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돌보던 딸 살해한 어머니…오롯이 가족에 맡겨진 정신질환자 돌봄ㆍ책임

이재혁 / 기사승인 : 2021-08-12 07:3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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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협 김영희 정책위원 “정신질환 응급대응 시스템 개편돼야” 최근 대법원은 정신질환을 앓는 딸을 23년간 돌보다 살해한 60대 노모에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1심 재판부는 당시 정신질환자 치료와 보호에 대해 피고인의 책임으로만 돌리기 어려운 점을 고려한 ‘참작동기살인’을 적용해 징역 4년형을 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정신질환자의 치료와 보호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우리나라에서 그 책임은 그 가족에 떠넘겨지는 것이 현실이다.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김영희 정책위원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재판부에서는 죄를 묻되 국가가 정신질환자에 대해 상당 부분 책임을 지지 못하는 상황을 인정하고 참작한 부분이 있지 않았을까”라며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중증 정신질환자의 부양의무자인 가족들은 특별한 ‘보호의무’가 부여돼 과도한 책임이 지워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행 정신건강복지법 제40조 제3항은 ‘보호의무자는 보호하고 있는 정신질환자가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해치지 아니하도록 유의하여야 하며, 정신질환자의 재산상의 이익 등 권리보호를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에 대부분 정신질환자가 타인을 해치거나 재산을 손괴할 경우 피해자나 그 유가족은 정신질환자가 아닌 그 가족들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며 보호의무 조항에 따라 가족들은 그 책임을 오롯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

김영희 정책위원은 “환자의 단순 치료뿐만 아니라 사회의 공적인 치안과 관련된 사안까지 가족에게 맡기는 것”이라며 “정신질환자녀가 40대, 50대가 되면 보호의무자인 부모는 적으면 70대, 많게는 90대인 경우도 있다. 이렇게 되면 타해의 위험을 부모가 유의하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현병을 비롯한 중증 정신질환의 특수성에 대해 짚었다.

모든 중증 정신질환자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분명 많은 질병들 가운데 타해 위협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유일한 질환이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신질환에 대한 응급대응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개편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영희 정책위원은 “국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개입을 해야 한다”며 “이때 개입은 단순히 의료적인 차원에 그치는 것이 아닌 사회 방위적인 개념도 함께 포함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진주 방화 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 A씨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하는 손해배상 소송의 법률 지원 및 모금 등을 진행해 중증정신질환 국가책임제를 위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낸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도 함께 법률비용을 지원한다.

해당 사건은 조현병 환자였던 안인득이 지난 2019년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고 화재를 피해 대피하던 입주민들에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숨지고 17명이 부상한 사건이다.

소송을 준비중인 피해자 유가족 A씨는 안인득이 범행을 저지르는데 있어 국가가 해야 할 일들을 방임했다는 이유에서 손해배상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영희 정책위원은 “(국가상대 손배소송이)쉽지는 않겠지만 분명 이 사례가 입법부나 행정부에 자극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관련 법과 제도가 올바른 방향으로 개선되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전했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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