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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mdtoday = 신현정 기자]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임금 협상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경쟁의 변수로 떠올랐다. 인공지능(AI) 반도체와 HBM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시장은 생산 차질보다 공급 안정성에 대한 신뢰 훼손을 더 큰 위험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과거처럼 원가와 생산량만으로 경쟁력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본다. 지금은 고객이 요구한 시점에 안정적으로 물량을 대는 능력이 핵심 기준이 됐다. 서버용 D램과 AI 반도체는 글로벌 빅테크의 투자 일정과 맞물려 있어, 납기 지연은 데이터센터 구축과 서비스 출시 일정까지 흔들 수 있다.
이에 글로벌 고객사들은 특정 공급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대체 공급망을 꾸준히 검토하고 있다. 업체를 선정할 때는 가격과 성능뿐 아니라 공급 안정성도 핵심 판단 기준으로 작용한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비용 절감보다 공급 리스크 관리에 더 무게를 두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한 공급처에 수요가 집중될 경우 예상치 못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급 안정성은 납품 지속성과 대응 속도를 가늠하는 잣대로도 받아들여진다. 그만큼 글로벌 고객사들은 거래 조건을 비교할 때 대체 가능성과 공급 지속성을 함께 살피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일정 기간 파업 가능성을 열어둔 채 사측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측은 성과급 재원 확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파업 손실 규모와 생산 차질 영향은 추정이 엇갈려 단정은 어렵다.
문제는 이 사안이 단순한 노사 분쟁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한국 반도체 생태계의 중심축으로, 메모리와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 소재·장비·부품 산업이 하나로 연결돼 있다. 생산 안정성은 곧 산업 전체의 안정성과 맞닿아 있다.
삼성전자의 현재 과제는 기술 경쟁과 공급 신뢰 회복을 동시에 해결하는 일이다. SK하이닉스가 HBM 공급에서 선점 효과를 누리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차세대 메모리와 제조 역량뿐 아니라 고객의 신뢰를 다시 확보해야 하는 처지다.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TSMC와의 경쟁은 기술 격차 못지않게 고객 신뢰가 좌우한다.
정부도 이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삼성전자 노조가 45조원 규모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하자, 반도체 이익이 현세대만의 몫이 아니라 미래 투자로도 남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반도체는 한 번 경쟁력에서 밀리면 회복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결국 쟁점은 노사 간 승패가 아니라 공급망 신뢰를 지킬 수 있느냐다. AI 반도체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내부 갈등이 길어질수록 경쟁사에 시간을 내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노조는 보상 구조 개선을 논의하면서 생산 안정성과 투자 지속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접점을 찾는 일이 핵심 과제라 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 균형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삼성전자의 경쟁력은 물론 한국 반도체 산업의 향방까지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메디컬투데이 신현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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