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부부 ‘적극’ 지원한다는 정부, 말로만?

이재혁 / 기사승인 : 2021-04-29 19: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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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이지 못한 난임부부시술지원 소득제한 없애달라” 국민청원
올해 사업예산 지난해와 동일…원활한 비용지급도 우려
정부가 체외수정시술 및 인공수정시술 등을 받는 난임부부에게 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난임부부시술 지원사업의 소득제한 기준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정부의 난임부부시술 지원 사업의 소득기준을 없애달라는 요청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지난 22일 ‘난임지원 소득제한을 없애주고, 난임병원 검사 방식 규제를 요청드립니다’라는 게시글의 청원인 A씨는 난임병원을 다닌지 1년차 된 신혼부부라며 “아기를 너무 낳고 싶은데 정부 난임지원 정책에 해당이 안된다”라고 호소했다.

현재 정부의 2021년도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사업에 따르면 올해 기준 2인 가구 소득이 555만9000원 이하일 경우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 현재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대상은 난임진단을 받은 기준중위소득 180% 이하 가구 및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차상위계층 가구다.

체외수정(신선배아, 동결배아), 인공수정 시술비 중 일부 및 전액본인부담금, 비급여 3종(배아동결비, 유산방지제 및 착상보조제)등의 범위 내에서 지원을 하고 있으며 지원시술횟수는 신선배아 최대 7회, 동결배아 최대 5회, 인공수정 최대 5회로 제한된다.

서울은 30%, 기타 지자체는 50%를 국가가 보조하는 방식이며 환자는 본인 부담금의 10%만을 부담하고 나머지 90%는 각 지역 보건소에 청구하도록 돼있다. 그런데 이 555만9000원 이하 기준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A씨는 “돈을 내서라도, 난임병원을 다녀서라도 저출산 시대에 아기를 낳겠다는데 소득 또는 건강보험료 기준으로 지원해 주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난임부부 지원금은 소득제한이 없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에도 9일과 10일, 소득제한을 없애달라는 청원이 연이어 올라왔다.

청원인 B씨는 “실제로 보건소 지원을 받기 위한 180%에서 아슬아슬하게 피해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며 “건강보험료 5000원 초과, 심지어 100원 초과라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들었다. 함께 잘 살기 위해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기 위해 맞벌이 하는 부부들도 난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소득 수준 제한을 없애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B씨는 “적어도 첫째 아이의 경우, 건강보험은 횟수제한 없이 무제한으로 지원 해 달라”며 “우리도 건강보험이 정한 횟수 내에 임신에 성공하고 출산하고 싶지만 이는 원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지원 횟수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청원을 올린 C씨 역시 정부지원의 소득기준을 없애달라며 “요즘 맞벌이를 하면 보통 500만원은 넘는다”라고 지적했다.

C씨는 “집도 없고 차도 없지만 맞벌이라 소득기준은 넘어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며 “아이를 간절히 갖고 싶어 작년에 정부 지원 없이 인공수정을 4차례 진행해 약값까지 총 150만원이었고 이정도는 벌어서 할 수 있었지만 결국 전부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공수정은 1회 25~40만원이 들지만 시험관은 1회 180~400만원이 든다. 그렇다고 또 1회에 임신이 성공된다는 보장이 없다”며 “난임은 장기적으로 가야하는 시술로 3~4번만 해도 몇천만원이 든다. 아이를 원하는 난임부부에게는 소득 차등 없이 비용부담을 덜어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소득제한 문제에 앞서 지난해 난임병원에 청구 비용 지급이 밀린 사례가 있어 예산책정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지난해 9월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성명을 통해 “정부의 예산지원 없이 난임 부부 시술을 지속한다면 금전적 손해로 인해 향후 난임 시술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직선제산의회는 “전국의 많은 보건소에서 병원에 지급하도록 돼있는 청구분을 예산 소진의 이유로 지급을 미루고 있다”며 “올해가 아직 4개월이나 남아있는데 각 보건소는 내년 예산이 편성된 후에야 청구금액을 지급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지원 사업에 계속 협조하라는 공문을 각 병원으로 보내고 있고 보건복지부와 지역 보건소는 여전히 홈페이지 등을 통해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사업 안내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작 7개월도 안돼 1년 치 예산을 다 소진할 정도로 적은 금액을 책정한 것은 사업을 신중하게 기획하지 않은 복지부 관련 부처가 책임져야 할 일”이라며 “정부에서 난임 병원에 밀린 청구 비용을 조속히 지급해 주기를 바라며 선지급한 비용의 이자까지 보상해 병원들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최대한 협조해 주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이 전개됐음에도 올해 복지부 난임부부지원 관련 예산에는 난임부부시술비 지원 명목 227억원을 포함해 지난해와 동일한 252억원이 책정됐다.

직선제산의회 관계자는 “지난해 예산이 떨어졌던 보건소들은 올해 1월 예산이 들어온 후 지급을 해주는 방식으로 흘러갔다”며 “비용지급이 늦어지면 그에 맞는 비용부담을 하는게 맞는데 그런 부분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매해 반복되는 일인데 올해 예산에도 반영이 안됐다면 또 다시 반복될 것”이라며“한편 어떤 지역은 지급이 미뤄진다거나 예산이 부족하지 않아 특정 지역에서 예산 문제가 반복된다면 이를 파악해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해 의사회 내부적으로도 똑같은 군청에서 매번 예산부족 문제가 반복이 되는지 파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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