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가 만든 '거짓 신호' 끊어내자 암 전이 멈췄다

박성하 기자 / 기사승인 : 2025-08-28 08:01:51
  • -
  • +
  • 인쇄
UNIST 강병헌 교수팀, 흑색종 전이 유발하는 '가짜 저산소 회로' 규명
▲ CypD 단백질의 미토콘드리아 기능 조절과 암전이 억제 효과를 설명한 그림. (사진= UNIST제공)

 

[mdtoday=박성하 기자] UNIST 생명과학과 강병헌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가 산소가 충분한 상황임에도 '가짜 산소 부족 신호' 회로를 만들어 전이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이 회로를 차단하자 흑색종 전이가 억제된다는 기전도 밝혀냈다.

강병헌 교수팀은 흑색종 세포가 활성산소(ROS)를 이용해 저산소 유도 인자(HIF1α)를 비정상적으로 안정화시키고, 이를 통해 전이를 촉진하는 새로운 회로를 밝혀냈다고 27일 밝혔다.

HIF1α는 원래 산소가 부족할 때 세포 생존을 돕는 단백질이지만, 암세포는 활성산소종을 활용해 HIF1α를 과도하게 축적시키며, 이를 통해 혈관을 새롭게 만들어 주변 조직으로 쉽게 침투하게 된다. 즉, 활성산소가 많으면 암세포는 마치 저산소 상태인 것처럼 신호를 보내 전이를 가속화 한다.

강 교수팀은 이 회로를 차단할 방법으로 CypD 단백질을 주목했다. 암세포는 스스로 CypD 발현을 억제해 ROS가 과도하게 쌓이도록 만들고, 이로 인해 HIF1α가 지속적으로 안정화되면서 ‘가짜 저산소 상태’를 유지한 것이다.

실제 동물실험에서 CypD를 과발현시키는 유전자 운반체(Ad-CypD)를 흑색종 조직에 국소 투여했다. 그 결과 림프절과 폐로의 전이가 크게 줄었으며, 피부 표면의 원발 종양 크기에는 변화가 없었다.

강 교수는 “흑색종은 피부 표면에 위치해 약물 주입이 쉽다는 점에서 국소 유전자 치료의 적용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연구에서 제안한 CypD 기반 유전자 치료는 기존 면역항암제와 병용 시, 전이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동시에 암세포를 직접 공격함으로써 상승효과(synergy)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회로를 차단하는 전략은 혈관 신생과 면역 미세환경까지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항암 치료법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에 대한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Nature)의 암 치료·신호전달 분야 권위 자매지인 시그널 트랜스덕션 앤 타켓티드 테라피(Signal Transduction and Targeted Therapy)에 7월 24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박성하 기자([email protected])

어플

[저작권자ⓒ 메디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암 수술 후 회복의 질 결정하는 최우선 조건은?
실내 라돈 노출, 난소암 위험 증가…유방암 가족력 있으면 더 위험
최악의 암 췌장암, 1년 생존율 두 배 높인 신약 나왔다
건강검진서 나온 빈혈, 암 경고 신호일 수도
미혼, 암 발생 위험 더 높다…감염·생활습관 관련 암서 격차 뚜렷
뉴스댓글 >

정보격차 없는 경제뉴스

HEADLINE

상하이 최대 한인포털

많이 본 기사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