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25년, 항생제 사용 감소 효과 없어…“실패한 정책”

김미경 기자 / 기사승인 : 2026-02-06 08: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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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약분업 시행 이후 25년이 지났지만 항생제 사용을 줄이겠다는 정책 목표는 달성되지 않았고, 정책 개입에 따른 효과 역시 통계적으로 확인되지 않아 의약분업이 실패한 정책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사진=DB)

 

[mdtoday=김미경 기자] 의약분업 시행 이후 25년이 지났지만 항생제 사용을 줄이겠다는 정책 목표는 달성되지 않았고, 정책 개입에 따른 효과 역시 통계적으로 확인되지 않아 의약분업이 실패한 정책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은 의약분업 재평가 연구: 정책 효과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연구는 의약분업 시행 25년이 된 시점에서 정책 효과 평가 모형인 목표달성 평가모형을 적용해 정책목표 달성과 정책 영향 평가를 통해 의약분업의 정책 효과에 대해 실증적으로 평가하고자 수행됐다.


의약분업은 의사의 진단과 처방에 따라 약국에서 약사가 조제 및 판매하도록 하여 의사와 약사의 전문 직능을 분리하고 의약품의 오.남용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0년 7월 1일 도입됐다. 

 

의약분업은 시행 전에도 관련 단체들과 정부 사이에 끊임없는 의견 대립이 매우 컸던 제도로 시행된 후에도 정책 효과에 대한 의문이 계속해서 제기됐다.


의약분업 정책 효과 평가 연구들은 대부분 제도 시행 초기에 이루어져 정책 효과를 평가하기에 시기적 문제가 있었고, 이후 이루어진 연구들도 정량적 데이터를 이용해 의약분업의 정책 효과에 대해 실증적으로 분석한 경우는 드문 실정이라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이번 연구에서 의약분업의 정책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적용한 목표달성평가모형은 정책 효과를 2가지 요소로 목표달성 측정(정책목표 달성)과 정책 영향 사정(그 정책으로 인한 결과인가)으로 평가하는 모형이다.


의약분업의 정책 목표 분석을 통해 평가 정책 목표를 ‘의약품 오남용 억제’로 보고, 이를 측정하기 위한 측정 정책목표를 ‘항생제 처방 감소’로 정했다.


정책 목표 달성도를 평가하기 위한 목표달성 평가기준으로 연도별 OECD 전체 상병 항생제 사용량(DID) 평균과 DID 20이하(절대평가기준)를 선정했고, 이를 한국의 전체 상병 항생제 사용량과 비교했다.


정책 영향 평가를 위해서는 정책 개입, 종속변수로는 종별 전체 상병 항생제 처방률, 종별 급성 상기도 감염 항생제 처방률, 통제변수로는 종별 의사수, 독감 유행강도, 분기 더미, COVID=19 유행 더미를 사용했다. 

 

정책 효과는 즉시 효과, 단기 효과, 장기 효과로 나누어 분석했다. 정책 영향 분석 방법으로는 ARIMA-Intervention Analysis 방법을 사용했고, 외부 요인을 측정 모형에 반영하여 예측력을 추정하기 위해 SARIMAX 모형을 사용했다. 

 

분석 자료는 OECD Health Statistics 각 년도 데이터, 관련 논문, 정부 발표 자료와 각 년도 건강보험통계연보(2000년~2023)에서 분기별 자료를 추출하였고, 연도별 자료는 선형 보간과 계절형 보간을 활용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정책 목표 달성 측면에서 한국의 전체 상병 항생제 사용량은 OECD 국가 평균보다 매년 높았고, 1996년에 비해 2000년 의약분업 이후 감소했으나 다시 증가해 2016년에는 1996년보다 더 높아졌고, 2023년에는 의약분업 시행 이전 수준으로 항생제 사용량이 증가했다. 

 

또한 2021년을 제외하고는 20 DID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어 항생제 처방 감소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정책 영향 분석 평가 측면에서 종별 전체 상병, 종별 급성 상기도 감염 항생제 처방률에 대해 ‘의약분업’이라는 정책 개입은 감소 추세에 있는 항생제 처방률 시계열 데이터에 미치는 정책 영향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책목표달성과 정책 영향 분석 평가 결과를 종합하면 의약분업은 정책 목표 달성도 하지 못하고, 정책 영향도 주지 못했기 때문에 평가 정책목표(의약품 오남용 억제/항생제 처방 감소)를 달성하지 못한 실패한 정책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향후 의약분업 정책에 대해 ▲환자의 의약품 조제자 선택권을 헌법적 권리로 인식하고, 제도 설계의 중심에 둘 것 ▲의사의 처방에 대한 임상적 책임과 약사의 복약지도·안전관리 역할을 명확히 해 전문직 간 역할 충돌이 아닌 협업 구조 구축할 것 ▲의약분업 정책 실시와 함께 허용된 대체조제에 대한 확대는 항생제 적정 사용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현 단계에서는 신중하게 접근하고, 환자 안전과 책임 구조를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 ▲지역 의료 연계 프로그램 강화 ▲강제·완전분업이라는 단일한 제도 틀에서 벗어나 국민 선택 분업과 직능 선택 분업을 병행하는 유연한 선택형 분업 체계로 전환할 것 등의 정책적 제언을 했다.

 

연구진은 끝으로 의약분업 정책은 명분만을 내세운 여론화 과정과 목표만을 가지고 강제로 선 시행 후 차후 보완이라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므로 정책 시행 이후 지속적으로 정책의 수용성, 효율성 및 효과성, 사회적 파급 효과 등을 평가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정책을 조정하는 환류활동(feedback)이 시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미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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