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레놀' 부작용 논란 여전한데…품귀현상 부채질한 정부

김동주 / 기사승인 : 2021-06-16 18:4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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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째 부작용 논란 아세트아미노펜…이제는 없어서 못 먹는다?
▲타이레놀 (사진=한국존슨앤드존슨 제공)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이른바 ‘타이레놀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타이레놀’로 대표되는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는 과거부터 부작용 논란이 잇달았음에도 정부가 이에 대한 대책 없이 단순히 복용을 권하고 있어 품귀현상을 부채질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질병청장 한 마디에 ‘타이레놀’ 유통량 60% 증가

의료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이 시작된 이후 ‘타이레놀’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 수급이 어렵고 약국에서는 손님들이 타이레놀을 '사재기'하면서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발열·근육통 등 이상 증상이 발생했을 시 '아세트아미노펜'을 주성분으로 하는 ‘타이레놀’ 복용을 적극 권장했기 때문이다.

앞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3월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이 나타날 경우 "어느 정도 불편한 증상이 있으시면 ‘타이레놀’과 같은 소염 효과가 없는 진통제를 복용하시는 게 적절할 것 같다"며 특정 상품명을 언급한 것이 발단이 됐다.

심지어 타이레놀과 동일하게 아세트아미노펜 단일성분이면서 효과도 똑같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정을 받은 의약품이 70종이나 되는데, 현장에서 약사들이 ‘타이레놀’이 없는 경우 이러한 동일성분의 다른 의약품을 권유해도 이를 거부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유통관리센터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4월 3000만정가량이던 타이레놀 유통량은 올해 4월 4900만정 이상까지 60% 넘게 증가했으며 공급가액은 같은 기간 동안 47억9000만원에서 76억9000만원까지 30억원 가량이 늘었다.

이에 서 의원은 “의약품 시장 관리 역량이 없는 질병관리청의 부주의한 발표로 인해 일선 현장은 타이레놀 품귀 같은 기현상이 발생했다”고 질타했다.

◇ 수년째 여전한 부작용 논란도 ‘현재 진행형’

품귀현상을 제쳐놓고서라도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는 과거부터 부작용 논란이 여전한 상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신경통, 요통, 근육통, 치통 등 다양한 통증 관리에 처방되는 대표 해열진통제 성분이다. 다만, 흔하지 않으나 메스꺼움, 구토 등의 위장관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드물게 두통이나 발열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다.

아세트아미노펜의 성인 기준 1일 권장 복용량은 최대 4000mg으로 서방정 6알(1알 650mg) 가량이다. 정량 이상 복용하면 치명적인 간 독성이 발생, 간 이식이 필요해질 수도 있다.

이 같은 과다복용 위험성 때문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지난 2018년 아세트아미노펜 함유 서방형 제품의 판매를 중지하기까지 했다. 위험성이 유익성을 상회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당시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건약)는 시중에서 아세트아미노펜 서방형 제제를 즉각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약에 따르면 아세트아미노펜의 간독성에 대한 논란은 수년전부터 지속됐으며 미국 내 급성 간부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받았을 뿐 아니라 간이식, 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보고가 계속됐다는 것이다.

이보다 앞선 지난 2013년에는 미국 FDA가 아세트아미노펜을 포함한 ‘타이레놀'등의 진통제가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발적 및 수포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FDA에 따르면 아세트아미노펜에 의해 유발되는 피부 부작용은 스티븐스-존슨 신드롬과 독성 표피 박리증(toxic epidermal necrolysis)으로 초기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며 이후 발적, 물집등이 잡힌다. 또한 급성 전신 발진 농포증(acute generalized exanthematous pustulosis) 가능성도 존재한다.

지난 2019년에는 아세트아미노펜 약물을 임신 말기 복용한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자폐계질환이 발병할 위험이 더 높을 수 있다는 존스홉킨스의대 연구팀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996쌍의 엄마와 자녀 쌍을 대상으로 아이의 제대혈에서 혈액 검사를 한 결과 혈중 아세트아미노펜 부산물 농도가 높은 아이들에서 ADHD와 자폐증 발병 위험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

연구결과 아세트아미노펜 대사물질 농도가 가장 높은 제대혈을 가진 아이들이 가장 낮은 제대혈을 가진 아이들에 비해 ADHD와 자폐계질환 진단을 받을 위험이 각각 2.86배와 3.62배 더 높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일부 한계점이 있어 이번 연구만으로 임신을 한 여성들이 아세트아미노펜 사용을 중단하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임신 말기 아세트아미노펜 사용시 주의를 요할 필요는 있다"라고 밝혔다.

◊ 아세트아미노펜 남용으로 번질까…대책 없는 정부

아세트아미노펜의 부작용 문제는 과거 국정감사에서도 꾸준히 거론됐다.

지난 2014년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신경림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2013년까지 3년간 아세트아미노펜 부작용 보고건수는 총 8238건이었다.

중대한 유해사례 보고건수도 같은 기간 65건에서 137건으로 2.1배 증가했고, 간 및 담도계 이상 보고건수는 37건에서 123건으로 3.3배 급증했다. 특히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약제로 인해 중독 진단을 받은 환자들이 소아청소년과 여성에 집중됐다.

아세트아미노펜 중독 진단을 받은 환자는 2011년부터 2014년 6월까지 총 1003명이었다. 연령별로는 0세에서 19세 미만이 474명(47.3%)으로 가장 많았고, 20~30대가 389명(38.8%)으로 그 뒤를 이어, 소아청소년과 청년이 대다수(86%)를 보였다.

광주광역시약사회는 최근 “아세트아미노펜은 근육통, 종합감기약 등 다양한 제품에 여러 형태로 함유되어 있고 병원 처방약 중에도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백신 접종 후 무분별하게 아세트아미노펜 해열진통제를 복용한다면 과량으로 복용하게 되고 우리 국민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아세트아미노펜 중독에 노출된다”고 경고했다.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약준모) 역시 정부의 발표로 인해 ‘타이레놀’이 안전한 약이라는 인식이 생길 것을 우려하며 "아세트아미노펜 부작용에 대한 전문가 관리가 필요하며 병용약물과 기저질환, 체중에 따라 복용량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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