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불법 격리·강박한 정신병원…인권위 “신체의 자유 침해”

김민준 / 기사승인 : 2021-05-25 13: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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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정신병원에서 의사 지시 없이 입원한 환자들을 격리ㆍ강박한 사실이 확인됐다.

25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한 정신병원에서 지난해 1월 전문의 지시 없이 환자 27명을 격리·강박한 사건이 벌어졌다.

해당 사건은 인권위 조사 결과, A병원 직원이 제출한 간호사 인계장에는 27명의 피해자가 보호실에 입실한 것으로 기록돼 있으나, 진료기록부 등에 격리 지시자ㆍ이유ㆍ기간 관련 기록은 남아있지 않음이 밝혀지면서 드러났다.

한 예로 B환자는 진료기록부에 ‘수면 식사 안정적이고 차분하게 생활 식사투약 양호’로 적혀 있으며, 보호실 입실 사유ㆍ기간에 대한 기록이 없으나, 인계장에는 지난해 1월 2~3일 연속으로 보호실에 입실한 것으로 표기돼 있었다.

또 다른 C환자는 진료기록부에 ‘약물부작용 관찰되지 않음’과 ‘식사 수면 상태 양호’로 기재돼 있으며, 보호실 입실 사유ㆍ기간에 대한 기록이 없으나, 인계장에는 지난해 1월 21~22일 연속으로 보호실에 입실한 것으로 되어 있었다.

이와 관련해 A병원 관계자들은 “인계장에 연필로 기록하고 입실시킨 환자들은 식사ㆍ투약관리가 안 되는 환자들이었고, 같은 입원실 내 환자들의 환경적 자극을 줄이기 위해 안정실에 데려가서 문을 잠그지 않고 투약ㆍ식사관리가 끝나면 병실로 다시 데려왔다”고 진술했다.

이어 “당시에 이러한 조치들은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격리가 아니라고 판단해 안정실 입실 기록을 남기지 않았던 것이고, 민원이 제기된 이후 현재는 인계장에 연필로 기재하거나 전문의 격리지시 내용을 진료기록에 기재하지 않는 일은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인권위의 판단은 달랐다. 인권위는 지난해 1월 동안 피해자 27명에 대해 격리ㆍ강박 지시서ㆍ시행일지, 의사지시 여부 관련 진료기록을 기재하지 않고 보호실에 입실시킨 사실과 일부 피해자들의 진료기록에서 나타나는 식사ㆍ투약 관리로 보기에는 힘든 입실 시간대가 연속적으로 기록돼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한 A병원에 설치된 보호실(안정실)이 ‘정신건강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라 설치된 시설이며 구조가 폐쇄형 구조의 시설이라는 점과 간호사 인계장에는 연필로 기록을 남기면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시 여부에 대한 기록을 남기지 않은 행위는 A병원의 원장ㆍ간호과장ㆍ수간호사들의 임의적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했다.

그 결과, 인권위는 A병원에서 27명의 피해자들에게 이뤄진 조치는 ‘정신건강복지법’과 ‘헌법’에서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피해자들 대부분이 퇴원했고, 면담 가능한 피해자들이 당시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억하지 못해 피해자를 특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며, 피조사자들도 격리ㆍ강박 기록을 남기지 않은 것을 인정하고 있고, 현재는 보호실에 모든 입실자들에 대해 격리ㆍ강박 지시서ㆍ시행일지를 기재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된 점을 고려해 A병원에 대해 별도의 조치는 내려지지 않았다.

이외에도 인권위는 A병원에서 확인된 채광ㆍ통풍ㆍ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과 입원환자들이 실외 산책ㆍ운동이 가능한 공간이 전혀 없다는 점에 대해 인간의 존엄과 가치, 생명권과 건강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고 있다고 판결하면서 채광ㆍ통풍 시설과 실외 산책ㆍ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 마련을 주문했다.

아울러 환자들의 휴대전화 소지ㆍ사용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치료 목적 상 필요한 경우에 한해 최소한으로 제한하되 그 사유 등을 진료기록부에 기록하는 등 입원 환자들의 구체적ㆍ개별적인 상황에 따라 휴대전화 사용의 제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김민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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