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규창 (한국의과대학장협의회·서울대 의대 학장)
한국의과대학장협의회의 연원은 1960년대 의과대학장회의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장회의는 1971년 한국의학교육협회로 1980년 한국의학교육협의회로 개편됐고, 1984년 현재의 한국의과대학장협의회(이하 학장협의회라고 함)가 됐다.
이 과정에서 학장협의회는 의학교육의 학술기능을 담당하는 한국의학교육학회와 의과대학 인정평가 업무를 주관하는 의학교육평가원(이하 의평원이라고 함)을 자신의 역할로부터 분화시켰다.
의학교육계의 역할과 기구가 미분화된 시기에 온갖 현안을 감당하다가 하나씩 전문화된 조직을 만들어내는 산파역할을 해온 것이다.
1984년 창립된 의학교육학회가 학장임기를 마친 의학교육전문가들이 모여 이루어진 것이나 2004년 발족한 의평원이 전임학장 및 원로 의학교육전문가들이 모여 이루어진 것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의평원은 의과대학 인정평가 만이 아니라 졸업 후 교육을 포함한 의학교육 모든 분야에 대한 기획, 실행, 평가를 담당하는, 말하자면 미국의과대학협회(AAMC)와 같은 조직이 필요하다고 하여 성립되었다.
◇ 회장 임기 중 3번 교체...취약한 리더십
학장협의회는 그간 의과대학(이하 의학전문대학원을 포함한 개념으로 사용함)간의 유대 강화를 위한 노력과 더불어 의과대학 및 의학교육 관련 정책 활동들을 펼쳐왔다.
그러나 의학교육학회와 의평원에 비해 그 모체라고 할 수 있는 학장협의회의 활동은 다소 침체된 양상을 보여 왔다.
이는 앞의 두 기관이 의학교육 전문가 개인들로 구성되어 있어 회원들의 장기적인 활동이 보장되는데 비해, 학장협의회는 현직 학장들로 구성되어 있어 인적구성의 연속성이 보장되지 않는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어느 날 교수들의 인기투표에 의해 혹은 총장의 선택에 의해 임명된, 준비되지 않은 학장들은 의학교육이나 관련 정책에 대한 지견이 넓지 못하고 리더로서의 역량과 인맥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설사 이런 역량을 두루 갖춘 학장이라 하더라도 대부분의 의과대학 학장 임기가 2년이기 때문에 안정된 리더십을 발휘하기는 어렵다.
학장협의회 조직 차원에서 보더라도 대개 학장 임기 1년 이상이 지나야 학장협의회를 이끌 위치에 설 수 있기 때문에 회장이나 부회장 등 집행진의 임기는 1년을 채우기가 어렵다.
지난 해 11월 학장협의회의 회장 임기가 새로 시작되었지만 지금까지 벌써 회장이 2번 교체(학장 임기 만료로)되어 필자가 동일 임기(1년) 중 세 번째 회장을 맡고 있는 것이 그 예이다.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여 학장협의회는 취약한 전문성과 연속성을 전문위원 제도로 보완하여 왔으나 리더십 자체가 취약하다 보니 전문위원들도 제 역할을 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 의학전문대학원 추진 과정서도 제외
반면에 대부분 전임 학장이나 원로 의학교육 전문가로 구성된 의평원은 의과대학 인정평가를 시행하는 기관이라는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와 미국의과대학협회를 준용한 광범한 업무영역을 내세워 의과대학 인정평가 기준설정이나 Komsis(의과대학 현황 보고서 발간과 의과대학 인정평가 자료구축을 위한 전산체계) 운영 등에 있어서 일방적 독주 현상을 보여 왔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실제 의학교육 수행기관이 담당해야 할 학생시험의 일종인 기본의학교육평가마저도 주도하기에 이르렀다.
대학을 평가하는 기관이 대학이 해야 할 일마저 대신 수행하겠다고 자처하는 기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한편 교육부는 의학교육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학장협의회를 협의 대상으로 간주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일부 친 교육부 성향의 의학교육 전문가들하고만 선택적으로 정책을 논하고 있다.
의학전문대학원 추진을 둘러싸고 벌어진 현상은 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생생한 예이다. 때문에 학장협의회의 적극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은 이미 상당히 진행되어 버렸다.
아무런 협의 통로를 갖고 있지 못한 학장협의회는 정부의 정치적 결정을 저지하지도 수정하지도 못하고, 회원 의과대학을 통제하지도 못하여 의과대학들은 각자의 이익에 혈안이 되어 당근과 채찍을 내세운 정부의 각개격파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 정책개발 역량·인프라 구축 소홀
앞에서도 지적하였지만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데에는 학장협의회의 잘못이 상당히 크다.
학장협의회가 해야 할 일을 제 때에 하지 못하고 정부와의 협의 관계 구축, 의평원과의 올바른 위상 정립을 위한 노력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은 학장협의회에 있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정책 개발에 참여할 역량과 인프라 구축에도 소홀하였다.
그러나 어쨌든 의학교육의 수행 주체들의 모임인 학장협의회가 이 같이 피동적인 위치로 전락하고 그 자신의 업무마저도 다른 기관에 의존하며, 교육부로부터 의학교육 정책결정의 논의 상대로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현상은 우리나라 의학교육의 발전을 가로막는 적신호임에 틀림이 없다.
학장회의는 1971년 한국의학교육협회로 1980년 한국의학교육협의회로 개편됐고, 1984년 현재의 한국의과대학장협의회(이하 학장협의회라고 함)가 됐다.
이 과정에서 학장협의회는 의학교육의 학술기능을 담당하는 한국의학교육학회와 의과대학 인정평가 업무를 주관하는 의학교육평가원(이하 의평원이라고 함)을 자신의 역할로부터 분화시켰다.
의학교육계의 역할과 기구가 미분화된 시기에 온갖 현안을 감당하다가 하나씩 전문화된 조직을 만들어내는 산파역할을 해온 것이다.
1984년 창립된 의학교육학회가 학장임기를 마친 의학교육전문가들이 모여 이루어진 것이나 2004년 발족한 의평원이 전임학장 및 원로 의학교육전문가들이 모여 이루어진 것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의평원은 의과대학 인정평가 만이 아니라 졸업 후 교육을 포함한 의학교육 모든 분야에 대한 기획, 실행, 평가를 담당하는, 말하자면 미국의과대학협회(AAMC)와 같은 조직이 필요하다고 하여 성립되었다.
◇ 회장 임기 중 3번 교체...취약한 리더십
학장협의회는 그간 의과대학(이하 의학전문대학원을 포함한 개념으로 사용함)간의 유대 강화를 위한 노력과 더불어 의과대학 및 의학교육 관련 정책 활동들을 펼쳐왔다.
그러나 의학교육학회와 의평원에 비해 그 모체라고 할 수 있는 학장협의회의 활동은 다소 침체된 양상을 보여 왔다.
이는 앞의 두 기관이 의학교육 전문가 개인들로 구성되어 있어 회원들의 장기적인 활동이 보장되는데 비해, 학장협의회는 현직 학장들로 구성되어 있어 인적구성의 연속성이 보장되지 않는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어느 날 교수들의 인기투표에 의해 혹은 총장의 선택에 의해 임명된, 준비되지 않은 학장들은 의학교육이나 관련 정책에 대한 지견이 넓지 못하고 리더로서의 역량과 인맥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설사 이런 역량을 두루 갖춘 학장이라 하더라도 대부분의 의과대학 학장 임기가 2년이기 때문에 안정된 리더십을 발휘하기는 어렵다.
학장협의회 조직 차원에서 보더라도 대개 학장 임기 1년 이상이 지나야 학장협의회를 이끌 위치에 설 수 있기 때문에 회장이나 부회장 등 집행진의 임기는 1년을 채우기가 어렵다.
지난 해 11월 학장협의회의 회장 임기가 새로 시작되었지만 지금까지 벌써 회장이 2번 교체(학장 임기 만료로)되어 필자가 동일 임기(1년) 중 세 번째 회장을 맡고 있는 것이 그 예이다.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여 학장협의회는 취약한 전문성과 연속성을 전문위원 제도로 보완하여 왔으나 리더십 자체가 취약하다 보니 전문위원들도 제 역할을 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 의학전문대학원 추진 과정서도 제외
반면에 대부분 전임 학장이나 원로 의학교육 전문가로 구성된 의평원은 의과대학 인정평가를 시행하는 기관이라는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와 미국의과대학협회를 준용한 광범한 업무영역을 내세워 의과대학 인정평가 기준설정이나 Komsis(의과대학 현황 보고서 발간과 의과대학 인정평가 자료구축을 위한 전산체계) 운영 등에 있어서 일방적 독주 현상을 보여 왔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실제 의학교육 수행기관이 담당해야 할 학생시험의 일종인 기본의학교육평가마저도 주도하기에 이르렀다.
대학을 평가하는 기관이 대학이 해야 할 일마저 대신 수행하겠다고 자처하는 기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한편 교육부는 의학교육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학장협의회를 협의 대상으로 간주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일부 친 교육부 성향의 의학교육 전문가들하고만 선택적으로 정책을 논하고 있다.
의학전문대학원 추진을 둘러싸고 벌어진 현상은 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생생한 예이다. 때문에 학장협의회의 적극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은 이미 상당히 진행되어 버렸다.
아무런 협의 통로를 갖고 있지 못한 학장협의회는 정부의 정치적 결정을 저지하지도 수정하지도 못하고, 회원 의과대학을 통제하지도 못하여 의과대학들은 각자의 이익에 혈안이 되어 당근과 채찍을 내세운 정부의 각개격파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 정책개발 역량·인프라 구축 소홀
앞에서도 지적하였지만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데에는 학장협의회의 잘못이 상당히 크다.
학장협의회가 해야 할 일을 제 때에 하지 못하고 정부와의 협의 관계 구축, 의평원과의 올바른 위상 정립을 위한 노력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은 학장협의회에 있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정책 개발에 참여할 역량과 인프라 구축에도 소홀하였다.
그러나 어쨌든 의학교육의 수행 주체들의 모임인 학장협의회가 이 같이 피동적인 위치로 전락하고 그 자신의 업무마저도 다른 기관에 의존하며, 교육부로부터 의학교육 정책결정의 논의 상대로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현상은 우리나라 의학교육의 발전을 가로막는 적신호임에 틀림이 없다.
메디컬투데이 김태형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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