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진단도 안 믿는 보험사…보험금 지급 거절 67%가 ‘주치의 진단 불인정’

김주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6-09 08:4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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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원, 최근 5년 피해구제 분석
보험사, ‘의료자문’ 요구에 보험금 심사 중단…소비자 피해 계속
▲ 한국 소비자원이 발표한 보험금 지급 거절 사유(사진= AI 생성 이미지)

 

[mdtoday = 김주성 기자] 보험사가 주치의의 진단이나 치료를 인정하지 않고 의료자문을 요구하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보험 관련 피해구제 신청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 930건 중 798건(85.8%)이 보험금 지급 거절과 관련된 사례로 확인됐다.

보험금 지급 거절 사유로는 ‘주치의 진단·치료 불인정’이 538건(67.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약관 적용 이견’ 165건(20.7%), ‘손해액 이견’ 72건(9.0%) 순이었다.

특히 주치의 진단이나 치료를 인정하지 않은 538건 가운데 377건은 소비자가 보험사의 의료자문 요구에 동의하지 않거나 자문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자문은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여부를 심사하기 위해 진료기록 등을 외부 의료기관이나 제3의 의사에게 검토하도록 의뢰하는 절차다.

실제 대학병원에서 자기공명혈관조영술(MRA) 검사 후 경동맥 폐쇄 및 협착 진단을 받은 A씨는 보험사에 뇌졸중 진단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사가 유의미한 혈관 협착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의료자문 동의를 요구하고 보험금 심사를 중단한 사례도 있었다.

보험사가 의료자문을 요구한 377건 중 환자의 주치의가 종합병원급 의료기관 소속인 경우는 145건(38.5%)으로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의과대학 부속병원 소속 의사 사례는 99건에 달했다. 당초 보완적 절차로 도입된 의료자문 제도가 대학병원 전문의 진단까지 뒤집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사가 의료자문을 이유로 지급을 거절한 보험금은 평균 1618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금액별로는 ‘1000만원 이상~3000만원 미만’ 구간이 39.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는 의료자문이 보험금 지급 거절 수단으로 남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2021년 8월 ‘의료자문 내부통제 기준’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다만 자문 요구 대상 등에 대한 별다른 제한이 없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비자원은 보험사의 불필요한 의료자문 요구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에 ‘의료자문 내부통제 기준’ 개선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소비자들에게는 고액의 비급여 치료 전 보험금 지급 기준을 사전에 확인하고, 보험사가 의료자문을 요구할 경우 의뢰 사유와 질의 내용 등에 대한 설명을 요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메디컬투데이 김주성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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