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향담배 법적 규제 ‘시급’…“첨가물 성분 공개부터”

이재혁 / 기사승인 : 2021-05-04 16: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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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입법조사처, 가향담배 규제 기준·범위 논의 선결과제로 담배 성분 공개 제시 국내 가향담배에 대해 첨가물 성분 제출 및 공개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가향담배에 대한 해외 규제 사례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가향담배 규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효율적이고 실효성 있는 입법 방안을 마련해야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가향담배란 인위적으로 맛이나 향을 느낄 수 있게 설탕, 감미료(포도당, 당밀, 벌꿀 등), 멘톨, 계피, 생강 등의 성분이 첨가된 담배제품이다. 가향물질 첨가로 인해 담배연기 흡입 시 담배 특유의 매캐하고 거친 맛이 감춰져 흡연을 용이하게 한다.

이에 일각에선 가향담배가 젊은 세대의 비흡연자, 특히 청소년과 여성의 호기심을 자극해 흡연 진입을 비교적 쉽게 하고 의존도를 높여 지속적 흡연을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대표적 가향물질인 멘톨은 청량감을 느끼게 하는 효과가 있어 담배 연기 흡입 시 때 말단신경을 마비시켜 담배연기 흡입 시 자극을 경감시킨다는 문제도 있다.

지난달 20일 기획재정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담배시장 중 가향담배 판매 비중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담배 총 판매량은 2011년 44억갑에서 2020년 35억9000만갑으로 8억1000만갑 감소했으나 가향담배는 2011년 2억7000만갑에서 2020년 13억8000만갑으로 11억1000만갑 증가해 그 비중은 2011년 6.1%에서 2020년 38.4%로 급증했다.

마찬가지로 캡슐담배의 경우 2011년 1.6%에서 2020년 30.6%로 대폭 올라갔다.

그러나 문제는 국내 현행법상 가향물질의 함유 자체를 규율하는 규제가 없다는 것.

또한 제조자 등은 가향물질과 같은 첨가물 성분을 공개하거나 제출할 의무가 없다. 다만 국민건강증진법상 담배에 가향물질을 포함하는 경우 이를 표시하는 문구나 그림‧사진을 제품의 포장‧광고에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만 있을 뿐이다.

아울러 담배에는 4000여가지 유해물질이 포함돼있다고 알려져 있음에도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표기돼야 하는 발암물질에 대한 정보는 나프틸아민, 니켈, 벤젠, 비닐 크롤라이드, 비소, 카드뮴 6가지 뿐이며 담배사업법에 따라 연기에 포함된 것으로 표시돼야 할 주요 성분은 타르와 니코틴 단 2종에 불과하다.

한편 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규정은 모든 담배제품에 예외 없이 첨가물을 금지시키는 것이 전제돼야 담배규제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취지에서 협약당사국에 가향 첨가물을 포함한 담배제품 성분 규제는 물론 정부와 일반에 정보 공개를 권고하고 있다.

또한 가향담배 규제와 관련해서 설탕, 감미료, 벤젠알데히드, 말톨, 멘톨, 바닐린 등 가향물질과 계피 생강 민트 등 허브와 향신료 같은 물질을 제한하거나 금지해야한다고 규정한다.

이에 브라질은 2001부터 담배업계에 담배제품 및 배출물의 구성요소 등 정보제출 요구하고 있으며 2012년에는 세계 최초로 모든 담배제품에 멘톨을 포함한 가향물질 첨가를 금지하는 법령 통과시킨 바 있다.

EU 역시 회원국에 특정한 향을 내는 담배제품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담배제품제조에 필수적 첨가물을 금지하진 않지만 첨가물로 인해 특정한 향이 나는 가향물질 첨가를 금지한다. 멘톨담배의 경우는 4년간 유예기간을 거쳐 2020년 5월부터 제조 판매를 금지했다.

미국의 경우 FCTC 협약당사국이 아니어서 조약 이행 의무도 없고 담배산업의 비중과 담배업계의 영향력 지대함에도 체계적인 규제제도를 시행중이다.

일반담배 경우 첨가물로서 담배제품이나 담배연기에 특징적 풍미를 가미하는 인공 천연향(멘톨 제외), 딸기 포도 오렌지 계피 바닐라 초콜렛 체리 또는 커피를 포함한 허브나 향료 포함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또한 각 담배제조업자 또는 수입업자 등으로 하여금 2012년부터 FDA에 건강에 유해하거나 잠재적으로 유해한 것으로 확인된 연기 성분 및 각 담배제품의 연기에 적용되는 모든 성분에 대한 보고를 시작할 것을 요구했다.

일부 허용되는 멘톨 또한 2020년 메사추세츠주의 경우 이를 포함한 전체 가향담배 제품을 금지하는 주법을 통과시켰고 같은 해 하반기 캘리포니아주는 시가 및 파이프담배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 멘톨을 포함한 전체 가향담배 제품을 금지하는 주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보고서는 우리나라도 FCTC 방침과 해외 국가 사례 참고해 담배에 가향물질을 첨가할 수 없도록 하고 가향물질이 첨가된 담배의 제조수입판매를 금지하는 정책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현재 거론되는 가향물질 첨가 금지 방법에는 모든 가향물질 첨가를 전면 금지하거나 건강에 영향을 주는 특정 가향물질만 금지하는 방향이 있다.

전면 금지는 어떤 가향물질이 얼마나 함유돼있는지 명확하지 않고 해당물질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명료하지 않아 위험하다는 이유를 들고 있으며 특정 물질 금지의 경우 명확한 근거 없이 기업의 영업권 등 권리 침해를 야기한다는 점을 꼽으며 각각 주장하고 있다.

이를 살펴보면 공통된 선결 과제가 떠오른다. 담배 및 배출물의 성분 공개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 규제의 기준이나 범위를 정하기 위해서는 담배와 배출물에 어떤 성분이 얼마나 들었는지 파악이 가능해야한다는 설명이다.

끝으로 보고서는 “우리나라 국민 건강을 고려해 첨가물 등 담배 성분 제출 및 공개에 대한 정책 도입이 필요하다”며 “가향물질 첨가 금지 대상 및 범위 등을 정하는 데 있어 포괄적 규제를 추진할지 담배업계와 소비자의 반대 등에 부딪힐 수 있다는 점에서 점진적으로 규제 범위를 확대해 나갈지에 대해서는 입법정책적 판단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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