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수젯 원료 ‘국산→중국산’ 주장 vs ‘공개입찰로 원가·투명성’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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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그룹 본사 (사진=한미약품 제공) |
[mdtoday = 박성하 기자] 한미약품의 전문경영인 체제 운영을 둘러싼 최대 주주와 경영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성추행 의혹 관련 발언 논란에 이어 간판 제품 ‘로수젯’의 원료 공급처 변경을 둘러싼 공방으로도 번졌다.
갈등은 박재현 대표가 경영 개입이 있었다는 취지의 녹취를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공개된 녹취에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임원에 대한 징계 필요성을 부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 담겼다. 신 회장이 “그 사람이 여자 성폭행할 사람도 아니지 않냐”라고 말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박 대표는 녹취 공개가 “긴 고민 끝에 결정”이었다며, “한미약품의 기업문화를 지키고 가꾸는 일”에 임직원이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 특정 대주주에게 책임 있는 조언과 논의를 직간접적으로 요청했지만, 그 과정이 자신에 대한 비난으로 돌아오고 대표 권한 행사에 압박을 느꼈다는 취지의 입장도 밝혔다.
회사 내부에서는 반발이 일었다. 평택공장 직원들은 성추행 의혹 사건과 관련한 ‘비호 발언’을 문제 삼으며 그룹 본사에서 집회를 열었으며, 한미약품 임원진은 성명서를 내고 신 회장의 공식 사과와 부당한 경영 간섭 중단을 촉구했다. 임직원 측은 제도적 장치 마련을 요구하면서 “이번 사태가 올바르게 해결될 때까지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이에 신동국 회장은 기자 간담회을 열며 전면 반박에 나섰다.
그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존중하겠다고 약속했고 지금도 존중하고 있다”고 말하며 “다만 전문경영인이 마음대로 하도록 둔다는 것이 전문경영인 체제는 아니다”라며, 자신의 역할을 ‘감시와 견제, 균형’으로 규정했다. 또 성추행 의혹 사건과 관련한 발언 논란에 대해서는 신 회장 측이 “터무니 없는 음해”라고 선을 그었다. 변호인은 성추행 수위를 충분히 보고받지 못한 상황에서 ‘양쪽 입장을 들어봐야 한다’는 취지의 개인 의견이었다고 해명했다.
최근 이러한 한미약품의 대주주와 경영진 갈등은 간판 제품인 ‘로수젯’의 원료 교체 문제로도 번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진은 “저가 중국산으로 바꾸라는 압박”을 주장한 반면, 대주주 측은 “원가 절감과 투명성 강화를 위한 공개입찰 제안”이었다며 맞서고 있다.
로수젯은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 2015년 11월 출시됐으며 출시 9년 만에 누적 처방액 1조원을 넘겼다. 지난해 처방액은 2279억원으로, 회사 매출의 14%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제품으로 분류됐다.
쟁점은 로수젯 주성분 중 하나인 로수바스타틴 원료 공급처 변경 시도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은 대주주가 원료를 “국산에서 저가 중국산으로 바꾸라”고 요구하며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 측 설명에 따르면, 신동국 회장이 kg당 약 250만원 수준의 국산 원료를 100만원 이하의 중국산 원료로 교체할 것을 주문했다. 박 대표는 전사 이메일에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원료 도입은 브랜드 신뢰도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며 ‘품질 제일주의’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취지로 밝혔다.
이 과정에서 공식 경영체계를 벗어난 소통이 있었는지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사내 성비위 문제로 해임된 전 팔탄공장장 김모씨가 재직 당시 신 회장 측과 직접 소통하며 원료 교체를 추진했다는 의혹이 담겼다.
반면, 대주주 측은 반박했다. 신 회장 측은 원료 교체 압박 및 관련 의혹을 부인하며, 원료의약품 도입 과정에서 공개입찰 시스템을 도입해 원가를 낮추고 투명성을 높이자는 원칙적인 조언이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오히려 박 대표 측이 상황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으로 서술됐다.
원료 공급처 변경의 현실적 문제점도 존재한다. 공급처를 바꾸려면 원료의약품 등록(DMF)과 변경 승인 절차가 필요하고, 이 과정에 최소 1년 6개월 이상이 걸릴 수 있다. 단기간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반면, 절차 기간과 품질 검증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이 경영진 반대 논리의 근거로 꼽힌다.
한편 신 회장은 코리포항 등으로부터 한미사이언스 주식 441만32주(6.45%)를 취득해 지분율을 22.88%까지 확대한 바 있다. 개인 회사 한양정밀 지분(6.95%)까지 합치면 30%에 육박한다.
메디컬투데이 박성하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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