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today = 김미경 기자] 한국인은 숫자를 좋아한다. 학교 성적, 아파트 평형, 연봉, 키와 몸무게까지 수치로 비교한다. 이러한 경향은 시험관아기 시술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어떤 배아의 등급이 나은지, 3일을 배양한 배아가 좋은지, 5일을 배양한 배아가 좋은지에 대한 논쟁이 난임 커뮤니티에서 반복된다.
하지만 생명은 단순한 수치 경쟁의 대상이 아니다. 임상 현장 경험과 연구자들의 가이드라인을 종합해 보면, 배아 등급이나 3일과 5일 등의 배양 기간은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환자의 나이, 생성된 배아 수, 이전 치료 이력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전략적 선택임을 알 수 있다.
베스트오브미 여성의원 송인옥 대표원장은 “먼저, 3일 배아와 5일 배아의 차이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시험관아기 시술에서 난자를 채취한 후 수정이 이루어진 배아는 배양기에서 세포분열을 계속해 수정 후 3일째에는 세포가 약 6~8개로 나뉜 3일 배아(분할기 배아)가 되고, 수정 후 5일째에는 배아 내부에 빈 공간이 형성되고, 태아가 될 부분과 태반이 될 부분으로 구분되는 5일 배아(배반포, 포배기 배아)가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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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인옥 원장 (사진=베스트오브미 여성의원 제공) |
3일 배아는 세포 수, 할 구 크기의 균일성, 파편 비율, 다핵 여부 등을 기준으로 배아의 등급을 평가하는 반면 5일 배아는 평가 체계가 달라진다. 배반포의 팽창 정도(1~6단계), 내부세포덩어리, 영양막 세포 수 등의 상태를 각각 ABC로 구분해 2AB, 4BC 등으로 표현한다.
그렇다면 왜 5일 배아가 더 좋다는 인식이 생겼을까. 5일 배아는 착상 직전의 포배기 배아를 이식하므로 착상 확률이 높아 임신 성공률이 더 높다. 일종의 ‘자연 선별과정’을 거쳤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형성된 배아의 수가 적은 경우에는 배반포 배아까지 발달하지 못해 이식을 못하고 주기가 취소될 위험이 있다.
3일 배아 이식의 경우, 배반포 단계까지 가지 못할 가능성을 염려해 환자의 연령과 상황에 따라 2~3개의 배아를 이식하는 경우에 해당된다. 이때 다태 임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송 원장은 “시술 초기의 난임 환자라면 두 방법 모두 선택지가 될 수 있는데, 3일 배아나 5일 배아 모두 임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다만, 반복적으로 착상 실패를 경험했거나, 이전 주기에서 지속적으로 3일 배아만 이식했다면, 착상 직전의 5일 배아 이식을 전략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령 난임 환자에서 PGT(착상 전 유전자 검사)를 하지 않는 경우, 5일 배아 이식이 선택될 수 있다. 5일 배아는 배반포 단계까지 발달해 상대적으로 3일배아에 비해 염색체 이상의 확률이 낮고, 배발달 잠재력이 높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배아 등급 역시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등급은 ‘착상 성공률’을 예측하는 형태학적 지표일 뿐, 유전적 건강을 직접적으로 의미하지 않는다. 등급이 낮은 배아도 임신에 성공할 수 있으며, 성공했다면 출생아의 기형 여부는 배아 등급과 직접적인 상관 관계가 크지 않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송인옥 대표원장은 “시험관아기 시술에서 ‘골든 타임’은 정해진 날짜가 아니고, 그것은 배아의 발달 상태와 환자의 조건이 가장 균형을 이루는 시점”이라며 “숫자는 방향을 제시할 뿐, 답을 결정하지 않는다. 난임 치료는 등급이 아니라, 임상적 근거를 바탕으로 세워진 맞춤 전략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미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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