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욕억제제 복용자 60%, ‘비만 진단’ 없이 먹어

박성하 기자 / 기사승인 : 2026-03-17 08:3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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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세 복용 경험자 257명 조사…부작용 호소 10명 중 7명
연구진 “성분별 오남용 관리와 상담 연계 체계 필요”
▲ 경구용 식욕억제제 복용 경험자 가운데 59.5%는 비만 진단 없이 체중 감량 목적으로 약을 먹었고, 73.5%는 부작용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DB)

 

[mdtoday = 박성하 기자] 경구용 식욕억제제 복용 경험자 10명 중 6명은 비만 진단 없이 체중 감량 목적으로 약을 먹었고, 10명 중 7명은 부작용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구용 식욕억제제 사용이 비만 치료보다 체중 감량 목적에 더 폭넓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복용자 다수는 비만 진단을 받지 않았는데도 약을 선택했고, 상당수는 복용 과정에서 신체적·정신적 이상 반응을 경험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의약품 남용에 대한 국민의 인식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보면, 2022년부터 2025년 사이 경구용 식욕억제제를 복용한 적이 있는 19~64세 성인 257명을 조사한 결과 59.5%는 비만 진단 여부와 관계없이 체중을 줄이기 위해 약을 복용했다고 답했다.

 

(자료=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제공)


의사에게 비만을 진단받고 치료 목적으로 복용했다는 응답은 34.6%였다. 이 밖에 주위 권유로 복용한 경우는 8.9%, 고혈압·당뇨병 등 질환 치료 목적은 8.6%, 호기심에 복용했다는 응답은 3.9%로 집계됐다.

이 같은 사용 양상은 경구용 식욕억제제를 체질량지수(BMI) 27 또는 30 이상인 경우에 한해 단기간 사용하도록 한 대한비만학회 진료 지침과는 거리가 있다.

부작용 경험 비율도 높았다. 응답자의 73.5%는 복용 뒤 부작용을 겪었다고 답했다. 주요 증상으로는 입마름이 72.0%로 가장 많았고, 두근거림 68.8%, 불면증 66.7%가 뒤를 이었다. 정신건강 관련 증상도 확인됐다. 우울증은 25.4%, 성격 변화는 23.8%, 불안은 22.8%였다. 자살 충동을 경험했다고 답한 사례도 3명(1.6%) 있었다.

문제는 이상 반응이 나타난 뒤에도 복용이 이어졌다는 점이다. 부작용을 겪은 응답자 가운데 76.7%는 약 복용을 중단하지 않거나 일정 기간 중단한 뒤 다시 복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작용 때문에 복용을 완전히 멈춘 비율은 23.3%에 그쳤다.

경구용 식욕억제제는 의료용 마약류로 분류되며 의존성과 중독 위험이 있다. 연구진은 다이어트를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 대중매체 확산, 경쟁적인 의료서비스 환경이 맞물리며 의약품 오남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성분별 예방·관리 전략을 마련하고, 의사와 약사 등 보건의료 인력이 오남용 위험군을 상담과 치료로 연결하는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함께 내놨다.

 

메디컬투데이 박성하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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