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구조사 백신 접종 논란에…업무범위 조정 논의, 수면위로 떠오르나

이재혁 / 기사승인 : 2021-08-12 07:3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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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응급구조사, 기관내삽관ㆍ정맥로확보 등 의학적 처치 가능”
응급구조사단체, 법적 대응 예고
▲ 제주도 응급구조사 코로나19 백신 접종 논란이 한창이다. 이러한 가운데 현 응급구조사 교육체계에 따르면 백신 접종 수행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사진= DB)

제주도에서 응급구조사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인 가운데 응급구조사단체들은 법적 대응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응급구조사 업무범위 적정화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를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제주도 자치경찰단은 의료법상 의료인이 아닌 응급구조사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의사 4명과 의료인 면허 없이 백신을 접종한 혐의를 받는 응급구조사 3명 등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응급구조사는 의사의 지시 및 관리·감독 하에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아니지만 4월부터 6월까지 이들이 접종한 코로나19 백신은 26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대한응급구조사협회와 전국응급구조학과 교수협의회는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에 긴급 의견서를 보내 응급구조사의 백신 접종 논란에 대한 문제점을 짚었다.

이들 응급구조사 단체는 의견서에서 “1급 응급구조사는 대학에서 3~4년간 기초의학을 포함한 의학지식과 더불어 전문적인 응급처치에 대한 지식과 술기를 습득하고 훈련받은 응급의료종사자”라며 “기관내삽관, 정맥로 확보 등 근육주사보다 더욱 고도의 의학적 처치가 가능한 응급의료 전문직군이다”라고 전했다.

현재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제13조에 따르면 위급상황이 발생한 때에는 구조‧구급대를 현장에 신속하게 출동시켜 인명구조, 응급처치 및 구급차 등의 이송, 그 밖에 필요한 활동을 하게 하도록 하고 있다. 또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서는 응급구조사가 의료법에 따른 무면허 의료행위 금지 규정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범위에서 응급처치 업무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응급구조사 단체는 “다른 직종과는 다르게 열거식 업무 범위로 인해, 전문적인 배움을 기반으로 환자에게 응급처치를 했음에도 무면허 의료행위로 몰려 처벌받는 경우가 많다”고 호소했다.

이어 “단순히 ‘진료의 보조’라는 항목이 없다는 이유, 혹은 의료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주사행위를 무면허 의료행위로 판단한다면 코로나19 극복은 물론 예방 가능한 사망을 낮추는 구체적인 목적을 실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코로나19 상황은 국가재난 상황으로 보건의료인 중 재난관리 전문인력인 응급구조사를 적절히 활용치 못하는 것은 국가적 인력자원의 원활한 활용의 실패”라며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응급구조사 업무 범위 개정 이행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국응급구조학과 교수협의회 박시은 회장(동강대학교 교수)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최근 일본에서 있었던 백신 접종과 관련한 비슷한 논쟁에 대해 소개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 6월 8일 검토회의에서 임상병리사와 응급구조사에 의한 백신 접종이 외형적으로는 의사법을 위반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위법성이 조각(阻却)된다고 유권해석한 바 있다.

백신 접종이 의료행위이기는 하나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예방접종을 위한 전문직종으로서 양 직업의 협력이 필요하고 해당 직종은 ‘정맥 확보, 약물 투여’ 같은 기술기반을 갖추고 있어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판단이다.

박 회장은 “우리나라 대법원의 무면허 의료행위의 판례를 살펴보면 단순히 법률적 자구만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있는 사회 윤리 내지 사회 통념 등을 폭넓게 고려해 판시하는 것으로 안다”며 “이를 바탕으로 협회 차원의 법적 대응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일본의 사례와 대법원 판례 등을 근거로 1급 응급구조사의 백신 접종행위는 무면허 의료행위로 볼 수 없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법원에 전달했다”며 “협회는 향후 1심에서 위헌 법률 심판 청구, 더 나아가 헌법소원까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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