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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걀의 온기' (사진=창비 제공) |
[mdtoday = 이가을 기자] 소설가 김혜진이 네 번째 소설집 '달걀의 온기'를 펴냈다. 이번 작품집은 젠더, 노인, 일자리, 주거 등 현대 사회의 냉혹한 현실 속에서 소외된 존재들을 조명해온 작가의 시선이 담긴 일곱 편의 단편을 수록하고 있다.
수록작 중 김유정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푸른색 루비콘'을 비롯해 '관종들', '빈티지 엽서' 등은 타인과의 관계 맺기에 관한 서사를 다룬다. '관종들'은 이웃의 무질서한 행동에 목소리를 내다 오해를 사던 부부가 길에서 떨고 있는 아이들을 발견하며 겪는 예상치 못한 사건을 그린다.
작품 속 인물들은 타인과 거리를 두려 애쓰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보인다. 소설가 조해진은 추천사를 통해 이러한 인물들의 태도를 두고 "과묵한 선의"라고 평했다.
표제작 '달걀의 온기'는 투자 사기 후 고향 집을 정리하러 내려온 주인공 '선희'가 마을 아이 '민지'와 교류하며 느끼는 감정을 다룬다. 조모와 살며 닭을 키우는 민지의 다부진 모습과 이를 지켜보는 마을 사람들의 태도에서 선희는 자신이 잊고 지냈던 보살핌의 가치를 발견한다.
문학평론가 정주아는 이번 소설집에 대해 "작가는 젠더, 노인, 일자리, 주거와 같은 키워드로 추상화된 대상에 생생한 얼굴과 삶의 사연을 부여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정 평론가는 "작가의 태도에는 현실에 대한 깊은 염려가 절제된 방식으로 녹아 있다"고 덧붙였다.
작가는 일상의 평범함 속에 숨겨진 복잡하고 고단한 삶의 층위를 섬세하게 포착해 삶을 함부로 재단하지 않는 관조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인물들이 겪는 미세한 감정의 파동을 건조하고 서늘한 문체로 그려낸다.
이러한 서술 방식은 독자로 하여금 연약한 껍질 속에 담긴 생의 온기를 느끼게 한다. 추운 겨울날 손안에 쥔 달걀처럼, 작가가 포착한 과묵한 선의는 닫힌 내면에 균열을 내며 뜨거운 울림을 전달한다.
메디컬투데이 이가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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