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을 보다 - 우리금융그룹①] 대규모 횡령·부당대출 등 3년간 구조적 문제 지속

양정의 기자 / 기사승인 : 2026-02-04 11:2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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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우리금융그룹)

 

[mdtoday=양정의 기자] 지난 3년간 우리금융그룹은 대규모 횡령과 부당대출, 담보물 무단 매각 등 내부통제 실패가 반복되며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2022년 약 700억 원 규모의 횡령 사건을 시작으로, 2024년 김해지점의 100억 원 횡령, 그리고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까지 사건 유형은 다양하지만, 권한 집중과 관리 부재라는 공통된 문제가 드러났다.

횡령 사건에서는 자행명의 통장과 직인 관리 분리 미흡, 장기근무자 순환근무 원칙의 예외 허용, 현금 인출 중심의 내부 모니터링 체계 한계가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후 제도 개선 약속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선 여전히 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재발이 이어졌다.

특히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총 2,334억 원에 달하며, 이 중 70% 이상이 부실화돼 실질 손실로 이어졌다. 

임종룡 회장 취임 후에도 451억 원 규모의 부당대출이 발생했고, 금융감독원 보고 지연 사례도 확인됐다. 이는 내부통제 실패가 단순 현장 차원을 넘어 경영진과 보고 체계 상층부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됐음을 시사한다.

2025년 공시된 담보물 무단 매각 사건은 담보 관리 시스템의 취약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약 2년간 은행이 이를 인지하지 못한 점은 사후 점검 체계 전반의 문제를 드러냈다.

이 같은 누적 사고로 금융감독원은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기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 조정했다. 내부통제 및 리스크 관리 미흡, 자회사 부당대출 관리 실패, M&A 의사결정 과정에서 형식적 검토 등이 주요 지적 사유였다. 

 

▲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 연합뉴스)

 

 

동양·ABL생명 인수 안건을 리스크관리위원회와 이사회에서 단시간 내 처리한 점은 실질적인 견제 기능 부재를 보여줬다.

우리금융 내부통제 실패의 근본 원인은 권한 집중 구조, 장기근무자 관리 형식화, 사전 예방보다 사후 적발에 치중하는 통제 방식, 그리고 경영진 및 이사회 감독 책임 미작동이라는 거버넌스 문제에 있다. 이는 내규상 존재하는 통제가 실제 운영 단계에서는 위험 차단 장치로 기능하지 못함을 의미한다.

정부도 이러한 고질적 병폐에 대해 불신을 표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부패한 이너서클이 멋대로 지배권을 행사한다”며 금융권 지배구조와 CEO 선임 관행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같은 집단이 ‘이너서클’을 만들어 장기간 권력을 독점한다”고 지적하며 정부 개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우리금융그룹은 동양·ABL생명 인수를 통한 비은행 강화에 나섰으나, 금융사고와 부실 은폐 의혹으로 내실 없는 성장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특히 우리은행은 2025년 상반기 전체 금융권 사고액의 60% 이상을 차지했고, 핵심 해외 거점인 인도네시아 법인인 우리소다라은행은 초대형 신용장(LC) 사기와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우리은행 금융사고 금액은 △2022년 720억 원 △2023년 25억 원 △2024년 383억 원으로 총합 약 1,128억 원에 달한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서는 지난해 상반기 우리은행 피해액이 우리소다라은행 포함 약 1,089억 원으로 나타났다.

 

▲ (사진=연합뉴스)

 

특히 인도네시아 현지 자료에 따르면 우리소다라은행은 지난해 신용장 사기 사건으로 약 1,078억 원 피해를 입었다.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이 여러 차례 거래 취약점을 경고했음에도 본점 차원의 대응 부족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현지 직원 연루 정황도 드러나면서 사고 규모와 성격 논란이 확대됐다.

더욱이 사기 의혹 인지 후에도 최소 열 차례에 걸쳐 약 2천134만 달러가 추가 지급된 정황이 두바이 법원 소송장에서 확인됐다. 이는 금융권에서도 이례적인 사례로 본점 리스크 관리 체계 작동 여부에 대한 의문을 낳았다.

우리은행 측은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 경고 사실을 부인하며 사고는 현재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고 직후 한 달 만에 우리소다은행 예금 잔액이 12.5% 급감하는 ‘뱅크런’ 징후가 나타났고, 손실 규모 축소 및 은폐 의혹까지 불거졌다.

우리은행은 예금 감소 사실과 자금 지원 규모를 인정하면서도 이를 정상 영업 활동 목적이라고 설명했으나, 위기 시기에 이뤄진 자금 투입을 ‘성장투자’로 포장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또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우리소다라은행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약 75% 급감했으며 신용손실 충당금 감소로 손실 은폐 의혹까지 제기됐다. 은행 측은 충당금 관련 보도를 반박하며 손실 예상 부분 전액 적립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임직원들은 최근 3년간 약 1조8천억 원 상당의 상여금과 성과급을 받았으나, 사회적으로는 전직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등 내부통제 마비 사태로 피해가 심각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서민 대상 금리 상한제 시행과는 대조적으로 수익 지상주의에 따른 성과급 잔치라는 지적이다.

임종룡 회장이 취임 초부터 내세운 ‘내부통제 혁신’ 경영 원칙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에서 반복되는 초대형 금융사고와 은폐 의혹 앞에 책임론은 계속되고 있다.

 

메디컬투데이 양정의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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