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로 자금조달 경로 막혀 곤혹
글로벌 스탠더드와 동떨어진 꼼수 경영 민낯 드러나
[mdtoday = 신현정 기자] 정부가 최근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자금 조달 경로가 막힌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곤혹스러운 상황에 직면했다. 그동안 자회사 분할 상장을 통해 손쉽게 자금을 조달해온 관행에 제동이 걸리면서 이들 기업의 재무 전략에 근본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대기업들의 이 같은 반응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비춰볼 때 기득권 수호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선진 자본시장의 사례와 비교하면 한국 대기업들의 행태가 얼마나 주주 가치를 훼손해왔는지 명확히 드러난다는 분석이다.
미국 등 선진 자본시장에서는 핵심 사업을 온전히 자회사로 유지하는 것이 상식으로 통한다. 알파벳은 수백조원의 기업가치를 지닌 유튜브를 별도로 분할해 나스닥에 중복상장하지 않는다. 메타 역시 인스타그램이나 왓츠앱을 별개로 상장시켜 자금을 조달하지 않으며, 아마존 또한 핵심 현금창출원인 클라우드 부문을 따로 떼어내어 상장하지 않는다.
선진국 기업들이 알짜 사업을 분할 상장하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다. 자회사의 성장이 모회사 주주의 이익으로 온전히 직결돼야 한다는 주주 자본주의의 대원칙을 철저히 준수하기 때문이다. 핵심 사업부의 성장은 모회사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모회사는 더 높은 신뢰 속에서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한다.
반면 한국 대기업들이 보여준 행태는 지배주주의 이익 극대화에만 맞춰져 있었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들은 잘 성장하는 핵심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신설 자회사를 상장시키는 과정에서 알짜 사업을 잃은 모회사의 주가가 폭락하도록 방치하며 주주 가치를 훼손해왔다는 지적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지배주주가 모회사를 통한 그룹 전체의 경영권은 굳건히 유지하면서도, 사업 확장에 수반되는 막대한 리스크와 자금 부담은 자회사 공모주에 투자한 일반 투자자들에게 떠넘겨왔다고 분석한다. 결과적으로 동일한 기업가치가 모회사와 자회사에 이중으로 계상되는 이상 현상이 발생하고, 이는 필연적으로 모회사의 극심한 지주사 할인 현상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자회사 상장 길이 막히자 대기업들은 일제히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LS그룹은 자회사 LS이모빌리티솔루션 상장으로 투자 재원을 확보하려 했다가 소액주주 반발과 정부의 규제 기조에 부딪혀 결국 예비심사를 철회했다. 상장 전 지분투자로 자금을 유치하며 기한 내 상장을 약속했던 만큼 재무적 압박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SK그룹의 SK에코플랜트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SK에코플랜트는 막대한 부채를 짊어지고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무리하게 자금을 끌어왔으며, 기한 내 상장을 완료해 투자금을 돌려줘야 하는 계약을 맺은 상태다. 상장이 지연되면 막대한 수익 보전 책임을 져야 한다.
HD현대는 알짜 사업인 로봇사업부를 물적분할해 HD현대로보틱스를 설립했으나, 규제 강화로 상장 추진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롯데그룹의 롯데바이오로직스도 대규모 바이오 공장 설립을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하지만 자회사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 경로가 막혔다.
한화그룹의 한화에너지는 지배주주가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사로서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해 있다. 한화에너지가 상장을 추진할 경우 전형적인 옥상옥 구조 확립과 중복상장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CJ그룹은 CJ올리브영의 독자 상장이 어려워지자 지주사인 CJ 주식회사와의 합병 카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들은 투자금 상환이나 신사업 확장을 위해 자회사 상장이 불가피하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면 자회사 상장이 아닌 모회사 차원의 유상증자나 회사채 발행을 통해 책임 있게 조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중복상장 금지 조치는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과도한 규제가 아니라 비정상적인 자본시장을 바로잡는 필수적인 정상화 과정”이라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이라는 시장의 요구를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스탠더드와 동떨어진 꼼수 경영 민낯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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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동안 자회사 분할 상장을 통해 손쉽게 자금을 조달해온 관행에 제동이 걸리면서 이들 기업의 재무 전략에 근본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사진=DB) |
[mdtoday = 신현정 기자] 정부가 최근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자금 조달 경로가 막힌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곤혹스러운 상황에 직면했다. 그동안 자회사 분할 상장을 통해 손쉽게 자금을 조달해온 관행에 제동이 걸리면서 이들 기업의 재무 전략에 근본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대기업들의 이 같은 반응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비춰볼 때 기득권 수호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선진 자본시장의 사례와 비교하면 한국 대기업들의 행태가 얼마나 주주 가치를 훼손해왔는지 명확히 드러난다는 분석이다.
미국 등 선진 자본시장에서는 핵심 사업을 온전히 자회사로 유지하는 것이 상식으로 통한다. 알파벳은 수백조원의 기업가치를 지닌 유튜브를 별도로 분할해 나스닥에 중복상장하지 않는다. 메타 역시 인스타그램이나 왓츠앱을 별개로 상장시켜 자금을 조달하지 않으며, 아마존 또한 핵심 현금창출원인 클라우드 부문을 따로 떼어내어 상장하지 않는다.
선진국 기업들이 알짜 사업을 분할 상장하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다. 자회사의 성장이 모회사 주주의 이익으로 온전히 직결돼야 한다는 주주 자본주의의 대원칙을 철저히 준수하기 때문이다. 핵심 사업부의 성장은 모회사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모회사는 더 높은 신뢰 속에서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한다.
반면 한국 대기업들이 보여준 행태는 지배주주의 이익 극대화에만 맞춰져 있었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들은 잘 성장하는 핵심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신설 자회사를 상장시키는 과정에서 알짜 사업을 잃은 모회사의 주가가 폭락하도록 방치하며 주주 가치를 훼손해왔다는 지적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지배주주가 모회사를 통한 그룹 전체의 경영권은 굳건히 유지하면서도, 사업 확장에 수반되는 막대한 리스크와 자금 부담은 자회사 공모주에 투자한 일반 투자자들에게 떠넘겨왔다고 분석한다. 결과적으로 동일한 기업가치가 모회사와 자회사에 이중으로 계상되는 이상 현상이 발생하고, 이는 필연적으로 모회사의 극심한 지주사 할인 현상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자회사 상장 길이 막히자 대기업들은 일제히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LS그룹은 자회사 LS이모빌리티솔루션 상장으로 투자 재원을 확보하려 했다가 소액주주 반발과 정부의 규제 기조에 부딪혀 결국 예비심사를 철회했다. 상장 전 지분투자로 자금을 유치하며 기한 내 상장을 약속했던 만큼 재무적 압박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SK그룹의 SK에코플랜트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SK에코플랜트는 막대한 부채를 짊어지고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무리하게 자금을 끌어왔으며, 기한 내 상장을 완료해 투자금을 돌려줘야 하는 계약을 맺은 상태다. 상장이 지연되면 막대한 수익 보전 책임을 져야 한다.
HD현대는 알짜 사업인 로봇사업부를 물적분할해 HD현대로보틱스를 설립했으나, 규제 강화로 상장 추진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롯데그룹의 롯데바이오로직스도 대규모 바이오 공장 설립을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하지만 자회사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 경로가 막혔다.
한화그룹의 한화에너지는 지배주주가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사로서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해 있다. 한화에너지가 상장을 추진할 경우 전형적인 옥상옥 구조 확립과 중복상장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CJ그룹은 CJ올리브영의 독자 상장이 어려워지자 지주사인 CJ 주식회사와의 합병 카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들은 투자금 상환이나 신사업 확장을 위해 자회사 상장이 불가피하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면 자회사 상장이 아닌 모회사 차원의 유상증자나 회사채 발행을 통해 책임 있게 조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중복상장 금지 조치는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과도한 규제가 아니라 비정상적인 자본시장을 바로잡는 필수적인 정상화 과정”이라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이라는 시장의 요구를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신현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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