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간호사 10명 중 9명 의사 업무 대리…조제·처방에 수술까지

김민준 / 기사승인 : 2021-03-09 11: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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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간호사들, 직접 경험한 불법 의료 사례 증언
▲신변 보호를 위해 PA간호사 4명이 동물인형 탈과 음성변조 마이크를 사용해 현장 증언하고 있다. (사진=보건의료노조 제공)

병원 내 각종 의무기록을 PAㆍ병동 간호사들이 대리 작성하고 있음은 물론, 조제ㆍ처방ㆍ수술 등도 PA간호사가 책임지고 있음이 폭로됐다.

또한 병원ㆍ의료진의 과실로 의료사고가 발생해도 피해자가 입증해야 하는 시스템과 PA간호사의 의료기록 대리 작성 등으로 인해 의료과실을 입증하기 힘든 구조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12일 국제 간호사의 날을 맞아 불법의료 고발 현장 좌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외과계 PA간호사들과 중환자실 PA간호사들이 신변보호를 위해 동물인형 탈을 쓰고, 음성이 변조된 목소리로 자신들이 직접 경험한 병원에서 일어나는 불법의료 사례에 대해 증언했다.

먼저 노조는 “의료현장에서 대리 처방, 대리 동의서ㆍ문서 설명ㆍ작성, 대리수술, 대리처치ㆍ시술, 대리조제ㆍ복약지도 등의 5대 불법의료행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노조가 불법 의료 근절을 위해 공개한 현장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병동간호사 76%, PA간호사 93.4%가 의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으며, 전공의가 없거나 부족한 진료과 일수록 PA인력의 의사 업무 비중이 높았다.

이중 의사 업무 중 환자에 대한 처방 관련 업무의 경우 PAㆍ병동 간호사 57.9%가 의사의 구두처방 대리입력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약물ㆍ검사ㆍ시술 등의 정규처방 45.7% ▲각종 검사ㆍ처치ㆍ시술 처방 등 44.4% ▲입ㆍ퇴원 처방 25.9% ▲신규환자 처방 25.7% ▲항암치료 처방 8.7% 순을 기록했다.

또한 PAㆍ병동간호사가 사실상 병원의 의료기록 전반을 대리 설명ㆍ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PAㆍ병동간호사가 대리 설명ㆍ작성한 동의서로는 검사ㆍ시술ㆍ수술 동의서가 40.7%로 가장 많았으며, 환자보호대 및 억제 동의서 37.5%, 중환자실 입실 동의서 22.6% 순으로 응답했다.

대리 작성ㆍ수정한 환자에 대한 각종 기록으로는 입ㆍ퇴원 기록지가 23.1%로 가장 많았고, 경과 기록지 18.2%, 수술ㆍ진료기록 15.6%, 소견서ㆍ진단서 등이 13.3%로 집계됐다. 진료협력 관련 업무는 의뢰과에 대한 환자상태 설명이 28.8%, 협진의뢰서 21.8%, 검사의뢰서 14.7%, 수술의뢰서 9.7% 순으로 조사됐다.

이날 좌담회에 참석한 PA간호사 중 A간호사는 “의료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피해자가 병원과 의료진의 의료과실을 증명해야 하는 시스템 구조로 인해 피해는 피해자가 고스란히 받는 반면, PA간호사는 의료진의 묵인ㆍ주도ㆍ강요 하에 불법 의료행위를 저질러도 보호를 받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실질적으로 의료사고 피해자가 병원ㆍ의료진의 의료과실을 증명하려면 수술에 들어갔던 사람이나 관련된 사람들의 증언, 의료기록 등을 입수할 수 있어야 하는데, 관련 기록에는 의사 이름으로만 들어가 있어 피해자가 의료과실을 입증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A간호사는 “의료사고와 관련된 인물 또는 병원 관계자들이 본인의 직장, 보복, 불이익 등을 받을 것을 감수하고 피해자와 접촉해서 관련 자료 등을 건네줘야만 하는데, 용기내서 피해자들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현실을 설명했다.

B간호사는 “병원과 의사의 지시를 거부할 경우 간호기록을 뒤져서 처방을 많이 내거나 환자에게 크게 필요하지 않은 오더를 내면서 간호사가 집에 퇴근할 수 없게 하는 등의 보복이 많이 일어난다”고 폭로했다.

C간호사는 “우리는 전산ㆍ기록ㆍ차트 어디에도 남지 않는 사람”이라며 “병원이 시스템적으로도 전산으로도 기록을 남기지 못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D간호사는 “병원 현장에서 신규 간호사가 들어오면 의사 아이디로 처방을 내리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으며, 역으로 인턴ㆍ전공의들이 들어오면 교수가 처방전 작성을 교육하지 않아 환자에게 이뤄지는 처방에 의한 모든 의료행위는 간호사를 통해 이뤄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정부도 의사 부족으로 인해 만연한 불법의료 문제를 이미 알고 있지만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보건의료노조는 올해 불법의료 문제와 보건의료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파업을 불사한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건복지부가 나서지 않으면 불법의료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복지부가 보건의료노조와의 협의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민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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