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요소이며 우리사회에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문화가 아직까지 정착되지 않은 것을 문제로 지적하고 자기의지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사전 예방 교육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김정우 교수는 “사전 예방 교육이 무엇보다 필요하며 피해자에 대한 학교 상담 시설의 조기 개입이 중요하다”며 “학교를 계속 다녀야 하고 선배들을 계속 봐야 한다는 특성 등을 고려해 단체의 형태와 특성에 따라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메디컬투데이 원나래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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