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은 가장 익숙한 치료 수단이지만, 동시에 오해와 착각도 많다. 같은 진통제라도 성분과 작용, 복용법은 모두 다르지만 우리는 이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 채 습관처럼 약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약수다(약이 되는 수다)’는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의약품을 중심으로 성분과 작용 기전, 복용 시 주의사항, 잘못 알려진 정보 등을 짚는 기획이다. 의사·약사 등 전문가 설명을 바탕으로, ‘왜 이 약을 먹는지,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를 쉽게 풀어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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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주사만 맞으면 살이 빠진다”는 입소문과 함께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사진=DB) |
[mdtoday = 김미경 기자] 최근 “주사만 맞으면 살이 빠진다”는 입소문과 함께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위고비, 삭센다, 마운자로 등 GLP-1 계열 약물이 체중 감량 효과를 앞세워 주목받으면서, 단순 미용 목적의 사용이나 온라인 직구 사례까지 늘어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 약물은 단순한 ‘다이어트 주사’가 아니라, 명확한 적응증과 사용 기준이 있는 전문의약품이다. 효과뿐 아니라 부작용과 장기 관리 필요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치료라는 점에서, 무분별한 사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작용 원리와 효과, 그리고 반드시 알아야 할 사용 기준에 대해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조윤경 교수의 설명을 통해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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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조윤경 교수 (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
조윤경 교수는 최근 비만 치료 패러다임이 기존의 식이조절과 운동 중심에서 ‘호르몬 기반 치료’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 중심에 있는 게 GLP-1 기반 비만 치료제다.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것을 넘어 식욕 조절과 대사 개선을 동시에 유도하는 치료라는 점에서 기존 약물과 차별화된다는 것이다.
GLP-1은 식사 후 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 호르몬으로, 뇌에 포만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GLP-1 계열 약물은 이러한 호르몬 작용을 강화하거나 모방해 시상하부와 보상회로에 영향을 주고 식욕을 억제한다. 동시에 위 배출을 지연시켜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도록 만들어 자연스럽게 음식 섭취량을 줄이고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나게 한다.
여기에 더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하는 효과도 있어 혈당 조절까지 함께 이뤄진다. 조 교수는 “체중 감소와 대사 개선이 동시에 나타난다는 점이 GLP-1 기반 치료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약물이 처음부터 비만 치료제로 개발된 것은 아니다. 조 교수에 따르면 GLP-1 기반 치료는 원래 2형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되던 약물이다. 초기에는 혈당을 효과적으로 낮추기 위한 치료로 개발됐지만, 임상시험 과정에서 환자들의 체중이 의미 있게 감소하는 결과가 일관되게 확인됐다.
이후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에서도 체중 감량 효과가 독립적으로 입증되면서 현재는 비만 치료의 중요한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조 교수는 “단순히 ‘당뇨약을 사용하다 보니 체중이 감소했다’는 수준을 넘어 현재는 체중 감량 자체를 목표로 활용되는 치료 전략으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체중 감량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GLP-1 계열 치료는 평균적으로 초기 체중의 약 10~15% 수준의 감소를 기대할 수 있으며, 일부 약제에서는 더욱 큰 폭의 체중 감소가 보고되고 있고, 환자에 따라 20% 이상의 감량 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다만 실제 임상에서는 약물 순응도나 충분한 용량 도달 여부, 생활 습관 개선 여부에 따라 치료 효과에 개인차가 존재한다.
부작용 역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다. 조 교수는 “GLP-1 계열 치료에서 가장 흔한 부작용은 위장관 증상인데, 대표적으로 오심·구토·복부 불편감·조기 포만감·변비 등이 있고, 주로 치료 초기 단계에서 나타난다”며 “이 때문에 초기에는 용량을 서서히 늘리는 방식이 권장되고, 상당수 환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 배출 지연으로 인해 위 내 음식물이 오래 머무를 수 있으므로 위내시경 검사 예정 시에는 반드시 의료진에게 GLP-1 기반 치료제 사용 여부를 알리고, 검사 전 중단 기간에 대해 상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담석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기존에 담석이 있거나 관련 위험 인자를 가진 환자에는 주의가 필요하고 당뇨병 환자, 특히 고혈당 상태였던 환자는 혈당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당뇨병성 망막병증이 일시적으로 악화할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매우 드물게 시신경 관련 이상이 보고된 사례도 있으나, 약물과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아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체중 감량 효과가 크다는 점만 보고 약물을 시작하는 경우, 중단 이후를 간과하는 경우도 많다. GLP-1 계열 치료는 약을 끊으면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이는 비만을 단순한 생활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으로 이해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며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비만 역시 치료를 지속해야 효과를 유지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약물 치료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식습관 개선과 운동을 통한 근육량 유지가 병행돼야 약물 중단 이후 체중 재증가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의해야 할 점은 모든 환자에게 GLP-1 기반 약물이 적합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조 교수는 “갑상선 수질암 병력이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다발성 내분비종양증후군 2형이 있는 경우에는 GLP-1 계열 치료를 피해야 한다”며 “임신 또는 수유 중인 경우에도 사용이 권고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반복적인 췌장염 병력이 있거나 위 배출 장애가 심한 환자에는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특히 고령 환자, 근감소증이 동반된 환자, 또는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에서는 체중 감소가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으며, 근육 감소로 인해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어 이러한 환자는 개별적인 상태를 충분히 평가한 후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간편한 다이어트 수단’이 아니라, 적절한 대상과 기준 아래에서 사용해야 하는 치료제다. 따라서 효과와 위험을 함께 이해하고, 전문가 상담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메디컬투데이 김미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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