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대신 공상처리ㆍ개인치료 경험 질문에…응답자 40% ‘그렇다’

이재혁 / 기사승인 : 2021-03-11 19:4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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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삼성전자노조 광주사업장 안전보건진단 결과 공개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에서 노동자 10명 중 4명은 산재 신청을 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공상 처리나 개인 치료로 이를 대체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11일 홈페이지에 2021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광주사업장 안전보건진단결과 종합보고서를 공개하고 조합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개선안을 회사 측에 권고했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은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주요 생산품으로 하며 2610여명 가량의 종업원이 근무한다. 생산 방식은 롤러 컨베이어에 의한 부품 조립 및 완성품 제작이다.

주요 유해 위험요소로는 롤러컨베이어에 의한 중량물 취급 및 조립작업 중 중량물 취급, 장시간 단순반복작업, 부자연스로운 작업 동작 및 자세 등이 있다.

지난해 6월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조합원 대상 근골격계 질병 실태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해 설문 참여 조합원 53명 중 목, 어깨, 허리, 손목 등 근골격계 질병을 가지고 있는 비율이 90%(45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한 바 있다.

보고서 중 산업재해건수 및 조직문화 분야에 대해 조합원 212명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나는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으로 4일 이상의 병원요양치료가 필요함에도 산재신청을 하지 않고 공상이나 개인치료로 대체한 적이 있다’는 질문에 응답자의 38.7%가 ‘그렇다’라고 대답했다. 그 중에서 약 84.9%가 인사상 불이익이 두려워 산재신청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상처리는 업무 중 부상 발생 시 이를 산재로 처리하지 않고 노동자와 사업주가 일정 금액으로 합의하는 것을 말한다.

이어 ‘나는 우리 회사가 산재신청을 해도 인사상 불이익이나 상사의 눈치를 받지 않을 정도의 건강한 조직문화가 조성돼 있다고 생각한다’라는 문항에 응답자의 15.1%만이 ‘그렇다’고 대답했을 뿐 84.9%가 ‘아니다’라고 응답했다.

한편 근골격계질병으로 4일 이상 병원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조합원은 40.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집단심층면접 평가에서 ▲최근 3년간 중대재해 및 산업재해 건 수 ▲공상 유도 및 산재은폐 행위가 있는지 여부 ▲산업재해 기록 및 재해발생보고서는 작업자 및 노조가 요구하는 경우 이를 공개하고 있는지 여부 ▲산재신청 시 회사는 자료제공 등 재해자의 산재신청에 적극 협조하고 있는지 여부 ▲산재신청에 따른 인사상의 불이익 조치가 있는지 여부 ▲공상 유도 및 산재은폐 행위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 물어봤다.

이에 대해 참석자들은 “2009년 5월 쯤 설비 작업자가 깔려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산재건수는 회사가 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확인이 어렵다” 등의 대답을 내놨다.

조합원 A씨는 “노동조합이 확인한 자료에 의하면 최근 10년간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에서 근골격계 질병으로 산재 신청한 건수가 6건에 불과하고, 이중 그나마 산재로 인정된 것이 2건 정도로 알고 있다”며 “근골격계 질병으로 산재처리 못하고 공상이나 개인병가로 처리된 것이 한 해에 수십건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어 광주사업장의 산재은폐 문제가 심각하다. 회사눈치를 보지 않고 조합원이 편하게 산재신청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산업재해 기록 및 재해발생보고서는 작업자 및 노조가 요구하는 경우 이를 공개하고 있는지 여부 ▲산재신청 시 회사는 자료제공 등 재해자의 산재신청에 적극 협조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B조합원은 “최근 조합원 2명이 근로복지공단에 근골격계 질병으로 산재신청을 했지만 회사로부터 자료협조는 기대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회사의 답변서에서 재해자에게 불리한 기록들만 확인했다”며 “근로복지공단에서 광주공장 현장조사에서 재해자를 대변할 노동조합의 현장조사 참여를 요청했으나 회사의 반대로 현장조사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대로 회사 측에서는 7~8명의 환경안전부서 직원이 나와 회사 논리만을 강조하고 있었다”며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은 아직 노동자의 산재인정을 받아들일 분위기가 전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 밖에 “병가 신청자들에 대해서는 관리자가 면담일지를 작성하고 있으나, 노조나 당사자가 자료요청하면 이마저도 제공하지 않는다”거나 “산재신청하거나 병가 사용신청을 하면 하위 고과 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 안전사고로 다쳐 병가 사용해도 하위고과를 줘 왔다” 등의 응답이 이어졌다.

이 같은 내용과 관련해 보고서는 “노동조합에 기본적인 사업장 재해통계자료조차 공개하지 않는 것은 노동조합의 산업안전보건활동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바람직하지 않은 태도”라며 “일선 현장에서의 산재은폐 행위가 관리자를 중심으로 오랜 기간 지속돼 왔고, 조직문화로까지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장 산업재해에 관한 통계자료는 안전보건활동의 가장 기초자료이다. 사업장 누구든 열람하고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공상처리 및 산재은폐행위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에 따른 범죄행위에 해당한다”며 “그동안의 산재은폐행위에 대해 최고경영자의 공식 사과와 이후 산재은폐행위 근절을 위한 최고경영자의 준법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개선 과제를 제시했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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