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 고위험 유전자 보유하면 생활 습관 개선해도 치매 위험 높아

이승재 의학전문기자 / 기사승인 : 2026-06-08 09:09:27
  • -
  • +
  • 인쇄

"이 기사는 메디컬투데이와 아임닥터가 엄선한 의료인 및 의대생 자문기자단이 검토 및 작성하였습니다. 건강한 선택을 돕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의학 정보만을 전해드립니다."

▲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유전자형인 ‘APOE ε4’가 있는 고위험군 환자에서는 운동이나 혈압 조절 등의 치매 예방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DB)

 

[mdtoday = 이승재 의학전문기자]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유전자형인 ‘APOE ε4’가 있는 고위험군 환자에서는 운동이나 혈압 조절 등의 치매 예방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계와 모계의 유전적 결합에 따른 ‘APOE ε4’ 대립유전자 개수 및 생활 습관 요인이 장기적인 치매 발병률과 뇌 구조적 변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가 국제 학술지 '알츠하이머 및 치매: 진단, 평가 및 질환 모니터링(Alzheimer's & Dementia: Diagnosis, Assessment & Disease Monitoring)'에 실렸다.

알츠하이머병의 가장 강력한 유전적 위험 인자로 알려진 APOE ε4 유전자는 부모로부터 각각 하나씩 대립유전자를 물려받아 0개, 1개, 혹은 2개를 가질 수 있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식단, 금연, 혈압 및 당뇨 관리 등 일상 속 ‘수정 가능한 위험인자(modifiable risk factors, mRF)’를 조절하는 것이 유전적 취약성을 상쇄하고 치매를 예방하는 정설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러한 건강한 생활 습관 중재가 ‘APOE ε4’ 유전자를 2개 보유한 고위험군에서도 동일한 방패 역할을 해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임상적 근거가 불명확했었다.

일본 규슈 대학교(Kyushu University) 의학연구원 니노미야 토시하루 교수 및 이화학연구소(RIKEN) 공동 연구팀은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일본 성인 9605명의 대규모 코호트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전자형 분석과 mRF 점수 정밀 평가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APOE ε4’ 대립유전자 개수(0개, 1개, 2개)에 따라 환자군을 분류한 뒤, 생활 습관 관리 수준이 실제 치매 발병률 및 뇌 MRI 상의 미세 구조적 손상도에 미치는 생물학적 인과 관계를 추적했다.

분석 결과, 전체 치매 발병 위험도는 ‘APOE ε4’ 대립유전자의 개수에 비례해 가파르게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양측 부모로부터 유전자를 모두 물려받은 2개 보유자(동형접합)의 경우, 유전자가 없는 대조군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도가 무려 10배 이상 폭증하는 강력한 유전적 취약성을 나타냈다.

가장 주목할 반전은 생활 습관 조절 효과가 유전자 개수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작용했다는 점이다. ‘APOE ε4’ 유전자가 0개이거나 1개만 보유한 환자군에서는 혈압, 혈당, 신체 활동 등 mRF 점수를 낮고 건강하게 관리할수록 치매 발병 위험도가 유의미하게 대폭 감소하는 뚜렷한 예방 효과가 관찰됐다.

반면, 유전자를 2개 가진 고위험군 환자들 사이에서는 일상 속 위험 인자를 아무리 철저하게 관리하더라도, 관리가 불량한 환자군과 비교해 치매 발병률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격차가 유도되지 않았다.

이러한 수치는 뇌 조직을 촬영한 MRI 진단 성적표에서도 고스란히 확증됐다.

유전자가 0~1개인 그룹에서는 우수한 생활 습관 관리가 뇌 위축(Brain atrophy)을 지연시키고 인지 저하를 유도하는 백질 변성(White matter lesions)의 형성을 유의미하게 차단하는 방어 인자로 작용했다.

그러나 유전자를 2개 가진 그룹은 일상 속 대사성 관리 상태와 독립적으로, 뇌 전반에서 심각한 조직 위축과 광범위한 백질 통로 손상이 진행되는 불량한 예후를 보였다.

유전적 변형에 따른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 beta) 단백질 축적 및 신경 독성 메커니즘이 일상적인 혈관성 위험 인자 제어 범위를 넘어서는 강력한 유해 드라이버로 작용했음을 시사하는 생물학적 증거다.

연구진은 이러한 임상적 근거를 바탕으로 부모 모두에게서 ‘APOE ε4’ 유전자를 물려받은 동형접합체 상태가 일상적 위험 인자 관리의 예방 효능을 무력화하는 독립적이고 강력한 유전적 요인이며, 유전자 스크리닝을 기반으로 고위험군을 조기에 분류하고 차별화된 분자 표적 치료 요법을 가이드하는 것이 치매 정밀 의학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메디컬투데이 이승재 의학전문기자([email protected])

어플

[저작권자ⓒ 메디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혈압 유전변이와 치매 사망의 연관성 발견...맥압이 핵심 신호
살 찌더라도 걱정 끝?...금연 후 체중 증가 적을수록 인지기능 더 잘 지켜졌다
치매는 피할 수 없을까?...뇌 건강 지키는 취미의 힘이 다시 주목받는다
혈압 변동성, 뇌 건강 나쁘다는 신호
간단한 혈액검사로 알츠하이머·파킨슨 조기 진단
뉴스댓글 >

정보격차 없는 경제뉴스

HEADLINE

상하이 최대 한인포털

많이 본 기사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