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마이데이터 '마이헬스웨이', 의료 민영화 발판되나…"국가 책임 방기"

김민준 / 기사승인 : 2021-03-26 18:5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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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아직 의료 민영화 등 논할 단계 아냐…방향만 정해진 상태" 정부가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는 건강정보를 개인 중심으로 통합·표준화해 자신의 건강정보를 효율적으로 확인·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마이헬스웨이’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마이헬스웨이’는 민간보험회사가 헬스케어 전문회사를 자회사로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보험업법’ 시행령과 함께 ‘의료 민영화’를 위한 정책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대국민 브리핑을 통해 국민 건강 증진과 의료 서비스 혁신을 위해 2022년을 목표로 ‘마이헬스웨이’ 플랫폼 구축 및 의료분야 마이데이터 생태계를 조성하는 내용이 담긴 ‘마이 헬스웨이’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법·제도 개선 ▲시스템 기반 마련 ▲개인 중심의 건강정보 통합 ▲데이터 표준화 등을 통해 다양한 민간이 개인의 건강정보를 활용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으로, 이를 통해 정부는 국민 개개인의 건강은 물론 자녀와 부모의 건강까지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무상의료운동본부를 필두로 전국보건산업노동조합 등 노조와 시민단체들은 정부의 ‘마이헬스웨이’는 국민건강보험이 책임져야 할 공적 영역인 건강관리와 만성질환 치료 행위 등을 민간보험사에게 넘겨주고, 개인이 알아서 자신의 질병 정보를 팔고 돈을 지불해 건강을 증진토록 하는 ‘건강관리’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마이헬스웨이’의 실상은 ‘개인 주도 건강관리’를 명목으로 의료기관에 쌓여있는 진료기록·상담기록·의료영상자료 등의 진료 정보를 비롯해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수집되는 개인건강정보 및 건강보험공단과 심사평가원 등 공공기관 정보를 모아 상품화해 영리기업의 건강관리서비스에 넘겨주는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시민단체는 “‘국민건강증진법’상 건강증진과 질병 예방 활동은 국가 책임이고,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르면 예방·재활 등 건강관리는 보건소와 병·의원, 약국 등이 건강보험 보험급여로 해야할 공보험의 의무”라고 강조하며 “이러한 공적 영역을 민간보험사 등 영리기업에 넘겨주는 행위는 ‘직접적 의료 민영화’”라고 꼬집었다.

특히 “만성질환은 ‘완치’ 개념이 아닌 ‘관리’가 곧 치료”라고 밝히며, 정부가 2019년 ‘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을 통해 만성질환 관리까지를 민간보험사의 사업영역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의료행위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하 비영리 의료기관이 한다’는 우리나라의 의료체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시민단체는 “영리기업의 건강관리는 삼성이 지난 2010년에 발표한 의료 민영화 보고서 ‘HT 보고서’의 핵심 내용이고, LG 등 대기업들이 의료시장 침투를 노리고 부추겨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거대 민간보험사가 건강관리서비스로 시작해 보험사와 계약한 의료기관과 연계함으로써 치료영역까지 장악하는 미국의 민간보험 중심의 의료 민영화 시스템으로 향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우려했다.

더불어 시민단체는 “건강관리 측면에서만 봐도 영리기업에 의해 제공되는 상업적 건강관리서비스가 건강증진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이며 “노동자들이 과로사 또는 떨어지거나 끼여 죽고, 사회안전망 없이 실업과 빈곤 속에 건강을 잃는 사회에서 건강은 누가 봐도 개인 책임일 수 없는 사회적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즉, 정부가 제대로 된 사회정책을 펼치고, 보건소와 일차의료 기능을 강화해야만 건강증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시민단체는 “영리기업의 돈벌이 상품은 건강문제를 개인습관 탓으로 돌리는 것이기에 ▲불안 ▲죄책감 ▲감시 ▲낙인 등만 조장할 뿐, 개인 습관을 교정할 사회적 조건을 마련하기 어려운 계층에게는 효과를 갖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정부는 ‘건강관리서비스’와 ‘마이헬스웨이’ 추진을 즉각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 관계자 역시 “정부가 보도자료 등을 통해 발표한 '마이헬스웨어' 관련 내용 자체가 ‘건강은 개인 책임’이라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며, 사회정책이나 보건소 등 일차의료 강화가 아닌 개인의 건강정보를 판매해서 건강관리를 하라고 제시한 것 자체만으로도 국가 책임을 방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마이헬스웨이’ 자체는 문제가 아니나 이렇게 모은 데이터가 민간보험사나 민간헬스케어영리회사에게 넘겨주는 통로로 사용되는 것이 문제”라며 “보건소나 공공기관에서 개인 건강정보 등을 모아 공익적인 연구 또는 개인 건강증진 관련 공공사업에 사용된다면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으며, ‘개인 건강정보 등이 민간·영리기업에게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것을 뜻하는 분명한 장벽이 있어야 국민들이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마이헬스웨이’는 이제 막 시작한 사업으로, 아직 의료 민영화 등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발전한 IT기술을 활용해 국민 편익을 높이려는 것일 뿐, 의료 민영화는 오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복지부 관계자 역시 “현재 ‘마이헬스웨이’는 시작하는 단계로 ‘개인의 건강정보를 개인이 잘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가치와 기본 방향성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속도로를 뚫겠다고 발표만 했을 뿐, 진출입로 설치 장소 등 고속도로 설계 등이 전혀 진행되지 않은 상태인 것처럼 ‘마이헬스웨이’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떤 정보를 교류할 것인지, 어떤 정보가 개인에게 제공되는지 등이 정해져 있지 않은 상황으로 ‘의료 민영화’ 등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김민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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