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주입식 교육, 먹거리 '편식' 아이 만들라

조고은 / 기사승인 : 2008-05-19 19: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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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교육, 더욱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하는 이유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방침의 반대시위는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이슈임에 틀림없지만 그 시위의 한 가운데 성인보다 많은 학생들이 존재하면서 많은 뉴스를 낳고 있다.

이 때문인지 정부도 최근 수입산 쇠고기와 관련한 교육자료를 제작해 각 시도 교육청을 통해 배포하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에 대해 정부의 자료 배포가 지나치게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내용만을 담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 특히 관계자들은 아직 정확한 판단력을 가질 수 없는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아직 논란중인 사안에 대해 한 쪽의 입장만 전달할 경우 편협된 정보로 인해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 광우병 주입식 교육, 먹거리 정보 '편식'

최근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된 계기수업 교사용 자료와 학생용 만화자료를 시․도교육청에 배포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배포한 홍보 만화를 살펴보면 광우병이 현재 왜 논란이 되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은 없이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내용만을 주로 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교육 현장의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은 “정부의 일방적인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홍보하는 계기수업 교사용 자료와 학생용 만화자료를 시·도교육청에 배포하겠다고 말했다”며 “교과부가 계기수업 자료를 배포하고 시·도교육청이 계기수업을 강행하고자 할 경우 전교조는 전문가의 견해가 포함되고 대다수의 국민들이 객관성을 인정하는 자료를 엄선해 모든 조합원과 교사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것은 성장기 우리 학생들이 편향된 시각에 의해 작성된 편협한 자료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자료들을 통해 올바른 가치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며 이것이 교사로서의 올바른 자세라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아직 결론이 지어지지 않은 문제에 대해 양 쪽의 균등한 의견 대신 한 쪽의 입장만을 부각시킬 때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전문가들도 우려하는 분위기다.

서울의 한 대학 교육심리학과 교수는 “아직 논란 중인 문제에 대해 한 쪽의 의견만 교육한다면 균형감각을 잃게 될 수 있다”며 “판단력이 강한 아이들은 오히려 혼란스러워할 수 있고 초등학교 저학년일 경우에는 교육 내용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자기 판단력이 없는 초등학교 저학년은 한 쪽의 입장만을 교육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경희의료원 소아정신과 반건호 교수도 “일반적으로 결론이 지어지지 않은 사항에 대해 어린이나 청소년에게 한 쪽 의견만 전달하는 경우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이나 유치원생은 스스로 평가 능력이 낮기 때문에 교육을 받은 내용에 대해 오래도록 기억하고 그대로 믿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물론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 고등학생의 경우 본인이 문제에 대해 다양한 방면으로 접근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만큼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 예상되지만 이들 또한 오히려 한 쪽 입장만 전달 받을 경우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

이는 마치 TV 프로그램의 연령 제한이나 청소년이 많이 시청하는 시간대에 규제되는 담배, 술 등의 광고 등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즉 판단력이 부족한 어린 아이들에게 한 가지의 정보만 주었을 때 그대로 믿게 되거나 판단력이 강한 청소년이라고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특정 사항을 교육할 경우 혼란 또는 그 방향으로 쏠릴 수 있다는 것이다.

◇ 공정·객관적 교육, 토론문화 앞당긴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한 교육에 있어서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전달이 필수사항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세상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하게 하는 것이 교육의 목적인 만큼 여러 가지 의견을 골고루 아이들이 제시하고 아이들 스스로가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더불어 여러 가지 다양한 의견을 제시해 줄 때 서로 토론을 통해 의견을 교환할 수 있어 단순히 어떤 것이 정답인지 구분하는 획일적인 교육에서 벗어나 더욱 창의적인 교육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런데 정작 교육을 하는 자료가 객관적이고 공정해 아이들에게 배포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판단할 필터링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미국산 쇠고기 홍보자료의 경우도 농림부가 제작한 후 교육 관련 주 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는 단순히 시도 교육청으로 이를 전달만 했을 뿐 중간에 자료에 대한 검토는 없었다.

교과부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 자료는 참고자료 정도이기 때문에 정보제공의 차원에서 이해하면 된다”라며 “자료의 사용은 시도 교육청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미국산 쇠고기 자료도 시도 교육청의 자율에 맡긴다는 것이 교과부의 입장이지만 실제로는 교육을 해야 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전교조 현인철 대변인은 “자율적으로 하라고는 했지만 사실상 계기교육을 하라는 얘기”라며 “계기수업과 관련된 수업은 학교장 승인 수업이지만 학교의 제정은 시도 교육청에 달려있고 시도교육청의 제정은 다시 교육부에서 관할하기 때문에 사실상 이를 따르지 않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이에 현인철 대변인은 “학교 승인 사항은 주로 학교장이 맡아 하지만 앞으로 더 나은 교육을 위해서는 자율에 맡긴다는 명분하에 제공되는 자료에 대해 학교장의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학교의 교사와 학교장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힌다.

 

메디컬투데이 조고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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