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약사 향정 오투약 처벌 강화 추진...의료계·약계, 우려 제기

김미경 기자 / 기사승인 : 2026-03-17 08:3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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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약류취급자인 의사나 약사 등이 법을 위반해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경우 처벌을 일반인과 동일한 수준으로 강화하는 법안이 추진되자 의료계와 약계가 우려를 나타냈다. (사진=DB)

 

[mdtoday = 김미경 기자] 마약류취급자인 의사나 약사 등이 법을 위반해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경우 처벌을 일반인과 동일한 수준으로 강화하는 법안이 추진되자 의료계와 약계가 우려를 나타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2월 의사 출신인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이 대표발의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에 대해 최근 심사를 시작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마약류취급자’는 ▲마약류취급의료업자(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수의사) ▲마약류관리자(약사) ▲마약류수출입업자 ▲마약류제조업자 등이다. 또한 마약류취급자가 법을 위반해 스스로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일반인이 법을 위반해 향정을 투약한 경우에는 종류에 따라 최대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형이 적용된다.

이에 대해 서명옥 의원은 마약류의 성질과 위해성을 일반인보다 더 명확히 인지하고 있는 마약류취급자를 일반인보다 가볍게 처벌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마약류취급자가 법을 위반해 향정을 투약한 경우에도 일반인과 동일하게 최대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을 개정안에 담았다.

그러나 의사 단체와 약사 단체, 정부 부처는 이러한 방안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대한의사협회는 “개정안의 입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마약류 취급자의 경우 현행 법체계에서도 형사처벌 외에 면허정지·취소 등 행정처분이 병과되는 구조로서 실질적인 제제 강도는 일반인보다 가볍다고 단정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형식적 비교를 근거로 법정형을 일률적으로 상향하는 것은 제재 체계 전반의 균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입법으로 판단되어 개정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마약류취급자의 위반 행위는 그 유형과 책임 정도가 매우 다양한데, 영리 목적의불법 유통이나 조직적 범죄행위와 같이 사회적 위해성이 큰 경우도 있으나 업무 과정에서의 착오, 판단상의 과실, 또는 비의도적 위반에 해당하는 사안도 존재한다”며 “그럼에도 위반 유형과 책임 정도에 대한 세밀한 구분 없이 일정 범주의 행위를 일괄적으로 상향된 법정형 체계에 편입시키는 것은 책임주의 및 비례원칙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고, 의료 현장의 특수성을 간과한 과도한 형벌 강화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고의적 불법 투약·오남용과 치료 목적의 적법한 처방 행위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을 법령상 구체화하고, 전문가 단체와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과도한 확대 적용을 방지하기 위한 예외 규정 및 적용 범위의 명확화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한약사회도 입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처벌 강화 범위를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약사회는 “개정안의 입법 취지에는 공감하나, 개정안의 제안 이유가 ‘자가 투여’에 대한 형평성 문제 해소에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취급’행위 전반에 대한 벌칙을 강화하는 것은 입법목적을 벗어날 우려가 있고 형벌의 비례성 원칙에 위반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처벌 강화 대상을 ‘오남용 목적의 자가 투여 또는 사용’으로 명확히 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업무상 지속적으로 마약류를 취급해야 하는 의료인 등 마약류 취급자에 대한 마약류 관리를 강화하려는 입법 취지에 공감하지만, 벌칙 기준 상향은 범죄 억제 효과 및 다른 법률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메디컬투데이 김미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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