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중단하면 처벌?…의료계 “초헌법적인 반민주적 악법”

김미경 기자 / 기사승인 : 2026-03-16 16: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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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가 의료법에 ‘필수유지 의료행위’를 규정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추진하면서 의료계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DB)

 

[mdtoday = 김미경 기자] 국회가 의료법에 ‘필수유지 의료행위’를 규정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추진하면서 의료계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의사단체들은 해당 법안이 의료인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사실상 노동을 강제하는 조치라며 즉각적인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된 법안은 지난 3일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이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이다.

개정안은 응급실·중환자실·수술실 등 필수유지 의료행위의 범위를 규정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정지·폐지하거나 방해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같은 당 이수진 의원도 지난해 10월 유사한 취지의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지난 13일 규탄 성명을 내고 해당 법안을 ‘반민주적 악법’이라며 즉각 폐기할 것을 요구하며 “의사에게 강제 노역을 명령하는 초헌법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대개협은 “해당 법안은 필수유지의료라는 명목을 씌워 진료를 강제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시 징역형에 처하겠다는 전근대적 형벌 만능주의”라며 “신체의 자유와 직업 수행의 자유를 명시한 헌법 제12조와 제15조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간 의료기관을 국가의 부속물로 간주해 사유재산권과 경영권을 말살하려는 이러한 행태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국가주의적 폭거”라고 덧붙였다.

대한민국이 현재 직면한 필수의료의 위기는 의사 개인의 이기심이 아니라 정부의 정책실패와 불합리한 저수가 보상 체계, 그리고 진료 결과에 대해 과도하게 부과되는 법적 처벌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그러면서 필수의료 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규제와 처벌이 아니라 실질적인 지원책과 법적 안전망이 필요하며 “의사를 쇠사슬로 묶어 진료실에 가두겠다는 발상은 의료진 이탈만 가속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국회는 의료계를 국민 보건과 건강권 수호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강압적 입법 시도에 대해 진정성 있게 사과하라”며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의료의 마지막 자존심과 헌법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항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도 지난 10일 입장문을 통해 “의료인의 기본권을 억압하고 국가가 책임져야 할 필수의료 제도의 운영 부담을 민간에 전가하는 부당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의협은 해당 법안이 취지와 달리 필수의료 기피 현상을 더 심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시의사회 역시 “필수의료를 명분으로 의료인을 국가의 노동력으로 통제하려는 발상”이라며 즉각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의사회는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에게 적용되는 필수유지업무 개념을 의료인 개인에게 직접 적용하는 것으로, 사실상 의사 개인에게 국가의 의료행위를 강제하고 이를 어길 경우 형사처벌까지 가하는 구조”라며 “이러한 발상은 자유민주주의의 국가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전공의들도 성명을 내고 법안 폐기를 촉구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보건의료 현장의 구조적 문제를 외면한 채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 인력을 국가 통제 아래 두고 강제로 동원하겠다는 초헌법적 발상”이라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용납될 수 없는 현대판 강제노역”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장을 지키는 젊은 의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고 통제 대상으로 보는 어떤 시도에도 굴복하지 않겠다”며 “우리는 우리의 기본권과 의료 가치를 지키기 위해 이미 평생을 바쳐온 꿈까지 내려놓았다는 점을 무겁게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김미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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