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에서 약으로... 유전자 조작 대장균으로 페트병을 레보도파로 전환

조민규 의학전문기자 / 기사승인 : 2026-04-16 08:3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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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려진 플라스틱을 단순한 폐기물이 아니라 의약품 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 DB)

 

[mdtoday = 조민규 의학전문기자] 버려진 플라스틱을 단순한 폐기물이 아니라 의약품 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페트 플라스틱을 유전자 조작 대장균으로 전환해 파킨슨병 치료제의 핵심 성분인 레보도파를 생산할 수 있음을 확인한 연구 결과가 ‘지속가능성(Nature Sustainability)’에 실렸다.

플라스틱 폐기물은 상당량이 매립지로 향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돼 수자원과 생태계, 나아가 인체 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는 문제로 지적돼 왔다.

연구진은 플라스틱을 환경 부담의 원천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화학 구조 속에 탄소를 품고 있는 잠재적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음료병과 식품 포장재에 널리 쓰이는 페트에는 유용한 탄소 원자가 포함돼 있어, 이를 생물학적 공정을 통해 고부가가치 물질로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된 대장균을 이용해 페트를 레보도파로 전환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레보도파는 파킨슨병 환자의 떨림과 근육 경직 등 대표적인 증상을 완화하는 데 가장 널리 사용되는 치료제다.

전 세계적으로 파킨슨병 환자는 10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치료제 수요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의 화석연료 기반 화학 공정을 대체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생산 방식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존 레보도파 생산은 여러 단계의 화학 반응을 거쳐야 하고, 화석연료 기반 원료와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 비용과 탄소 배출 부담이 큰 편이었다. 연구진은 이번 접근법이 이러한 한계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같은 연구진은 폐플라스틱으로 흔한 진통제인 파라세타몰을 만드는 데도 성공한 바 있다. 당시 연구에서는 1리터짜리 페트병 하나에 들어 있는 플라스틱의 최대 90%를 24시간 만에 파라세타몰로 전환했는데, 이는 500mg 정제 9개 분량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연구진은 실제 상용화를 위해서는 비용 효율적인 제조 공정을 구축해야 하고, 규제기관이 요구하는 엄격한 안전성과 품질 기준도 충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충분한 양의 폐플라스틱을 안정적으로 수거하는 문제 역시 중요하다.

결국 장기적인 투자와 함께 과학계, 산업계, 정책 당국의 긴밀한 협력이 뒷받침돼야만 이 같은 기술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판단이다.

이번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앞으로는 일부 플라스틱 폐기물이 환경오염의 상징이 아니라 치료제를 만드는 원료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생물학과 공학의 결합이 미래 의약품 생산 방식 자체를 바꿔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메디컬투데이 조민규 의학전문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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