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연구팀, 전장 유전체 분석으로 희귀 유전질환 진단율 높여

김미경 기자 / 기사승인 : 2026-01-30 09: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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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유전질환 의심 환자 대상 분석 결과, 46.2%에서 유전적 원인 규명… 기존 검사 한계 극복

▲ [사진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채종희, 이승복, 김수연 교수 (사진= 서울대병원 제공)

 

[mdtoday=김미경 기자]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희귀 유전질환이 의심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전장 유전체 분석(Genome Sequencing, GS)을 시행한 결과, 전체 가구의 46.2%에서 질환의 유전적 원인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기존 유전자 검사로는 진단이 어려웠던 14.6%의 사례에서 전장 유전체 분석을 통해 비로소 원인 확인이 가능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 최대 규모의 희귀 유전질환 환자군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기존 검사로는 진단에 이르지 못했던 경우에도 전장 유전체 분석이 효과적인 진단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채종희, 이승복, 김수연 교수 연구팀과 쓰리빌리언 서고훈 박사 연구팀은 희귀 유전질환이 의심되어 서울대병원을 찾은 국내 1,452가구(총 3,317명)를 대상으로 전장 유전체 분석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희귀 유전질환의 진단 성과와 임상적 활용 가능성을 분석한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현재까지 약 5,000~8,000종의 희귀 유전질환이 보고되었으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 관리를 위해서는 질환의 원인이 되는 유전 변이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기존의 엑솜 시퀀싱이나 유전자 패널 검사는 유전체의 일부만을 분석하기 때문에,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구조 변이나 비암호화 영역 변이 등을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유전체 전체를 포괄적으로 분석하여 거의 모든 유형의 변이를 한 번의 검사로 확인할 수 있는 전장 유전체 분석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환자의 주요 증상을 바탕으로 질환 유형을 분류한 후, 말초혈액을 이용해 전장 유전체 분석을 시행했다. 분석 결과는 증상과 유전자 변이의 연관성에 따라 ▲진단 ▲진단 가능 ▲미진단으로 구분되었으며, 가구당 대표 환자 1명을 기준으로 진단 여부를 평가했다.

 

분석 결과, 전체 1,452가구 중 46.2%(672가구)에서 질환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 변이가 확인되었다. 이 중 진단이 확정된 경우는 43.5%, 진단 가능으로 분류된 경우는 2.8%였다.

 

특히 주목할 점은 진단된 672가구 중 14.6%(98가구)에서 전장 유전체 분석을 통해서만 질환 원인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들 사례에서는 기존의 엑솜 시퀀싱이나 유전자 패널 검사로는 확인하기 어려웠던 딥인트론 변이, 비암호화 영역 변이, 구조 변이, 반복서열 확장 변이 등이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검사로 진단되지 않았던 희귀 유전질환 환자들에게서도 전장 유전체 분석을 통해 질환 원인을 규명할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가족 구성원을 포함하여 분석한 경우(Duo·Trio·Quad+Penta)에는 진단율이 48.5%로, 환자 단독 검사(41.5%)보다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가족 검사가 반드시 필요했던 경우는 진단 가구의 7.5%에 불과하여, 환자 한 명만을 대상으로 한 전장 유전체 분석만으로도 희귀 유전질환의 1차 진단 검사로서 충분한 효율성을 보였다. 질환 유형별로는 신경근육질환과 신경 발달 장애에서 높은 진단율을 기록했다.

 

또한, 전체 검사 대상자 3,317명 중 4.3%에서는 심근병증, 부정맥, 암 발생 위험 증가 등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병원성 유전자 변이가 추가로 발견되었다.

 

질환 원인이 규명된 환자 중 18.5%(124명)는 유전자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치료 또는 관리 계획이 수립되었으며, 지텔만 증후군 및 전신 농포성 건선 환자 등에서는 맞춤형 치료가 실제 진료에 적용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연구팀은 희귀 유전질환에서 정확한 유전 진단이 환자의 예후 예측과 가족 상담은 물론, 향후 유전자 표적 치료와 같은 정밀의료 실현의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채종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장 유전체 분석이 기존 검사로 진단에 이르지 못했던 희귀 유전질환 환자에서 원인 규명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국내 최대 규모 환자군에서 확인한 결과"라며, "보다 정확한 유전 진단을 통해 환자들의 오랜 진단 여정을 단축하고, 조기 치료와 맞춤형 관리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유전자 기반 질병 연구 및 정밀의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 ‘NPJ Genomic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되었다.

 

메디컬투데이 김미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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