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넘으면 노쇠 위험 급증… “코로나보다 나이의 영향 커”

이가은 / 기사승인 : 2025-08-14 15: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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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10년 추적 연구, 연령 맞춤형 개입 중요성 강조
▲ (사진=DYPHI Inc. 제공)

 

[mdtoday=이가은 기자] 일본의 한 지방도시에서 10년에 걸쳐 고령자들을 추적한 연구 결과, 노쇠(frailty) 발생률은 코로나19와 같은 시기적 요인보다 연령, 특히 75세 이상 고령 여부가 더 큰 영향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는 도치기현 A시에 거주하는 65세 및 70세 고령자를 대상으로 5년 간격으로 추적 관찰한 결과이며, 노쇠 평가는 일본 후생노동성이 채택한 ‘기본 체크리스트(Kihon Checklist)’를 활용했다.


연구에 따르면, 65세에서 70세로 넘어갈 때의 노쇠 발생률은 5.4%였지만, 75세에서 80세로 넘어가면서는 19.9%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70~75세 연령군을 비교했을 때, 코로나19 유행 기간(2017–2022)과 그 이전 기간(2012–2017) 사이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에 연구진은 “일시적 감염병 유행보다 75세를 전후한 생물학적 변화가 노쇠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고 결론지었다.

노쇠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연령대에 따라 달랐다. 65~74세에서는 야외활동 감소와 우울감이 주요 위험요인이었고, 75세 이상에서는 신체기능 약화와 구강기능 저하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75세에 노쇠(frail)로 분류된 사람 중 5년 후 건강(robust) 상태로 회복된 사례는 없었으며, 전노쇠(pre-frail) 상태에서도 회복률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는 “노쇠는 되돌릴 수 있는 상태”라는 기존 인식에 경각심을 주는 결과다.

이번 연구는 동일 지역에서 동일 평가도구로 10년간 추적한 드문 사례로, 연구진은 “2025년이면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가 모두 75세를 넘기게 되는 만큼, 이 연령대를 기준으로 하는 노쇠 예방 정책 수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75세 이상을 ‘진짜 고령자(old-old)’로 분류해 별도의 개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제언도 덧붙였다.

이 연구는 객관적인 신체기능평가나 노인포괄평가가 아닌 기본 체크리스트에 의한 조사라는 한계가 있으나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한국은 2024년 말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으며, 앞으로 75세 이상 고령 인구의 증가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의료 및 돌봄 수요의 급증이 불가피하며, 기존의 ‘65세 이상’을 기준으로 한 고령자 정책에서 벗어나 ‘75세’를 새로운 정책 전환점으로 삼아 연령대별 맞춤형 노쇠 예방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향후에는 지역사회 기반의 신체기능 평가와 구강 건강 관리 프로그램이 보다 체계적으로 설계·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2024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75세 이상 고령자는 노인여가문화시설 중 경로당 이용률이 가장 높았으며, 특히 80세 이상에서는 35.5%에 달해 경로당이 노쇠 예방사업의 최적 거점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추진 중인 ‘스마트 경로당’ 사업이 실제 경로당 이용자의 신체기능 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며, 경로당 수가 부족한 서울·수도권 지역에서는 노인복지관이 7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신체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정책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DYPHI Inc. 길보라 간호사는 "다만, 실제 복지관이나 건강장수센터 등에서 활동하는 어르신들을 살펴보면, 이미 노쇠 상태인 분들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는 현장의 지적도 있다. 이는 시설 이용자의 특성과 자발적 참여 성향이 반영된 결과일 수 있으며, 진정한 고위험군은 오히려 이러한 공공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정책 설계 시 사각지대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문은 2025년 7월 일본 노인의학회 공식 학술지 Geriatrics & Gerontology International에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이가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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