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병원 신설 계획 없는 공공의료 강화 방안은 앙꼬 없는 찐빵?

이재혁 / 기사승인 : 2021-04-01 18:2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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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구체적인 공공병원 신설 방안 촉구
복지부 “아직 구체적 신설계획 밝히기 어려워”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공공의료체계 강화 방안은 기존에 논의되던 지방의료원 3곳을 ‘신설’에 포함한 것에 불과해 정작 공공병원 신설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됐다. 그러나 정부는 현실적으로 지금 당장 구체적인 방안을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민건강보험 건강보험연구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우리나라 공공의료기관은 221개소로 전체 의료기관(4034개)의 5.5%이며 공공병상 역시 6만1779병상으로 전체(64만746병상)의 9.6%에 불과했다. 대학병원 및 지방의료원을 포함한 일반진료기능 기관은 63개소에 불과했으며 17개 시·도 가운데 울산, 세종에는 공공병상이 전무했다.

국가 간 비교에서도 국내 공공의료기관 비율은 열악한 실정이다. 2016년 기준 OECD국가 평균 공공의료기관 비율은 52.6%정도인데 반해 우리나라의 공공의료기관 비율은 5.8%에 불과했다. 또한 병상규모를 기준으로 비교해도 OECD 평균 공공의료기관 병상이 71.6%인 반면 우리나라는 10.3% 수준으로 공공의료의 취약성 드러났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12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더 극명하게 드러난 지역 간 의료격차와 코로나19 의료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공공의료체계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400병상 규모 지방의료원 20개를 확충(9개 신축, 11개 증축)해 2025년까지 5000병상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진료권 내 적정 공공병원 없는 등 확충 필요성이 높고 구체적 사업계획이 수립된 경우에는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키로 했다. 당시 해당 3개소 중 부산서부권 및 대전동부권은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었고 진주권의 경우 기본계획 수립 준비 단계였다.

이에 대해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최근 보건의료정책 관련 주요요구안을 복지부에 전달하며 공공의료체계 강화 및 공공병원·의료인력 확대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방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노총은 “현재 전국 36개의 지방의료원 중 지역거점 의료기관 역할을 할 수 있는 300병상 이상의 의료원은 단 7개소뿐이다”라며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사태 장기화를 대비해 응급의료를 담당하고 필수의료를 수행할 수 있는 적정 규모의 공공병원 설립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은 “지난해 12월 정부의 공공의료체계 강화 방안은 공공병원 신축에 대해서는 기존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권역만 제시했다”고 지적하며 “구체적인 일정과 예산 계획, 제도 법제화에 대해서는 고려돼있지 않아 실행 가능성에 의문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노총은 “권역별 300병상 이상 공공병원을 설립하고 공공병상을 최소 30%까지 확충해야 하며 관련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며 “특히 공공의료기관 설립 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공공보건의료 컨트롤타워의 설립을 촉구했다.

한국노총은 “공공의료기관의 숫자도 부족하지만 현재 중앙센터 역할을 하고 있는 국립중앙의료원이 필수의료 연계를 할 수 있는 조건이 안 되는 상황이다”라며 “국립중앙의료원와 국립대병원, 지방의료원은 각기 다른 소관 부처의 관할 하에 있어 유기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재난 시기 공공의료기관의 유기적 역할조정 및 공공의료 기능 강화를 위한 별도의 컨트롤 타워 설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당시 정부로부터 예비타당성조사 문제 등 새로운 신설을 계획하기는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정부도 차후에 신설할 계획은 있겠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전달 받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 역시 “지역의료 공백을 메꾼다는 정부의 근본적인 방침에는 동의한다”며 “더욱 과감한 재정투입이 필요하다. 적어도 300병상 이상 규모의 공공병원의 신설이 검토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200~300병상 수준의 지방의료원 상당수가 인력 등 인프라가 열악하고 서비스의 질이 떨어진다고 인식돼 있다”며 “특히 정부가 말하는 지방의료원 증축의 경우 업그레이드한다고 얼마나 개선될지 미지수”라고 전했다.

이어 안 대표는 “공공병원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며 “공공병원 및 공공의료체계 강화에 대해선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현재로써는 공공병원 신설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방의료원의 경우 설립 주체가 각 지자체이기에 해당 지자체에서 건립계획을 수립하면 이를 가지고 복지부와 협의하는 단계를 거친다”라며 “아직 그 단계 까지는 진행된 사안이 없어 지방의료원 신설에 대해 된다, 안 된다 답변을 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각 지자체에서 지방의료원을 건립하겠다라면 정부차원에서 지원을 하는데 예타 면제가 된 적이 거의 없어 지지부진하던 상황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공공의료체계 강화방안을 통해 예타 면제에 대한 근거를 둔 것으로도 큰 의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이로 인해 현재 기존 논의되던 3곳 중 부산서부권, 대전동부권이 면제가 된 거고 진주권도 올해 중으로 면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또 “실제로 지난해 공공의료체계 강화방안 발표 당시 다른 지역에서도 지방의료원을 건립하거나 신축하겠다는 얘기가 없긴 없었다”며 “다만 예타 면제가 실제로 이뤄지자 다른 지역에서도 지방의료원 건립에 대해 많이 고무된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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